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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4,488

헤어지는 마음

조회 549 추천 0 2017.09.20 09:27:52




좋았다.

내 팔을 다 둘러야 안을 수 있는 너의 큰 몸도, 통통한 입술도, 웃으면 내려앉는 눈꼬리도,

콤플렉스를 말하면서도 주눅들지 않는 너의 자연스러움도, 삶을 대하는 치열한 태도도 좋았다.


너를 좋아하고,

또 다시 너를 좋아하듯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헤매고 싶지는 않았다.

서른을 넘기고 결혼이 조급해져야 할 것 같은 나이에도

여전히 나는 순수하게 마음을 다 하는 사랑이 하고 싶었다.

어리석고 유치하지만 그랬다.

그게 내가 가장 예쁠 수 있는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니가 쉽게 뱉어낸 두 번의 이별 통보에도 나는 내 자존심 따위가 중요하진 않았다.

니가 후회하고 있을 것 같은 타이밍에 전화를 걸면, 

너는 어디냐 묻고 다시 나에게 왔다.


언제나 나는 니가 곁에 없는 것만큼 힘들고 아픈 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괜찮았다.

너의 비겁함도, 날 향한 미지근한 온도도 모른 척 다 끌어 안았다.



그랬던 내가 이별을 말했다.

너는 많이 놀랐다.

그렇게 니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뱉어내도,

혼자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날 내버려두어도,

내가 버틸 줄 알았나보다 너는.




여전히 나는 너와의 이별이 두렵다.

너 없는 하루가, 일주일이 허전하고 길다.

너에게 이별을 말하는 그 순간까지도 너를 끌어안고 울고 싶었다.

한 번만 다시 해보면 안되느냐 묻는 너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러기엔 나도 이제 내 상처가 너무나 크고 아프더라.


나는 안다.

말해주지 않던 너의 사랑이 부쩍 커져버렸다는 걸

날 보는 너의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치열한 너의 삶 속의 안식처가 나였다는 것도, 

너를 만져주던 내 손길이,

늘 뒤에서 끌어안던 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나보다 니가 더 아플 지 모른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프고 아팠으면..

이별하는 동안에도 나는 너를 이해하려 애쓸 것 같으니까.






순수의시대

2017.09.20 09:55:11

연인사이에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커플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커플도 없다.

마치 깨진 그릇을 붙여서 사용하는거와 같다.

위험하고 조마조마한 관계.

괜히 만지다 손이 베일수도 다칠수도 있으므로,

더이상 돌아보지말고, 다시 예쁘고 단단한 새 그릇을 사는게 100번 낫다고 본다.


유은

2017.09.20 21:27:57

헤어지자 하는 순간에도 죽일 듯 밉고 지치고 지겨운 뒤에도 끌어안고 싶어요

다데렐라

2017.09.27 15:26:00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그래요. 정말 밉고 나한테 모진말 했던 것들 생각하면 화나고 그런데 돌아서면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뿐이네요. 아직도 헤어지는 중입니다.

jin2025

2017.09.23 19:31:16

아ㅠㅠ왜 그러세요 왜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거에요ㅠㅠ 구구절절 와닿네요 -헤어지는 중인 또 다른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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