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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5,403

앉은뱅이 책상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앉았습니다. 아이는 현관에서 목례 꾸벅 하며 인사한 뒤로 말 한 마디 없습니다. 수신자는 초인종 누를 때부터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는데 송신자는 어찌 이리 장강 흐르듯이 평안할까요. 흐미 이 가시나 생긴 대로 고양이로소이다.


숙제를 보여달라는데 잠잠합니다. 눈길이 스치는가 했더니, 제 눈을 빠안히 쳐다봅니다. 저도 똑같이 바라봅니다. 갑자기 눈싸움이 시작됩니다. 나한테 뭐 줄 거 있지 않나요. 뭐 말할 거 있지 않나요. 얼른얼른 내어놓으면 난 참 좋을 것 같아.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눈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아가미 부근이 땡기기 시작합니다. 속눈썹 참 길구나 하고 뜬금없이 생각하다 괜스레 부끄러워 먼저 눈길 돌려버립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는거,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이에요.

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 아이 연습장을 잡아당겨 케로로를 그립니다. 다년간 축적된 보육 경험 덕에 제가 딴건 몰라도 케로로 하나는 되게 잘그립니다. 명암까지 입힌 케로로에게 말풍선을 달아줍니다. '숙제 내어놓아라.' 저 선생이 뭘 쓰려나 은근 긴장하던 아이 눈 앞에 케로로가 등장하자 흠칫 그 긴장 흐트러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간신히 제 페이스로 끌고옵니다.


수업을 마칩니다. 오늘 내용 중 마지막 질문 있는지 묻고, 숙제를 내고, 아참 깜빡하고 그냥 갈 뻔했네 자 여기 답장 뭐 이런 씨알도 안 먹힐 발연기를 하며 편지를 건넵니다. A4용지 다섯장을 접으니 그 두께 솔찮아 두메산골 땅문서라도 들어 있는 것마냥 흰 편지봉투 배 볼록 두툼하여 영 모양 안나오는데 그제서야 그 아이 표정 조금 풀어집니다.

부탁이 있다. 내 뛰 나가 지하철 탈 때까지 그거 열어보지 말고, 편지와 관련해서 주중에 문자카톡 하지 말고, 질문과 타박과 하소연은 다음주에 받기로 하자. 뭐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고 일어섰습니다.

그래도 되게 고마웠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실에서 화곡까지 맨발로 그냥 막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어. 진짜라니까. 뭐 이런 식으로 괜히 쓸데없는 사족을 붙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러패님들의 귀한 의견 받아들여 거절의 편지가 또 다른 깊은 마음 불러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A4용지 맨 위에 컴퓨터사인펜으로 소제목을 적고 볼펜으로 내용을 또박또박 적어갔었지요. 첫째 장의 소제목은 보내준 편지와 네 마음에 대한 감사(기존 연구성과 분석?), 둘째 장은 내가 현재 가져야 하는 책임감과 밥벌이의 어려움(현 실태?), 셋째 장은 우리가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 당위와 너의 희망찬 미래(장애요인?), 넷째 장은 그러므로 너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 상황(예상결론?), 마지막 장은 그렇지만 남아 있는 여지(기대효과까지?). 이딴 식으로 편지를 쓴다면 누구라도 그나마 남아 있던 마음 시오리 밖으로 달아날겁니다. 연애편지하고는 영 친분 없던 인생이었지요. 

아래는 초고로 메모해 놓았지만, 마음의 여지를 너무 많이 남긴다는 판단 하에 그 아이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진심은 자주, 절제를 필요로 합니다.


-----------------------------------------------------

더 이상 어리지 않은 네가 깊은 마음 신중히 전했음에, 더 이상 어릴 수 없는 나는 이제 진중하게 답하려 한다. 그 진심 깊이 넣어놓도록 하자. 지금은 받을 수 없다.

절대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야. 만일 네가 한 살만 더 먹은 대학 신입생이었고 내가 열 살만 어린 복학생으로 새학기 교정에서 만났더라면, 그랬더라면 너는 그저 교통카드 한 장 가지고 학교 다녀도 충분할 정도로 내 쭐레쭐레 쫓아다니며 바리바리 챙겨 먹였을거다.

그러다 이맘때쯤 대학교 축제가 열렸겠지. 한껏 해사하게 꾸며 가로수길 카페에나 어울릴 너를 허름한 동아리 천막주점에다 앉혀놓고 두꺼비처럼 넙죽넙죽 소주만 들이붓다가 얼굴 뻘개친 채 긴장해서 고백하는 반달곰 하나 있어

그 없어 보이는 모습 안스러워 삼할은 기특함에 칠할은 동정으로 마지못한 듯 고개 끄덕이며 마음 받아준 네 손목 잡고 내 하늘 땅 섞이도록 깨방정 떨며 다이아 스탭 밟았을거다. 다음날부터 나는 너를 업고 다니게 되었을 거고 넌 아마 교통카드도 필요없어졌겠지.


...그러니 잠시 기다리도록 하자. 이제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구나. 꽃이 지면 바로 훅 더워졌다가 금세 찬바람 부는가 싶더니 눈이 내릴 것이고 그 즈음 너는 너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겠지. 그리고 다시 꽃이 필 거야. 그 때 보게 될 꽃은 올해 보는 꽃이랑은 또 다르단다. 해 좋은 봄날 너는 나들이옷 곱게 차려입은 아씨가 될 것이고 수 많은 버들도령들이 네 뒤에 줄을 설 것이야. 00아, 그 풍경 안에 나를 꼭 넣지 않아도 좋다. 그럼에도 만일 그때까지 네 마음자리 변하지 않아 지척에 있을 내 옷깃 당긴다면 나는 모르는 척 어깨를 한번 으쓱한 다음 씩 웃으면서 너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그래, 선생님은 항상 네 편이다.

----------------------------------------------------------------------


외모나 통장 잔고 등 기타 외적인 조건들을 크게 중시하지 않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 앞으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가능할 겁니다. 물론 이 정황을 친구놈들이 알게된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겠지요. 그래 넌 역시 행동하는 양심이었어. 자부심을 가져라 이 등신 머저리 벙어리 삼룡아.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래 난 이리 순하게 살다가 백치 아다다 만나 서로 보듬고 살아갈거다. 혹시 또 아냐 착하게 살다 보면 베란다 다라이에 살고 있던 우렁이가 누구랑 먹고 사니 나랑 먹고 살자 그러면서 각시가 되어 준다 함에 그미와 못이기는 척 살림 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껄껄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톰보

2014.04.30 17:01:49

어머~이 분 글로 사람을 꼬시네(?)~ : )
매력있어요!! (엄지 척)

부대찌개

2014.04.30 20:17:53

글로만 사람을 꼬시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엄지 두 개 척)

비미

2014.04.30 17:05:59

정말 잘 읽었어요!

부대찌개

2014.04.30 20:20:10

칭찬은 머슴도 춤추게 합니다!

molamola

2014.04.30 17:18:31

이어지는 이야기도 계속 들려주실거죠? 이대로 끝날것 같지는 않을거같단 느낌이....:)

부대찌개

2014.04.30 20:24:47

사실 안그래도 드는 생각이, 이제 이번 수업때는 제가 쓴 편지에 대해 또 뭔가 답을 할 것 같은 예감이...

하핫, 그래도 깔끔하게 마무리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쿰쿰

2014.04.30 17:45:27

정말 반했어요-!

부대찌개

2014.04.30 20:29:15

앞으로 평생 들을 반했다는 이야기 온라인에서 다 들어버렸으니, 남은 생 어이할까요-라지만 뭐, 온라인에서라도 듣는 것이 어딥니까ㅜㅜ 감사합니다.

mina

2014.04.30 17:55:32

국문학과시구나
글을 잘 쓰셔서 짐작해봐요
그리고 학생의 진심에 진심으로 대하신건 정말 잘 하신거예요~^-^

halo

2014.04.30 20:11:14

사회과학쪽이라고...예전글에 보니

부대찌개

2014.04.30 20:31:26

예, halo님께서 말씀해주셨듯, 사회과학계열입니다. 학부때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었던 국문학과였는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도젤

2014.04.30 18:05:46

소름돋는 필력으로 써진 삼부작의 클라이맥스...감탄하고 갑니다.

부대찌개

2014.04.30 20:33:25

별 탈 없이 트릴로지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 공, 드러나지 않은 주인공이었던 그 아이에게 모두 돌리겠습니다.ㅎㅎㅎ

NOTICA33

2014.04.30 18:11:24

케로로 ㅋㅋㅋㅋㅋㅋ 숙제 내어놓아라

고 3학생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될거에요.

부대찌개

2014.04.30 20:34:04

소중한 추억이 된다면야 기로로, 쿠루루, 도로로 뭐든 못 그려주겠습니까.ㅎㅎㅎ

시이나링고

2014.04.30 18:25:40

편지 마지막 문단이 짠해요.

꾹꾹 눌러남긴 글에서 여러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p.s 러패의 아녀자들을 대거 고삼 여학생에 빙의시키시는 필력에 감탄합니다. 최고! = )


부대찌개

2014.04.30 20:37:06

저도 그 부분 적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panicsat

2014.04.30 18:27:47

학생이 수능 문학 지문 푸는 느낌으로 편지를 뜯어보며 해석하진 않았을지ㅋㅋㅋ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님은 조국이고 뭐 이런 식으로요ㅎㅎ 어쨌거나 이런 스타일의 글은 절대 저에게선 나오지 않을 것 같네요. 이런 묘사는 정말 타고나는 것인 것 같아요.

부대찌개

2014.04.30 20:39:36

뜯어보고, 해석하고, 궁시렁거렸다는데 500원 걸겠습니다.

석류알

2014.04.30 18:31:36

제가 여학생이면 포기하지 않고 대학가서 다시 대시하겠어요

부대찌개

2014.04.30 21:15:48

대부분의 짝사랑이 그렇듯, 더 좋은 사람 만나게 되면 순식간에 잊혀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효자손

2014.04.30 18:55:19

하... 봄이로군요. 선덕선덕합니다. ㅜㅜ

부대찌개

2014.04.30 21:17:23

글로나마 봄의 정취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이키키

2014.04.30 19:17:43

와, 이 글을 보고 반했음ㅋㅋㅋㅋㅋㅋㅋ 와...와...ㅋㅋㅋㅋㅋㅋ 글 잘쓰시는 분은 정말 매력 쩌러요ㅋㅋㅋㅋㅋㅋㅋ 그 학생이 오히려 마음이 깊어지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네요ㅋ

부대찌개

2014.04.30 21:21:08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마음이 깊어지지 않도록 내용을 잘 조정했(다고 생각합니다만;;;)습니다. 그간 바라본 그 아이 성격으로 미루어, 이제 수업에 정진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가로수정부

2014.04.30 20:00:17

글을 너무 재밌게 잘 쓰세요 ~좋은 분인것 같아요ㅎㅎ

국문학도 신가요? 작가 하셔도 되겠어요~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들의 매력도 진짜 다른것 같아요 

글로 잘 표현해내는 문학적 재능이있는 멋진분들이 있고 

표현은 서툴지만  귀여운 공학적 재능이 있는분들도 있고 ㅎㅎ

다 좋네요 +_+


부대찌개

2014.04.30 21:25:15

국문학도에게 항상 글로 밀리는 사회과학도입니다. 국문학도로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들은 여자들의 매력을 잘 알고 있다는데, 상대적으로 남자들 끼리는 매력을 캐치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하긴 서로가 상대방을 개, 말, 소, 새 등으로 호명하는데 어찌 매력을 발견하겠습니까;;;

파라라

2014.04.30 20:06:36

남자인데도 반하겠더군요..ㅎㅎ
정말 글잘쓰셔요!!
여고생에게 쓴 편지 제가 스크랩해도 될까요!
너무 글 잘쓰셔서 가지고 싶은 욕망이~~

부대찌개

2014.04.30 21:27:28

공공재입니다. 저작권 일체 없으니 이리 저리 손 봐서 활용해주시면 영광입니다.

남자분이시라면, 소주 한 병에 꼼장어 한 접시로 충실한 시라노 드 벨주락이 되어 드릴 수 있습니다. 

꼬꼬리코

2014.04.30 20:28:15

부대찌개님..
부대찌개님 몰래.. 팬클럽 만들어졌어요...'_'*
팬클럽 회장님은, 석류알님이세요.ㅎ
모르고 계실것같아서, 알려드리려구 왔어요.ㅎ
자.. 그럼..
우리 부대찌개님 팬클럽 정모는 언제로 잡는게 좋을까요? +_+;;

부대찌개

2014.04.30 21:30:04

아아아;;;; 따로 글 올려드렸습니다.

likeglue

2014.04.30 20:32:54

기다렸습니다. ㅎㅎㅎ 수능끝나고. 꽃이 다시필때쯤. 업뎃부탁드리고 싶네요. 

더불어 작가 데뷔하셔도. 여기서 출사표 한페이지 ㅋㅋ 

부대찌개

2014.04.30 21:33:05

삼부작, 마음에 드셨는지요. likeglue님과는 좋아하는 소설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싶기도 합니다. 출사표를 올리게 되면, 비장하게 올리겠습니다. 하핫.

성빈므파탈

2014.04.30 20:40:54

오늘 울컥하는 일들이 있었는데, 이글보니 눈물+미소..가 절로 나오네요 부대찌개님의 따뜻한 마음 닮은 사람 저도 만나고싶네요^^

부대찌개

2014.04.30 21:37:13

그리 길지 않은 글 한편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못해 델 정도로 훈훈한 마음 가진 분 만나게 되실겁니다. 화이팅. 

BitterAndSweet

2014.04.30 21:38:39

와...... 글 진짜 잘 쓰신다.. 부대찌개님 온라인상으로는 정우성 급인거 같은데요ㅋㅋ


우렁각시 부분 짠하면서 공감되네요. 저도 성실히 공부하다보면 우렁각시가 나랑 같이 살자 라고


해줄지도 모르겠네요 하하하..

부대찌개

2014.04.30 21:44:45

감사합니다. 오프라인 마동석입니다.

우리 모두 우렁각시 점지될 그 날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해요.

겨울봄눈

2014.04.30 22:49:07

이럴줄 알았으요.

분명 편지읽고 그 고3 학생...시나리오 100페이지 넘겼으니라

(절레절레) 부대찌개님! 앞으로 더 더 힘드실지도 몰라요...큰일이로세

+)근데 나는 고3 학생으로 빙의하여 혼자 희죽희죽...나또한 큰일이로세..이궁

 

++) 혹 좋아하는 뇨자분 생기심 편지로 고백하세요. 그냥~ 그냥 오케이 되겠사옵니다.ㅎㅎ

부대찌개

2014.05.01 21:56:49

생각해보니 시나리오 쓸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줄였음에도) 다양하게 해석될 용어들이 몇 있는지라...뭐, 시나리오 써 오면 첨삭 들어가야죠. 작중 화자가 의미한 것은 그게 아니렸다. 이런 식으로요.

++)편지로 고백하는 것은 지난 세기의 유물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나보군요...

봄이오면

2014.05.01 00:01:57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부대찌개

2014.05.01 21:58:25

감사합니다. 아직 力자 붙이기에는 내공이 부족한 바, 정진하겠습니다.

권C

2014.05.01 00:08:59

글로는 마음을 쉽게 뺏기지 않는 스타일인데 허억! 재미지다! (남자라서 ㅈㅅ)

 

 

부대찌개

2014.05.01 22:00:17

ㅈㅅ하실것 없습니다. 저 남자(와 별 긴장 없이 나누는 주어 서술어 저렴한 대화) 좋아합니다.

나의맘너의맘

2014.05.01 00:17:05

글쓴님이 고3여학생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방심하지 말고 당길 수 있으심 더 당기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부대찌개

2014.05.01 22:04:28

함정 수사에는 걸리지 않습니다(농담입니다). 꺼 놓은 가스 밸브 걱정되어 1층에서 다시 올라가는 방심 없는 소심한 인생이라 마음가짐 단디 먹고 있습니다.

Michelle

2014.05.01 01:36:23

팬심 소식을 먼저 접하고 왔는데 역시...+_+
영화 러브픽션의 하정우가 오버랩되면서.. 영화 속 하정우보다 더 매력적이시네요! 염치불구 앞으로도 연재 부탁드립니다 ㅋㅋ

부대찌개

2014.05.01 22:06:38

하정우에게 되게 건방진 자세로 건들건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여기 한반도에서 그래도 한 표는 획득했다. 어쩔래.'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감사합니다.

특급

2014.05.01 02:39:16

이렇게 매력적이신데 ( 아, 숙제 내놓으라는 케로로라니요! 심쿵^^ ) 어느 여고생이 안 흔들릴까요~

저도 고등학교 다닐 적에, 가정 방문 선생님을 짝사랑했던 기억이 새록새록납니다.

이 여고생처럼 적극적이진 않았지만요. 유부남이셨거든요. ㅎㅎ 

감수성 넘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책 한 권 추천해주시던 모습 하나에도 '어머 멋져...' 설렜다지요.

아마 그 학생도 저와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추측해봅니다. 

키도 작고 왜소하셨던 분인데 박학다식하고 유쾌한 말 솜씨에 항상 즐거웠어요.


당시 그 쌤에게 부대찌개님이 준 것과 같은 편지를 받았다면.. 상상만 해도 좋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분이 더욱 선명하게 가슴에 남게 될 것 같아요.

너무나 사려깊은 편지네요. 어쩜 글을 이리 잘 쓰실까.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도 있는 기회같아요. 

올리시는 글들이 매번 참 읽는 즐거움이 크네요.

여학생은 아마 부대찌개님을 어떤 방식으로든 쭈욱 안고 갈 것 같네요 ㅎ_ㅎ

부대찌개

2014.05.01 22:09:54

케로로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밥이라도 한 끼 좋은 곳에서 사겠습니다. 케로로랑 저랑 둘이 앉아서 '하...우리도 가능해...' 이러면서 서로 부끄러워 할 것 같네요. 그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다면야, 공덕 하나 더 쌓은 것을테니, 저에게도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즐거운 기억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럼보단통돌이

2014.05.01 05:59:47

유행인지 뭔지 한껏 멋들어진 글만 읽다 소화불량 걸릴 판이었는데

재래식 된장같은 님 글 잘 비벼 쌈싸먹고 병이 절로 나아갑니다.


러패 눈팅만 하다 반했다 고백하려고 회원가입까지 했네요. 책임져욧

내 멋대로 부대찌개님 모습을 그려보는중인데 사실 생김새보단 목소리가 제일 궁금해요..

글에서 풍기는 진중함과 유쾌함 만큼이나 나지막하고 정다울까요. 

베컴같은 반전 있는 목소리(?)는 아니니라 굳게 믿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글이라도 자주 올려주세요. 글 보다 글쓴이가 궁금해지긴 생전 처음인데 사라져 버리신다면 평~생 장가 못갑니다! 

저에게 오시던지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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