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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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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아니 정확히 새벽에

그 시간엔 문자를 주고 받을 만한 사이가 아닌 사람에게서  문자가 여럿 왔다. 

안 좋은 꿈을 꿔서 힘들다고. 짧게 여러 개의 문자가 계속 오고 있었다.

맨 처음 보낸 문자에 오타가 있어 술 한 잔 걸치고 보냈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띠링 띠링 울려대는 문자 알림음은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뭐라도 답하지 않으면

계속 울릴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자" 라는 답문을 보냈다.


이내 울림 소리가 멈추었고 나는 짜증을 내면서 잠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응급상황 즉 새벽에도 까방권이 주어지는 상황은

보통 이런 찔러보기 문자보다는 즉문즉답인 문자들이 오곤 하는데 이건 뭔가 통화를 원하는 그런 뉘앙스였다.

단순히 누군가 대화하길 필요로 하는 느낌 이었다.

그래서 그냥 잤다.

자고 일어나고 보니

그래 내가 어떤 상황이 되면 100이면 100 이 사람에게 새벽 몇시가 되건 전화해서 징징대거나 다급하게 요청을 할 일이 있긴 한데

이 사람은 지금 상황이 그런 것인가봐...하는 생각에 짜증으로 다크해진 마음과 정신을 정리해서 전화를 했다.


힘든 이유는 꿈에 나타난 누군가 때문이 아니라 실연 때문이었다.

남자가 반동거 하다시피 했는데 연락두절 된 지 10일 남짓 되었다고 한다.


판에 박힌 위로 한마디 하기가 힘들었다. 아니 딱 그 정도만 했다.

왜 그녀가 덤덤하게 나에게 모든 상황을 말하면서 내게 자신이 실연당했고 남자가 자기를 버렸고

남자는 나쁜 놈이라는 것을 설득하려고 하는지 이해 되진 않았다.

나에겐 그녀도 그 남자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말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그녀가 전화를 끊었으면 헀다. 그러나 그녀의 전화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예전엔 위로는 곧잘 해 줬었는데, 이젠 공감 안 되는 대상에게 그런 것도 잘 못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다. 

잘 몰라도 감정이 공감되면 울기도 하고 그런 사람인데 이 감정은 좀처럼 공감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유를 곧 알게 됐다. 

그것은 그녀가 마치 나에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남에게 일어난 일처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 속에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일을 남 일을 대하듯 말할수 있다니 실연보다 더 큰 불행 같았다.

그제야 나는 그녀의 또 다른 불행에 위로를 할 수 있었다.  밥이나 먹자 라는 판에 박힌 끝맺음으로 전화를 끊었고

통화 종료를 누르면서 나는 100이면 100 그녀에게 도움을 청할 상황이 된다해도 이젠 그녀에게 연락하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지모

2017.10.08 22:52:51

나이를 먹으니 내 이야기를 해도 남 이야기처럼 하게 되더라구요. 님 말씀처럼 불행이라면 불행이겠습니다만.

결국 힘든 일이 있어서 그렇게 되는 건데, 남 이야기처럼 툭툭 던지다보면 좀 덜 무겁게 느껴지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짜증날 수밖에 없어요. 부정적인 감정을 아무런 양해 없이 공유하려 드니.

Waterfull

2017.10.09 02:02:30

감정폭력 쓰지마..

뭐 이런 걸까요?

전 폭격 맞은 기분 들긴하던데

하루 종일 가서 밥이라도 사고 더 들어줘야 할지 고민하면서

나도 인간이 착한 인간이 되고 싶어서 안달났군..

하고 자신을 다독였지요.

싸이킥

2017.10.12 03:06:21

그러게요 참... 솔직하게 얘기하면 좋을텐데.

Waterfull

2017.10.12 14:50:55

솔직하기 힘들었나부죠.

저도 가끔 내 자신에게 솔직하기가

진짜 어렵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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