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800

친구 L에게

조회 327 추천 0 2019.06.26 10:42:37
건강한 우울러 L에게

예고도 없이 편지를 보냅니다. 나는 예술을 좋아하지만, 본디부터 예술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그대처럼 예술을 하는 사람을 경이롭게 생각합니다. -동경이 어울리는 표현인가? 싶다가도 경이로움이 더 알맞은 표현인 것 같아 그대로 둡니다- 대단한 경이로움은 아니니 부담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손쉬운 수단으로 가볍게 안부를 물으려다 이렇게 둘러 안부를 건네 봅니다. 나는 이런 것이 좋습니다. 그리움이 꽉 채워지는 느림. 대충 이정도로 둘러 댑니다. L씨 그림은 많이 그리고 계세요? 어제의 나는 불현듯, 한글자도 써 내리지 못하는 최근의 내 모습이 괴롭게 생각되었지만 스스로를 내려놓은 오늘은 비교할 바 없이 편안합니다. 내가 뭐라고? 라는 자조적인 물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거 있죠. 하하. 제가 최근 어떤 즐겨가는 커뮤니티에서 몇 개의 글을 보고 느낀 건데요. 사람들은 매우 외로움에 취약한 것 같습니다. 외로움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을 그토록 가련(정확히 어떤 감정이라 명명할 수가 없네요)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질문에 답은 해주지 않아 됩니다) 운이랄까. 기회랄까. 어느 한 사람과 이야기를 좀 할 수 있었는데 나는 참 위로에 약한 사람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나는 외로움을 잘 모르니, 외로운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종내 그 사람이 그러더군요. 무리해서 위로하지 않아도 된다고. 괜한 곳에서 별 얘기를 다 듣는 거 있죠.

별 얘기를 다 하고 있네요.

어떠세요. 부산은 며칠 전 내린 비 이후로, 제법 더워졌어요. 그래도 밤엔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 얇은 카디건을 항상 챙겨 외출합니다. 저는 재킷을 참으로 좋아하는데 그래서 가을과 겨울을 기다립니다. 제법 큰 나의 머리를 두꺼운 옷으로 보완할 수도 있으니까요!

건강한 우울러 L. 좋아하는 그림을 아주 아주 좋은 마음으로 많이 그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그대가 선물해준 그림액자의 가치도 오를 것 아닙니까. 그런, 먼 날을 가까이서 기대합니다. 좋은 날들을 많이 보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신작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1418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5] 캣우먼 2019-03-18 1858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3248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5876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7] 캣우먼 2017-01-23 49345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7223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92118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10090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31266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2966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8644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5169 10
» 친구 L에게 십일월달력 2019-06-26 327  
55659 배우 겸 감독 추상미ᆢ [1] hades 2019-06-24 439  
55658 소심병에 의심병.. [3] 브로큰에그 2019-06-23 556  
55657 오늘의 멘붕... [2] 뾰로롱- 2019-06-22 340  
55656 기생충 고양이버스 2019-06-21 240  
55655 안살수 없었던 고양이 컵... 소확행! file [8] 뾰로롱- 2019-06-21 579  
55654 남친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났어요 [2] 20081006 2019-06-20 961  
55653 인사 안하는 직원 [3] 생크림커피 2019-06-20 644  
55652 마음에 드는 사람 [5] border 2019-06-20 761  
55651 제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걸까요 [5] 문릿 2019-06-19 628  
55650 저는 새록새록 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3] 만만새 2019-06-19 915  
55649 상황은 언제나 다르다. attitude 2019-06-19 234  
55648 근황썰 만만새 2019-06-19 251  
55647 소개팅남의 마음이 궁금해요 [12] 엄마손파이 2019-06-18 1432  
55646 냉정히 말해서 재앙의 연속에서 윤석열 검사장 임명은 신의 한수라고... 윈드러너 2019-06-17 229  
55645 언제 한번 밥 먹어요~ [2] 당고갱 2019-06-17 627  
55644 서울에서 가까운 일박 정도로 갈만한 여행지 / 게이스하우스 추천해... 맛집탐구 2019-06-17 214  
55643 권태기 [4] 구름9 2019-06-17 612  
55642 스몰톡3 만만새 2019-06-16 211  
55641 별로 없다. [1] 독서 2019-06-16 310  
55640 남자 향수 추천 부탁드립니당. [3] 넬로 2019-06-16 396  
55639 문제의 sns 어디까지 오픈하시나요? [1] 아기와나 2019-06-16 413  
55638 헤어지고 나서 어떻게 잊으세요? [15] 맛집탐구 2019-06-14 1111  
55637 여행 다녀왔어요! [3] 몽이누나 2019-06-14 373  
55636 연애 끝나자마자 틴더 시작한 전남친 [13] 초록하늘 2019-06-14 1362  
55635 여름휴가 20081006 2019-06-13 199  
55634 스킨십 시도하는 동네 카페 사장님 [3] 유은 2019-06-12 839  
55633 제가 좋아하는 여자 [3] 독서 2019-06-12 681  
55632 ㅇ 미안하지만 이젠 더 널 사랑하지 않는다. 에로고양이 2019-06-12 365  
55631 이런 남친 [2] 20081006 2019-06-12 530  
55630 지식의 칼이라는 유툽 재미있네요. 윈드러너 2019-06-12 231  
55629 경복궁 6번 출구 십일월달력 2019-06-11 315  
55628 잡썰.. (밸런스 잡힌 행운 편) [1] 새록새록 2019-06-10 315  
55627 다리 꼬지마 [1] Takethis 2019-06-08 352  
55626 5.18 기념식장에서 전두환씨가 그래도 경제 발전에 공이 있으니 그점... 윈드러너 2019-06-07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