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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열흘 간의 추석연휴라면 최소 하루이틀은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이 허락될 것이다. 그 차분한 가을날, 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를 읽으며 각자의 삶을 돌아보면 좋겠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찾아온 심장마비와 고환암을 겪으며 몸소 배운 것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보통의 투병기들이 눈물겹거나 비장하다면 <아픈 몸을 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3자의 시각으로 차갑게 바라보며 질병이 한 사람의 인생에 끼친 구체적인 변화(나쁜 것과 좋은 것 모두)를 세밀하게 설명할 뿐이다. 거기엔 감정의 과장도, 상황의 미화도, 감동의 강요도 없다. 하지만 자신이 겪은 날 것 그대로의 현실이야말로 의미있는 진실이기에, 한 번이라도 몸이 많이 아팠던 독자라면 자신이 깊이 이해받고 있다는 실감을 느낄 것이다.
또한 <아픈 몸을 살다>는 고통에 관한 지적인 성찰이기도 하다. 질병은 삶을 위협하지만 살아갈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죽음을 의식하는 삶을 살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통체로 달라진다.
‘많은 것을 잃겠지만 그만큼 기회가 올 겁니다. 관계들은 더 가까워지고, 삶은 더 가슴 저미도록 깊어지고, 가치는 더 명료해질 거예요.’ 아픈 몸을 산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고통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일이다.
임경선(작가)
열흘 간의 추석연휴라면 최소 하루이틀은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이 허락될 것이다. 그 차분한 가을날, 아서 프랭크의 <아픈 몸을 살다>를 읽으며 각자의 삶을 돌아보면 좋겠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찾아온 심장마비와 고환암을 겪으며 몸소 배운 것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보통의 투병기들이 눈물겹거나 비장하다면 <아픈 몸을 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3자의 시각으로 차갑게 바라보며 질병이 한 사람의 인생에 끼친 구체적인 변화(나쁜 것과 좋은 것 모두)를 세밀하게 설명할 뿐이다. 거기엔 감정의 과장도, 상황의 미화도, 감동의 강요도 없다. 하지만 자신이 겪은 날 것 그대로의 현실이야말로 의미있는 진실이기에, 한 번이라도 몸이 많이 아팠던 독자라면 자신이 깊이 이해받고 있다는 실감을 느낄 것이다.
또한 <아픈 몸을 살다>는 고통에 관한 지적인 성찰이기도 하다. 질병은 삶을 위협하지만 살아갈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죽음을 의식하는 삶을 살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통체로 달라진다.
‘많은 것을 잃겠지만 그만큼 기회가 올 겁니다. 관계들은 더 가까워지고, 삶은 더 가슴 저미도록 깊어지고, 가치는 더 명료해질 거예요.’ 아픈 몸을 산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고통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일이다.
임경선(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