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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초기의 문자메시지 활용법 : 여자편

그는 분명히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아니었으면 지난 주말의 소개팅 후,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이번주 토요일의 스케줄을 묻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오진 않았을 테니까. 기분은 나쁘지 않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리고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진 않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호감을 갖게 되었고, 헤어질 무렵쯤 되서는 모종의 화학반응이 서로를 오갔던 것 같았다. 다행히 이건 나의 일방적인 착각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 아직 먹어준다, 내 감 아직 살아있다, 이거다. 아자아자아자. 자, 이젠 어쩐다. 친구들은 이럴 때 바로바로 좋아라고 덥썩 답신하면 남자들 흥미 식는다고 평소부터 경고해왔다. 과연 그럴까?

풉. 초장부터 튕기려고 똥배에 힘주는 것, 이거 연애초보들의 무리수다. 괜한 간보기 같은 거 하지 말고 문자메시지를 통한 첫 데이트 신청은 최대한 빨리 기쁜 마음과 예쁜 존댓말로 YES!라고 답장해주자. 여자에 대한 기본적 성의와 진심을 가진 남자라면 적어도 첫 데이트신청,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 용기, 격려해주고 칭찬해주자. 남자들은 조금만 노력하면 손에 닿을 수 있는 ‘틈 있는’ 여자를 일단 좋아하게 되는 법.

그렇다면 만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먼저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그를 포기해야 할까? 그러기엔 아깝다. 만약 그 남자가 지나가는 인사치레라도 ‘언제 밥이나 먹죠’라고 했다면 그 말을 기억해내고 문자메세지로 <언제 밥이나 먹자고 하신 거 이번 주말 어떠세요>식으로 옆구리 찔러보자. 그런 말 조차도 한 적이 없다면 분명한 ‘용건’을 개발해내라. 남녀간의 기브 앤 테이크 관계를 성립시킬 수 있는 세 가지 인위적 용건 – 1) 뭘 좀 알려달라 2) 뭘 좀 가르쳐달라 3) 뭘 좀 빌려달라 – 의 카드를 사용해보자. 그러니 지난 번 만남때 충분히 그에 대한 정보를 뽑아내라고 했던 것이다! 이 들이대는 행동들은 모두 ‘난 네가 한 말을 제대로 듣고 있었어’ ‘난 너의 능력을 인정해’ ‘난 너에게 관심이 있어’라는 간접적 표시다. 그리고 남자는 자기가 푹 빠진 여자가 아니라 해도 이렇게 노골적인 관심을 보여주어 자신의 에고를 충족시켜준다면 그 여자를 조금이나마 귀엽게 생각하는 야비한 측면이 있다. 나 멋지다고 생각하는 여자, 굳이 안 막고, 그래 좋다 한번 더 기회를 주자고 생각한다. 이러다가 두번째 만남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홀라당 빠질 개연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요는 그가 먼저 연락을 하던 내가 연락을 먼저 하던 남녀간의 ‘타이밍’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여자 쪽의 ‘신속한 반응이나 공격력’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여자가 잡힐 듯 말 듯 수동적으로 대처해야 남자가 더 좋아 쫓아온다는 풍조는 요즘세상에 일반적으로 통하긴 힘들 것 같다. 요새 남자들, 연애말고도 혼자서도 즐길꺼리가 너무 많아 연애 자체에 대한 귀차니즘과 긴밀한(질퍽하고 책임져야 하는?) 인간관계를 두려워하는 관계기피증 증세가 생겼다. 여자를 헉헉거리며 쫓는  동물적 본능대신 제 자리에서 주변 풀이나 뜯어먹는 ‘초식성’ 습성이 몸에 배인 그들을 어찌 가만히 관조할 것인가. 처음부터 무조건 튕기다보면 남자는 귀찮기도 하고 자존심 상할 일도 만들기 싫어 너무 쉽게 ‘그럼 관둬’가 나와버린다. 작금의 식물성 세태에선 과거의 ‘밀고 당기기’가 정석이 아니라 ‘당기고 밀기’가 순서적으로 맞을 듯 싶다. 혹시 처음부터 ‘밀고만’ 있어서 연애건수가 안 잡혔던 건 아닐까? 일단은 기분 좋게 당겨주자. 그 후 남자가 좀 방심하는 기색을 보인다 싶으면 그 때 정신 좀 차리게 밀어주면 되겠다.

다음 만남 이전에 그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게 된다면? 다른 디테일은 고사하고 가급적 그 남자가 밤에 혼자 있을 것 같은 시간에 문자소통을 하도록 유인하자. 주변에 다른 걸리적거리는 사람들이나 일꺼리가 없고 혼자 호젓이 있어야 빈 마음으로 당신에 대해 생각할 수가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군가를 떠올려야 호감이 배가되니까.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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