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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4,488

나의 불행은

조회 943 추천 0 2017.10.01 21:18:34

 

 

 인생이 행복하질 않아요.

 정확히 말하면 아주 불행합니다.

 

 

 밑에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분의 글을 봤는데,

 아랫 분이 저를 보시면 비웃으실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딱히 불행할 것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건강하시고,

연금도 받으시고,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왔고

어찌됐건 공무원이 되었고

빚진거 없고

외적으로 빠지는 데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10년 이상을 쭉 불행을 안고 살아왔는데,

십년 전부터 불안장애를 앓아왔고, 약을 먹지 않고는 푹 잘 수가 없습니다.

종종, 꾸준하게 우울증을 앓아왔습니다. 정확히는 항상 불안합니다.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고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착취에 익숙한 연애 관계가 반복됩니다.

 

 

 

얼마 전에 하나의 연애가 또 끝났습니다.

 

 

이번에 끝난 연애 때문에 저는

 

 

심리상담을 재개해서 매주 찾아가 울고 있고,

우울증, 불안장애 약을 2배로 늘려서 복용하고 있고,

이러다 내가 자살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24시간 자살방지센터의 전화번호를 외워놓았습니다.

엊그저께는 너무 괴로워서 17시간동안 연달아 잠을 잤고,

3주간 4키로가 빠졌습니다.

엄마가 혹시 너가 밖에서 죽으면 연락이 집으로 올 수 있게 핸드폰에 집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흔한 헤어짐의 결과일수도 있는데,

저는 제 인생이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이랑 이어져서 도무지 연휴를 버틸 수가 없네요

 

 

 

제가 인생에서 제일 사랑했던(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유일하게 세상에서 나를 이해해줬던 사람에게

제 이기적인 실수로 인해서

영원히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얘길 듣고 대차게 차였습니다....

 

 

 

과거에 좋았던 기억들에 대한 회상, 죄책감, 무기력감,

멍때리고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하고 눈빛을 잃고 걸어다니다가 죽을 뻔하고

자책에 자책을 반복하다가

 

 

 

잠을 못자니까 살아야 겠다 싶어서

늘 가는 병원에 매일 찾아가 약을 늘리고, 회기당 10만원의 상담료로 내 울음을 털어놓을 시간을 사고

읽히지도 않는 책을 잔뜩 사다가 잊어야 겠다면서 올려놓고

마음에도 없는 소개팅을 계속 받고 후회하고

 

 

 

현실에는 내 고민을 마냥 들어줄 사람 1명도 채 없고,

가족이 나를 이해할 수 없게 된지 십여년이 넘었고,

의미없는 직장을 꾸역꾸역 다니면서 억지 웃음 지은것도 오래고

내 꿈이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행복이라는게 뭐였는지

왜 나는 행복하려고 이런 저런 조건 위에 앉았는데 행복이라는 건 갈수록 멀어지는지

 

 

 

이 모든 고민들이 사실 관계로 인한 것은 아닌지

나에게 만족스러운 관계는 왜 하나도 없는지

내가 문제인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문제인건지

연인관계는 오래가다가도 왜 하나같이 퍼즐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지는지

왜 나는 나를 지키지 못하고 깨져버리는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명제는 이룰수 없는 꿈인지

 

 

 

 

힘드네요.

말그대로 꾸역꾸역 살고 있어요.

저는 너무나 이해받고 싶은 사람이고,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을 가진 사람은 도무지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저는 너무도 보살핌 받고 싶고,

연애관계에서도 항상 결핍이 있었고, 결핍이 필연적인 관계임에도 헤쳐나가지 못했습니다.

 

 

 

 

별거 없는 이런 얘기에

저는 머리가 뽑힐것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왜 이럴까요? 왜 이렇게 불행할까요?

 

 



율.

2017.10.01 23:11:06

http://instiz.net/pt/4760426  링크는 님글을보고 생각나서 퍼왔어요~

님이 힘든건 님이 불행한 인생이여서가 아니라 잠시 힘들일이 생겼고, 혼자라는걸 못견디시고 여유가 없으셔서 인거같아요~ 혼자인걸 즐기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요 혼자서 즐거울줄 알아야 누구를 만나도 즐거울 수 있는거 같아요 뻔한 얘기겠지만 혼자서도 잘 지낼수 있게 단단해지시고 무던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와사비

2017.10.02 01:32:25

저도 낮은 자존감으로 항상 연애를 실패하는 사람인데요.
상대가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줘도 자존감이 낮으면 그걸 모르더라구요...
이건요 자기자신밖에 극복할 사람이 없어요

lovelyJane

2017.10.02 07:55:58

법륜스님이 이별상담 들어 보실래요?

도움이 많이 될듯 해서요^^

뜬뜬우왕

2017.10.02 08:30:24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이상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받아들이기 참 어렵더라구요. 변하지 않는걸 좋아해보세요.뭐가 있을까요.님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Waterfull

2017.10.02 09:08:30

남들 좋다는 직장, 남들 좋다는 외모, 남들 좋다는 가족 

이런 것들은 남에게 좋은 것들이었지 나에게는 좋지 않았다는 것을

어느날 깨닫는 날이 있었고

내 삶이 거짓은 아니지만 진정한 나로 살아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순간부터 미친듯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물론 노력하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지금은 나로 살아가고 있고 행복하고 외롭지 않고 만족스러워요.

직장도 외모도 가족도 다 버렸고 그냥 막 사는대두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거짓된 삶을 버리는 것도. 

deb

2017.10.02 10:05:30

어떤 노력을 해오셨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저도 절실해요 ㅠㅠ

Waterfull

2017.10.02 14:51:39

쪽지로 보냈습니다.

효명

2017.10.02 14:56:53

저한테 속는 셈 치고 네이버에 깨달음의 장이라고 검색해서 한번 갔다오세요.

자살 할 때 하더라도 죽기 전에 한번만  갔다와보세요.

혹시 아나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지...

mai

2017.10.02 21:42:01

그래도 종종 deb님 글들 읽어왔는데 지금 많이 힘드신것 같아서

어떻게든 위로해주고 싶은데 저의 글이 한없이 부족하네요 ... .

친구였다면 당장이라도 만나러 갈텐데, 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저도 여기 달린 리플들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 다 잡아보려고 합니다.

부디 이 시기를 무사히 잘 넘기시기를 바랄게요


어떤 글이라도 좋으니 잠시나마 여기서 위로 받으세요

아무말 글이라도 올려주세요   

우울

2017.10.03 05:34:30

저도 그래요 부모님 노후준비 다 되있고, 내 공부만 하고 스펙만 쌓으면 앞으로 미래가 창창한데 왜 이렇게 마음 한켠이 공허하고 비워있는거 같은 기분이 드는지.... 누구는 마음가짐의 문제라는데 이렇게 된지 좀 됐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거 같아요 님이랑 상황이 다르죠 제가 볼때 님은 마음의 병이 생긴 거 같아요 오히려 상황이 안정적이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까 더 병드신 거 같아요 친구들이나 지인들 좀 만나시고 여자도 좀 만나보세요 외로워서 그런거 같아요

와사비

2017.10.03 17:53:51

이게 나만의 정서상태가 아니라는 거에 위로를 받아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서 많이 위로 받았어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느낌이 많이 생겨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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