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쩔 수 없음조차
나는 사랑했다.”
장편소설 『기억해줘』 이후 2년 만에 『나의 남자』로 돌아왔습니다. “어느 날 불현듯” 사랑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한 저는 처음으로 1인칭 소설을 쓰며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착각 속에 한동안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사랑에 속수무책으로 빠진 한 여자의 적나라한 감정을 기록해나갔습니다. 표면상 평온했던 일상에 찾아온 사랑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감정의 결들을 엿보게 됩니다. 마흔을 몇 해 앞둔 여자들의 초조한 마음과 사랑에 빠져 온갖 무모한 ‘짓’을 해버리는 여자들의 심정, 젊지만은 않은 나이에 사랑을 한다는 것의 의미, 아내와 엄마로서의
자아와 한 명의 여자로서의 자아간의 충돌….당신이
주인공 지운이라면, 과연 이 사랑을 거부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운명인가 혹은 의지인가, 에 대해 고민하며 썼습니다.
이것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던
갈증과 번민, 인생에 비춘 작고 소중한 빛에 대한 이야기다. 스스로가 무서워질 정도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상처 받을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머리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고, 몸이 일으키는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일은, 인간의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리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7쪽에서
주이공, 지운의 감정을 따라 펼쳐지는 이야기는 한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서 시작해 결국 그 사랑을 온전히 품어내기까지, 모든 과정을 숨 가쁘게 달려나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과정들을
함께 겪어나가면서 내가 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저는 주인공들이 그 어떤 꾸밈이나 거짓도 없이,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하기를 바랬습니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라고 체념하듯, 저에게 사랑은 그런 것입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간절히 보고 또 보려는 노력일 뿐이었습니다.
사랑에 관한 소설은 이 세상에 넘치도록 많고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사랑을 이야기에 투사하기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고, 서툰 것이고, 바보가 되어 유치해지는 것이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고, 할 수 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는 것이고, 마침내는
이기적으로 욕심을 내는 것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타인의 사랑을 함부로 재단할 수가 없다. 그것은 이를테면 서로간의 약속 같은 것이다. - 「작가의 말」에서
사랑은 인간에게 평생에 걸쳐 우발적으로, 그리고 기적처럼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부디 이 작품과 함께 다가오는 봄, 그 사람과 “아주 가까이 몸을” 두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람에 사로잡혀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버리면서, “사랑에 부당”하지 않게 기꺼이 사랑하기를. 그리고 우리 안의 ‘지운’을 용서하기를.
임경선 올림.
꺅!!!!♥
+비가 오는 금요일, 11시 11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읽어서 마쳤습니다.(전 백수기에!ㅋㅋㅋㅋ)
읽고 나니 살짝 슬프기도 하고 해서 마음이 가라앉기는 한데, 전 지운에게 그리고 모든 기혼자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성현에 대한 사랑보다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대한 애정이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이상한가? 독자 마음대로 읽는 게 소설이라고....쿨럭....) 그래서 이게 결혼생활의 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어른이 되는 일은 쉽지가 않다고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임작가님이 쓰시는 이야기에는 늘 어둠 속에 빛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가르침(?)이 담긴 소설 <나의 남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D
저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미리 소개글 봤었는 데, 너무 마음이 콩닥콩닥(?)거렸어요.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호기심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