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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전 시쳇말로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전문직, 32살 외로운 노처녀 입니다. 20대 초반에는 연애에 관심없었고, 20대 중반에는 연하 킹카와 격정적 연애하다 차이고,  20대 후반에는 이해불가능한 남자들과 연애라 부르기도 거시기한 짧은 만남을 가진 후 현재 남보기엔 화려하나 뼛속 깊이 외로움이 파고드는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속은 허당이지만, 괜찮은 외모로(죄송해요) 팬들 좀 있던 20대시절은 지나가고 지금은 자기한테 시집오라는 무매력남들만 몇 명 남았지요. 하지만 전 희망고문이 가장 나쁜 거라며 매력없는 남자와는 커피 한잔 마시기도 싫고, 싫으면 깔끔하게 선 긋고, 비싼 밥 얻어먹는니 내돈으로 사먹고 만다, 그런 까칠한 타입이거든요. 맘에 안드는 사람 앞에서는 거칠고 급하고 털털한 성격을 적나라게 드러내면서도 삘 꽂힌 남자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죠. 게다가 삘 꽂힌 남자라는 게 ‘나쁜남자’거나 ‘고독을 사랑하는 엘리트형 귀차니스트’거나, 뭔가 지적으로 멋져보이고, 자기 고집도 있는 남자들이다보니 이들과의 연애는 어려울 수 밖에요. 이제 남은 괜찮은 남자들은, 여자보는 눈이 저보다도 더 까탈스럽고 아마도 풋풋한 이십대를 찾겠지요? 젊을때 연애 많이 못한 게 후회스럽고 지금 미친듯 노력한다 해도 기회자체가 적을 뿐더러, 상처만 더 쌓일 것 같아 걱정입니다. 대체 서른둘 까탈스런 노처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당신처럼 예쁘고 성격 시원시원하고 능력도 있어 딱히 아쉬울 데가 없었으면 ‘꿈’을 꾸게 되죠. 것두 엄한 놈들 데리고. 뭐, 그럴 만 하니까 그랬던 거구요. 이십대 나름 재밌게 잘 보내신 거에요. ‘난 남자 보는 눈이 없나봐’ ‘난 이 나이되도록 제 정신이 아냐’ ‘좋아하는 남자 앞에 왜 이리 비굴해질까’라고 자학은 왜 해요. 모든 연애는 눈이 획가닥 돌고 삐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고, 당연히 정신줄 놓고 달려드는 거고, 사랑하는 만큼 그 사랑을 잃을까봐 비굴해집니다. 폼 안나는 게 당연한 거라고요. 남자들 역시도 꼭 한번씩은 연애중에 나쁘고 치졸하고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게 되어 있죠. 안 보여준 이들은 되려 말없이 도망친 놈이거나 내가 찬 경우. 이 놈은 저래서 못됐고, 저 놈은 저래서 싫었고, 내 연애는 이것 때문에 망했고, 나는 저것 때문에 인생 안 풀리고 나는 왜 이리도 찌질한지 백날 분석해봐도 학습 안 되는 게 연애인 고로, 걍 불완전한 인간들의 불완전한 연애질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과거는 이제 안녕!

이제부턴!? 실은 그간 삼십대 미혼여성들한테 비슷한 고민상담을 진짜 많이 받았었는데요, 눈 낮춰라(목표 하향조정), 만남의 장을 넓혀라(유통망 확대), 일단 들이대라(게릴라 프로모션) 등 잡다하게 설레바리 치며 엉덩이 두드려줬건만 ‘하우투’ 노력해서 구사해봤자 역시 뭐니뭐니해도 ‘구매’는 ‘제품력’이 최고 관건이라는 결론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바라봤을 때, 그녀들에게 부족한 한 가지, 그건 바로 ‘귀여움’이었습니다.

오잉? 이 여자가 뭔 소리여, 하실 겁니다. ‘여자마초’ 비난을 감안하고 말하겠습니다. 제가 봤을 땐 시대 막론하고 연애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유지시키는 건 ‘귀여움’입니다. 연애 잘 하려면 여자는 예쁘던 못 생겼던, 무능하던 유능하던, 부자던 가난하던, 늙던 어리던 간에, 하는 짓거리가 귀여워야 합니다. 그런데 애인없는 삼십대 골드미스들은(제 주변에 진짜 진짜 진짜 많습니다) 공통적으로 별로 ‘안’ 귀엽습니다. “나 멀쩡한데 왜”냐고요? 안 귀여우니까 그렇습니다. 귀엽더라도 여자 앞에서만 귀엽게 굽니다. 귀여움을 원더걸스의 ‘소희’정도에나 해당되는 레떼르라며 은근 무시하고 심지어 남자가 귀엽기를 바라며 귀여웠던 ‘인성이가’ 벗었다며 슬퍼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을 ‘까칠’하다 표현하며 좋아라합니다. 저는 까칠함이 타인에게 마음 주는 것에 대한 계면쩍음, 버림받을까봐 두려움 혹은 소통에 솔직하지 못한 방어기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녀들은 그것을 위트나 개성이나 타협안하는 철저함 등으로 착각하며 은근 자랑스러워합니다. 네가 무슨 <섹스앤더시티>의 미란다냐?

이 사회가 낳은 골드미스라는 오묘한 헛똑똑이들의 숨겨진 결핍과 모순된 이성관을 이 자리를 통해 정밀분석할 수도 있지만, 이건 섹스리스 부부가 바람직한 성생활에 대해 머리맞대고 토론하는 것만큼이나 부질없을 짓 같습니다. 몸문제는 몸으로 풀고, 연애문제는 연애로 질러야! 반복합니다. ‘미친듯 노력’하지 말고 걍 인간이 좀 귀여워지십시오. 마음과 행동과 표정이, 말입니다. 귀여운 사람은 밝고 편안해서 상대를 미소짓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늘지거나 삐딱한 매력이 섹시한 건 이십대로 끝. 그대로 서른 넘으면 젖은 걸레마냥 부담스럽습니다. 귀여운 여자는 찰기있는 유머감각과 생기가득한 대화력을 지녔습니다. “넌 최고야.””난 너를 필요로 해.”등 남자가 죽고 못사는 표현들에 관대합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남자는 ‘걍 냅둘 수 없다, 내가 지켜줘야 한다’며 시금치 먹은 뽀빠이처럼 힘 솟습니다. 남자를 더 남자답게 해주지요. 정말이지, 얼굴은 예쁜데 전혀 귀엽지 않은 여자분들이 가장 손해보는 타입!  
  
드세면서도, 머리에 든 게 많으면서도, 자립한 어른이면서도, 의식있는 페미니스트이면서도 여자는 동시에 얼마든지 귀여울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당신의 반쪽을 알아보는 법이요? 딴 거 다 필요없습니다. 당신이 뭔짓을 해도 ‘귀엽다’라고 생각하는 그 남자가 바로 당신의 짝꿍입니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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