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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중입니다.
워크샵에 왔어요. 새벽 두시가 넘도록 아랫층은 술판 노래판이군요.
아마 계속해서 일해야했다면 저 또한, 접대에 빠질 수 없는 음주가무를 했겠죠.
오늘 예비퇴사자 소외감 제대로 느꼈는데, 지금의 저 현장에서 그나마 자유롭구나 생각하니 위안이 되네요.^^
이제 안녕이구나.
여기에서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누군가는 나를 참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주고, 누군가는 나를 최악의 사람으로 기억하겠지요.
며칠 전까지 사람들때문에 맘고생을 좀 했어요. 스트레스가 위장통으로 와서 괴롭더라고요.
시간이 약이라고, 나도 괜찮아지고 그들도 조금씩 나를 잊어가길 바랍니다.
퇴사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이 곳을 통해 깨달았어요.
가치지향적인 일을 할 수 있어, 내게는 마지막 희망같았던 곳이기도 하고
신념 하나로 지난한 길을 함께 걸었던 동료들 때문이었지요.
입이 떨어지지가 않아서-
꼭 끝이 뻔한 연인과 헤어지기를 망설이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조금은 덜 부딪히고 싶어서, 그 말만은 참았어요.
선배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고. 정말로 불행해보인다고-
물론 당신들도 알지만, 외면하는 진실일테지요.
애써 외면하도록 그대로 두고 싶어요.
다시 막막하고 나아질 것 없는 삶으로 돌아가겠지만
지금의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거예요.
빈곤과 자유의 세계로 돌아가는 기분, 홀가분하네요.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모두 좋은 꿈 꾸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