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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816

갑과 을

조회 391 추천 0 2018.12.07 13:59:00

 

 

 

갑아, 나 너 아직도 좋아해. 처음 만난 순간부터 쭉 좋아하고 있어.. 널 여자로 안 볼 자신이 없으니, 나한테 그만연락해라.


살짝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두번째 고백을 하는 을.

갑은 기쁜 마음이 아닌 부담스럽고 미안한 마음만 든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을을 밀어내게 되었지만

어떤 말이던지 잘 통하는 편한 대화상대를 잃어버렸단 허탈감을 더 크게 느끼는 갑이다.

 

갑은 알까?

갑이 전연인 얘기를 하며 힘들다 하소연할 때 을의 속은 어땠을지,

그러면서도 갑의 옆에 있고싶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 사실은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전 연애의 상처와 스스로에 대한 불신으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던 갑에게

예쁘다- 칭찬해주고, 때론 정신차리라며 뼈도 때려주던 을.

하지만 결국은 "너 충분히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이니까, 너도 곧 좋은 사람만날꺼야." 라고 따뜻한 진심을 담아서 얘기해주던 을.

.... 을은 늘 넌 날 놓친걸 후회하게 될꺼야 라고 말했었는데, 갑은 진짜 그렇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감정을 나누는 관계는 어쩔수 없이 갑 과 을이다.

갑은 끝까지 본인만 생각하고, 애닳는 쪽은 늘 을이다. 갑의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지만, 갑은 미안하기만 할 뿐이다. 

다른 관계에서 갑은 을이 되기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지만, 그래도 갑은 갑 을은 을이다.

 

 


.
.
.
.

사랑의 화살표는 언제쯤 서로에게 향할까.

사랑받는 기분도 좋지만, 갑은 그냥 사랑하고 싶다.

새해에는 모든 갑순이 을순이 갑돌이 을돌이들에게 행복이 오길.

 


 



뜬뜬우왕

2018.12.07 17:35:37

마지막 문장이 명치끝을 후려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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