가부장적이고 가끔씩 폭력적인 아빠 밑에서 자라오면서 어린 시절부터 아빠에 대한 사랑이나 자식을 지탱해주는 아버지의 역할 같은 것들이 많이 부재했어요.
좋은 추억보다 나쁜 일들을 더 잘 기억한다고, 아빠와 재밌게 논 추억은 거의 없고 방에서 혼자 욕하거나 문을 부수는 모습들만 기억 나거든요. 요즘은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었던 일은 되지 않더라고요 ㅋㅋ 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아저씨를 좋아하는 여자들 중 일부는 어렸을 때 아버지(혹은 아버지 역할)의 부재때문에 커서 아빠같이 오구오구해주고 예뻐해주고, 듬직한 나이 많은 남자에게 끌린다고 하는 글을 봤어요. 관심이 생겨서 더 깊게 검색해보니까 이걸 파더 콤플렉스 혹은 일본어로 오지콤..?이라고 하더라고요.
또래 남자애한테 호감을 느낀 적도, 교제해본 적도 있지만, 그 감정이랑은 별개로 나를 가르쳐줄 수 있는 똑똑하고 지적인 나이 많은 아저씨들을 동경하고 연모했었어요. 학생 신분으로 그런 분들은 만나는 경로는 사실 학원, 학교밖에 없죠. 수학 과학을 가르쳐주는 남자선생님들을 가끔씩 혼자 좋아하는 거에요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참 골 때리네요!
아무튼 저는 파더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어요. 나이 많은 아저씨들에게 이성적인 호감보다는 아버지처럼 챙겨주는 걸 은근히 기대하게 되는 그런 심리가 작용하는 거 같아요. 물론 이걸 알았다고 당장 아저씨에 대한 호감이 뚝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수학 선생님도 아직 좋고요 ㅋㅋㅋ 그냥 성인이 돼서 나이 차이가 꽤 있는 사람을 만나보면 생각이 바뀔까요?
지금이야 학생이시라 만날 수 있는 어른 남자가 선생님 한정이라 더 그래요(그리고 그 샘도 “선생님”이란 직업모드 벗어나면 별 다를거 없습니닼ㅋㅋㅋㅋ)
성인 되셔서 동등한 입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나이 그거 1도 소용없다는걸 알게 되실겁니다(아 20대까지는 비슷할 거에요. 또래는 별로고, “오빠가 말이야”하는 선배들이 더 괜찮아 보일 수 있죠)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다보면 결국 나이(외모, 학벌, 조건등등)이 아닌 사람이 보일것이고 그런 시기가 조금이라도 빨리 오면 좋겠죠
제 얘기를 조금 덧붙이자면, 저희 아빠는 제가 고등학생 때 까지 제 손발톱 깎아주실 정도로 다정하셨어요. 혼 한번 나본 적 없구요. 그래서 제가 이성을 보는 기준은 따뜻함과 다정함입니다. 저를 늘 사랑과 애정이 가득한 눈길로 바라봐주고 힘들 때 안아주고, 손잡아주면 되요.
연상, 연하, 동갑 등 꽤 만났지만 저런 다정함을 주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었어요.
아직 애기신데, 고민하지 마시고 사고만 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많이 만나보세요.
조언은 해드릴수 있지만, 결국은 본인이 느끼고 경험해봐야 아는 부분이에요
댓글이 길어진 김에 더 써보자면, 아버지에게 많은 기대를 안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 분도 그저 불안하고 어리석고 아직 덜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나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