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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039

사랑은 얽힘이다.

조회 910 추천 0 2017.10.08 23:07:59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를 수박 겉핥기로 읽으며 양자얽힘이란 게 있다는 걸 알았다. 


난 공대생이지만 전공과도 꽤나 멀어졌고,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서 그런게 있다 정도로 넘겼지만,

개념 자체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게 양자든 미자든 순자든 서로 관계를 맺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귀든, 같이 살든, 만나든 헤어지든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그 둘끼리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가 미자랑 헤어져서 한명은 시카고에 있고 한명은 서울에 있으면, 내가 어떻게 미자의 머리를 만질 수가 있겠어.


근데 양자 얽힘이란 건 대단하다. 한 번 얽히고 나면 그 둘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한 쪽의 상태를 변경시킴으로써 다른 한 쪽의 상태를 바꿀 수가 있다.

내가 머리스타일을 올백으로 바꾸면 미자도 올백머리가 된다.

시카고와 서울이든, 달과 지구이든 거리 상관없이 말이다. 두번 말하지만 대단하다. 우주는 머리가 너무 좋다.

(내가 양자얽힘을 너무 곡해하고 있으면 댓글로 따끔히 때려주세요.)


사족이 너무 길어졌다.


사랑은 이런 얽힘과도 같다.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마음을 바꿀 수가 있다.

내가 한 실수를 그녀도 하고 있다. 점점 심해져 간다. 모르긴몰라도 떨어져 있는 지금도 그런 실수를 하고 있을 것 같다.


얽힌 게 싫을 수도, 나를 얽어버린 상황이 미워질 수도 있겠지. 때론 행복하기도 하고, 그게 편하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미 얽허버렸다는 거다. 내가 카톡을 하면 그녀가 본다. 그건 정해져 있는 미래다.


그래서 사랑은 얽힘이라는 거다. 얽혀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면 얽혀버린다.



있는그대로

2017.10.09 01:55:18

양자든 미자든 순자든에 빵터졌어욬ㅋㅋㅋㅋㅋㅋㅋ

글을 되게 잘 쓰시네요!

뜬뜬우왕

2017.10.09 08:28:25

저랑 같은 생각이시네요.

유은

2017.10.10 19:44:23

와 이거 보니 얽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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