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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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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모처럼 걸음 한 브런치 카페는 도떼기 시장처럼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30분 기다린 끝에 비싸고 맛없고 어설픈 음식을 뱃속에 욱여넣고 나니 기분이 착잡했다. 돌아보면 시작은 내가 했다. 아직 집에 가기는 싫다고 말하는 네게 늘 가던 집 앞 카페를 가자고 재차 말을 꺼낸 것이다. 싫다고, 조금 짜증을 부린 네게 “화내지 말라”며 정색하고 얼굴을 굳혔던 거다. 그때부터 네가 울기 시작했다.

넌 집에 오자마자 이불을 덮어쓰고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난 잠에 취해 널 얼르다 졸다 했다. 네 계속된 흐느낌에 잠은 깊지 못했고 나중엔 그마저도 짜증이 났다. 너는 한참을 울다가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부은 눈물샘이 날카로운 두통을 몰고 왔고 메스꺼움에 구토까지 했다. 울다 지쳐 그만 울만도 하련만. 네 눈가선 끊임없이 눈물이 방울져 흘러내렸다. 티슈 뭉치가 침대맡에 쌓이고 또 쌓였다. 나는 이내 널 달래길 포기해버리고 말았는데 넌 그 때문에 더 서러웠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슬픔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슬픔이란 것을 살며 여러 번 마주쳤다. J의 울음은 그녀의 어머니의 정서적 학대로 인한 것이었고 K의 울음은 늘 의연하길 강요받는 서글픈 스스로의 처지로부터 말미암은 것이었다. Y의 울음은 벗어날 수 없는 현실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꿈과의 간극이 빚어낸 것이었고 A의 울음은 더 큰 권력과 성취에 다다르지 못한 비참함으로부터 왔었다. 당신의 울음은 그 모든 것을 합한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더더욱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뭘 그런 일을 갖고 울어. 그렇게만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도 다 이러고 살아. 유난 떨지 말고 뚝 그쳐. 정말 그렇게만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 “힘들었지. 힘들었구나. 고생했어. 잘 될 거야.” 그런 덧없는 말들을 주워섬기며 그저 당신의 등을 쓸고 토닥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근 8시간을 내리 울고, 토하고, 가슴을 치고, 두통에 겨워 혼잣소리를 하고, 꺽꺽 대며 숨을 고른 끝에 너는 겨우 잠들었다. 당신이 잠든 뒤에 방에 내린 적막이 너무 서늘해서, 난 널 끌어안고 이불 섶을 잡아당겼다.


뜬뜬우왕

2018.07.25 11:04:05

싫다는 사람 왜자꾸 가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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