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416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모처럼 걸음 한 브런치 카페는 도떼기 시장처럼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30분 기다린 끝에 비싸고 맛없고 어설픈 음식을 뱃속에 욱여넣고 나니 기분이 착잡했다. 돌아보면 시작은 내가 했다. 아직 집에 가기는 싫다고 말하는 네게 늘 가던 집 앞 카페를 가자고 재차 말을 꺼낸 것이다. 싫다고, 조금 짜증을 부린 네게 “화내지 말라”며 정색하고 얼굴을 굳혔던 거다. 그때부터 네가 울기 시작했다.

넌 집에 오자마자 이불을 덮어쓰고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난 잠에 취해 널 얼르다 졸다 했다. 네 계속된 흐느낌에 잠은 깊지 못했고 나중엔 그마저도 짜증이 났다. 너는 한참을 울다가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부은 눈물샘이 날카로운 두통을 몰고 왔고 메스꺼움에 구토까지 했다. 울다 지쳐 그만 울만도 하련만. 네 눈가선 끊임없이 눈물이 방울져 흘러내렸다. 티슈 뭉치가 침대맡에 쌓이고 또 쌓였다. 나는 이내 널 달래길 포기해버리고 말았는데 넌 그 때문에 더 서러웠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슬픔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슬픔이란 것을 살며 여러 번 마주쳤다. J의 울음은 그녀의 어머니의 정서적 학대로 인한 것이었고 K의 울음은 늘 의연하길 강요받는 서글픈 스스로의 처지로부터 말미암은 것이었다. Y의 울음은 벗어날 수 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꿈과의 간극이 빚어낸 것이었고 A의 울음은 더 큰 권력과 성취에 다다르지 못한 비참함으로부터 왔었다. 당신의 울음은 그 모든 것을 합한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더더욱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뭘 그런 일을 갖고 울어. 그렇게만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도 다 이러고 살아. 유난 떨지 말고 뚝 그쳐. 정말 그렇게만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 “힘들었지. 힘들었구나. 고생했어. 잘 될 거야.” 그런 덧없는 말들을 주워섬기며 그저 당신의 등을 쓸고 토닥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근 8시간을 내리 울고, 토하고, 가슴을 치고, 두통에 겨워 혼잣소리를 하고, 꺽꺽 대며 숨을 고른 끝에 너는 겨우 잠들었다. 당신이 잠든 뒤에 방에 내린 적막이 너무 서늘해서, 난 널 끌어안고 이불 섶을 잡아당겼다.


뜬뜬우왕

2018.07.25 11:04:05

싫다는 사람 왜자꾸 가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캣우먼>오늘 오후 2시에 네이버 생중계 LIVE합니다. 캣우먼 2018-12-06 125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1023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3130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5865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3837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8665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6813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7991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9748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5518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1960 10
54786 이 나라 진보의 실체 [15] Quentum 2018-07-19 453  
54785 친구할사람@@@@@@@@@@@@@@@@@@@@@@2 [1]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7-19 295  
54784 마음이 아프다. [8] 뜬뜬우왕 2018-07-19 612  
54783 성찰의 시간. [7] 몽이누나 2018-07-19 587  
54782 기억할만한 지나침 [1] 십일월달력 2018-07-19 199  
54781 인문학과 토론을 사랑하시는 분들 (성남 독서 모임 모집) [3] 와사비 2018-07-19 324  
54780 이런 애인 있으면...담배 금방 끊어요... [1] 로즈마미 2018-07-19 621  
54779 태어나고싶지않았다 [3]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7-19 451  
54778 확실히 나는 남들과 다른 인생이야 [3]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7-19 499  
54777 저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요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7-19 272  
54776 아빠에 대한 미운마음과 안쓰러움 [8] 수박중독 2018-07-18 423  
54775 이범석과 홍범도 [2] 다솜 2018-07-18 263  
54774 24살인데 친구가 한명도 없어요 친구하실분 [8]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7-17 803  
54773 너무 열심히 살지마 [14] 골든리트리버 2018-07-17 956  
54772 흔한 중소기업의 휴가 쓰는법 [3] 로즈마미 2018-07-17 656  
54771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 [3] Marina 2018-07-17 476  
54770 "알아서 잘 해요" [3] 아하하하하하하 2018-07-17 351  
54769 일본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대통령 ㄷㄷ [22] Quentum 2018-07-16 664  
54768 너의 얼굴이 안쓰럽다. [5] 몽이누나 2018-07-16 593  
54767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안녕하세요. [1] 롸잇나우 2018-07-15 332  
54766 여름휴가 [1] 올리브블랙 2018-07-15 256  
54765 26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인생이 재미가 없어요." [18] 경현 2018-07-15 1229  
54764 유럽여행을 가는 여동생에게 [12] 십일월달력 2018-07-15 727  
54763 의견 좀 여쭐게요.. [16] freshgirl 2018-07-15 791  
54762 소개팅남에게 실수한일 일까요? [8] 슬픈고라니 2018-07-15 1054  
54761 좋아하지만 더이상 감정이 없다는 여자 [4] guskllrhkd 2018-07-15 689  
54760 좋아하지만 더이상 감정이 없다는 여자 guskllrhkd 2018-07-15 106  
» ㅇ 어쩔 수 없는 슬픔 [1] 에로고양이 2018-07-15 243 1
54758 직장동료에게 마음이 커져가요 [3] hades 2018-07-14 646  
54757 미묘하게 기분이 상하고 서운해지는 것 [10] 쵸코캣 2018-07-14 930  
54756 38. 사표에 대한 고민. [7] 골든리트리버 2018-07-14 650  
54755 똑똑하다는건 [2] 스맛 2018-07-14 420  
54754 삶이 불안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하시나요? [6] dudu12 2018-07-13 587  
54753 감정 쓰레기 투척 [14] Waterfull 2018-07-13 733  
54752 상대방이 오바라고 느끼지 않을... [2] 아하하하하하하 2018-07-13 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