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337

이상한 후회

조회 558 추천 0 2018.09.15 21:06:22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학창시절엔 뭔소리인가 했던 말인데 이제서야 새삼 이해가 된다. 꽤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일들, 특히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으면서 생각했다. 차라리 일이었으면 하나하나 해 치워버렸을텐데, 공부였으면 엉덩이 붙이고 시간들여 하면 되는건데. 안되는건버리면 그만인건데. 안되는건 없었는데. 인간 관계라는건 아무리 정리하고 없애려고 발버둥쳐도 뜻대로 되지않는 거구나.. 정말 지긋지긋하다. 새삼 어떤 식이든 삶을 견뎌온 어른들의 인내심과 이제는 어느정도 무던해진 감각들이 존경스럽고 부러우면서도 나는 그러고 싶진 않다.
그러다가 문득 그 사람과 결혼했었다면 지금의 내 삶은 좀 달라졌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아주 오래 전 결혼을 해야했고, 하고싶었던 그 사람은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생각보다 나는 잘 견디고 이후의 삶과 연애도 그럭저럭 잘 해왔다고 여겼다. 그 사람을 놓친 후회는 평생 안할 줄 알았다. 헤어지고 난 후의 내가 더 좋았으니까. 가끔 아주아주 힘들 때, 그때와 비슷한 이유로 힘들 때, 결혼하자던 그 사람 생각이 영 안났던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었다. 근데 그때 결혼했다면 지금의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덜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가 밀려왔다. 물론 그 결혼에도 많은 괴로움이 있었을테고 내 겪는 이 문제들도 아마 풀리진 않았겠지.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올때마다 나는 계속 그 사람과의 결혼을 떠올리고 후회하고 있진 않을까. 해결하지 못한 문제와 가보지 않은 길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SNSE

2018.09.16 03:39:27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이 있으신거네요.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계속 온고잉 중이구.. 저는, 마음 편하게 먹기 위해서 "모든 일은 다 나에게 좋은 방향대로 일어난다" 라는 말을 20대때의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살았었는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원하지 않았던 일들, 상처받은 일들 모두 다, 저 좌우명을 되씹어보면서 자기위안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 그래, 맞아. 이게 나에게는 최선이였을거야. 그리고 도깨비 드라마의 그 대사,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네 잘못이 아니다 그게 많이 위로가 되었었어요. 현실도피는 내가 불안정할때  언제나 원하는거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까 더 좌절스러운 것 같아요. 내 마음 아무도 몰라줌ㅠㅠㅋ 나만 혼자 답답답 고구마 오조오억개 먹는 느낌ㅠㅋ 만약 그 분과 결혼하셨다면 걱정을 2배로 하시고 계시진 않았을까요? 나의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내 사람의 대인관계까지(가족, 친구, 직장)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있었을테니깐요. 요새는 어떠셔요? 비 왔다고 했는데 감기는 안 걸리셨죠?ㅋ 성당/절 뭐 알아보시는 건 있으셔요? 음, 궁금해서 물어본 거지만, 대답하기 싫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당ㅋ

dudu12

2018.09.16 09:45:44

그냥저냥 지내네요. 비와도 해가 나도 크게 다른건 없구요ㅎ sn님도 잘 지내시죠? 매번 감사해요. 댓글에 많이 위로받습니다. 정해둔건 아니고 시간 되면 잠깐씩 가까운 절에 가려고요. 사실 시간을 내기도 여의치 않아서 어디가서 얘기하고 그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네 잘못이 아니다. 그말이 정말 큰 힘이 돼요. 아마 그때 그결혼이 생각난건 그런식으로 위로를 주었던 그 사람때문인것 같기도 해요.
항상 다정하게 얘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SNSE

2018.09.20 13:34:35

만약에 성당도 주변 근처에 있다면, 성당안에 성모마리아님 상이나 다른 성인이나 천사들의 상이 있다면(상 말고, 액자그림이 있다면) 거기에 봉헌초를 켜 놓고 기도를 하는 방법도 저에게는 힘이 되었었어요. 성당에서 파는 봉헌초를 사서 성당 안이나 밖에 봉헌초 켜져 있는 곳에 가서 맘에 드는 자리에 초 놓고 불을 붙이면 되는건데요, 성모마리아님 앞에  내 기도지향을 담은 초가 24시간 내내 초가 다 꺼질 때까지 켜져있을거라고 생각하면 힘이 나더라고요. 성모마리아님이 내 초를 보면서 나를 기억하면서 같이 기도해주시겠지 이런 생각에서요. 한달은 초가 켜져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한달씩으로 버텼던거 같아요. 나는 이런거 이런거 원하니까 다 해결해주고 나 기억해달라고, 나 여기 있다고, 나 힘들다고. 이렇게 기도하고 오면 괜시리 의지가 되었었어요. 제 말을 다정하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해요ㅎ 

뜬뜬우왕

2018.09.16 05:45:56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은 항상 남죠!그러나 두두님의 운명의 큰그림은 두두님에게 항상 옳은 방향으로 끌어 왔을겁니다!우리의 내면의 힘은 만만치 않은것 같아요.약은거죠.ㅎ

dudu12

2018.09.16 09:47:12

ㅎㅎ맞아요. 괴로우면서도 약게도 제게 옳은 방향으로, 제가 하고싶은 방향으로 움직여왔겠죠.

Waterfull

2018.09.16 12:28:31

이 문제를 돌파하고 나면

알게 되는게 하나 있을 거예요.

제가 장담하건데

그 남자와 결혼하지 말았어야 하는 아주 큰 이유

아주 중요한 이유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게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기억이란게 상처로 살아있을 때는 생생하지만

상처가 아물면 희미해지더라구요.

dudu12

2018.09.16 23:07:41

댓글읽고 눈물이 핑돌았네요. 저는 아직 많은 것들이 상처로 남아있나 봅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아물면 희미해지고 잊혀지는 거 맞죠?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516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2346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3479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1455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6260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4487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5657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7446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3214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79596 10
55197 문신을 함부로 하면 안되는 이유 [4] 로즈마미 2018-09-19 606  
55196 자꾸 화를내는이유가 왜일까요...ㅠㅠ [7] 으아아아아!! 2018-09-19 433  
55195 영화, 소설 소모임을 만들었어요 [2] 스캣 2018-09-19 267  
55194 삼십대 3년반연애를 끝내고 너무 착잡합니다 [4] 모던걸 2018-09-19 861  
55193 말잘하려면..? [2] 뜬뜬우왕 2018-09-18 336  
55192 여자들의 화장술 처럼 우리들 차도.... [2] 로즈마미 2018-09-18 412  
55191 옛날이야기 [2] 뾰로롱- 2018-09-18 212  
55190 붙잡고싶어요 [3] sadlo 2018-09-17 441  
55189 이손을 해가지구, [2] 뜬뜬우왕 2018-09-17 286  
55188 이런 내 모습은 이해해줄 수 없니 [3] 고민이많아고민 2018-09-17 460  
55187 어제 겪은 일 [26] Waterfull 2018-09-16 1022  
» 이상한 후회 [7] dudu12 2018-09-15 558  
55185 기우... [6] 뜬뜬우왕 2018-09-15 308  
55184 직장에서의 질투에 대해 [8] Waterfull 2018-09-15 722  
55183 사랑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슬프네요 [8] 츠바키 2018-09-14 873  
55182 오랜만의 스몰톡 [7] 슈코 2018-09-14 350  
55181 나이많은 후임에게 필요한 자질이란 [4] 유연 2018-09-14 442  
55180 좋은 사람. [1] 몽이누나 2018-09-14 309  
55179 사자도 추위엔 ㅋㅋㅎㅎㅍㅍ [1] 로즈마미 2018-09-14 199  
55178 결혼? 결혼! [4] 아하하하하하하 2018-09-14 698  
55177 둘이 노는데 자꾸 끼고싶어하는 친구 [3] clover12 2018-09-13 407  
55176 그 친구는 저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 [14] 유연 2018-09-13 748  
55175 엄마와 딸의 입장변화 [4] 뾰로롱- 2018-09-13 254  
55174 DDONG 쟁이의 투정 (더러움 주의) [2] Chiclovely 2018-09-13 203  
55173 연애할 마음이 왜 안 들까요? [8] 구름9 2018-09-13 718  
55172 비혼선배님들 연애 어떻게 하시나요 [2] 리듬속으로 2018-09-13 588  
55171 미술관 투어 이프로 2018-09-13 174  
55170 꿈으로 인해 분명해진 현실, 뜬뜬우왕 2018-09-12 206  
55169 ㅇ 묘한 우정 : 잔소리가 많은 친구 [2] 에로고양이 2018-09-12 327  
55168 바쁜 남자친구를 위한 연락 조절 [5] dlsrkstlfrur 2018-09-12 481  
55167 스몰톡_1일1글 뜬뜬우왕 2018-09-12 133  
55166 메이크업 포에버 사각 립스틱 샘플 있으신 분 저 좀 주세요. 이진학 2018-09-11 304  
55165 창업 준비중이신 예비 창업가님들 계신가요? file [1] 궁디팡팡 2018-09-11 186  
55164 미안해 교정기, 뜬뜬우왕 2018-09-11 171  
55163 어른들의 이별 극복법 [4] 유미유미 2018-09-11 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