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248
후르츠 캔디 버스 - 박상수


당신과 버스에 오른다
텅 빈 버스의 출렁임을 따라 창은 열리고
3월의 벌써 익은 햇빛이 전해오던
구름의 모양, 바람의 온도
당신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던 타인이어서
낯선 정류장의 문이 열릴 때마다 눈빛을 건네 보지만
가로수와 가로수의 배웅 사이 내가 남기고 가는 건
닿지 않는 속삭임들뿐


 
하여 보았을까 한참 버스를 쫓아오다
공기 속으로 스며드는
하얀 꽃가루, 다음엔 오후 두 시의 햇빛,
그 사이에 잠깐 당신
한 번도 그리워해 본 적도 없는 당신
내 입술 밖으로 잠시 불러보는데
그때마다 버스는 자꾸만 흔들려 들썩이고
투둑투둑 아직 얼어 있던 땅속이
바퀴에 눌리고 이리저리 터져 물러지는 소리


 
무슨 힘일까
당신은 홀린 듯 닫힌 가방을 열고
오래 감추어둔 둥글고 단단한 캔디 상자를 꺼내네
내 손바닥 위에 캔디를 올려 놓을 때
떠오르던 의문과 돌아봄, 망설임까지
어느덧 그것들이 단맛에 녹아 버스 안을 채워 나갈 때
오래 전에 알았던 당신과 나, 단단한 세상은 여전하지만
시작도 끝도 없고 윤곽마저 불투명하던 당신에게
아주 잠깐, 속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이 순간.


뜬뜬우왕

2018.04.08 08:30:32

설레는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221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2053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3040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1084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5820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4041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5232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7023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2806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79164 10
54688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지병은 재앙이란걸요. [3] grams 2018-04-15 979  
54687 러패에 오랫만에 왔네요 [2] Blanca 2018-04-15 261  
54686 나를 찔러보는 남자들 [3] 여자 2018-04-14 1207  
54685 오늘 남자친구가 저희집에 인사와요 [1] 미미르 2018-04-14 480  
54684 아무나 만나보는것 어떠신가요? [7] Solarsolar 2018-04-13 1158  
54683 저 짝사랑중인가봐요.. [8]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3 931  
54682 임경선작가님 도그우먼 2018-04-13 356  
54681 김기식 씨를 보며 [4] Quentum 2018-04-13 515  
54680 장거리 해외여행 가시는 분들께~~ [7] 다솜 2018-04-12 760  
54679 이별 속상...극복... [4] breen42 2018-04-12 573  
54678 남친이 점점 더더더 좋아져서 고민이에요 ㅠㅠ [5]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1 1072  
54677 유부남을 좋아해요. [10] lanytheband 2018-04-11 1636  
54676 삼프터 맞는걸까요? 알린 2018-04-10 409  
54675 상대방과의 앞날이 기대된다는건.... [3]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0 616  
54674 남친집에서 두번째로 발견 된 전여친사진 [11] 지롱롱 2018-04-10 1111  
54673 첫출근 뭐가 필요할까요 [3] 오렌지향립밤 2018-04-09 466  
54672 오랜만의 연애.. [2] freshgirl 2018-04-09 648  
54671 남친이 저랑 있으면 졸리데요.. [2]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8 900  
» 후르츠 캔디 버스 - 박상수 [1] 5년 2018-04-08 225  
54669 남자분들... [1]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7 648  
54668 합의 하에 헤어짐. [5] 로로마 2018-04-07 920  
54667 반복되는 연애 패턴.. 정말 힘들어요ㅠ [1] Maximum 2018-04-06 888  
54666 건물주와 집 주인 사이 [3] 칼맞은고등어 2018-04-06 587  
54665 이런남자가 정말 좋은남자인지? [4] 생각의결 2018-04-06 1642  
54664 퇴사고민 [10] alliswell 2018-04-05 949  
54663 어두운 방 (서울에서..) [2] 십일월달력 2018-04-05 461  
54662 가슴 설레고 싶다 [2] 골든리트리버 2018-04-04 603  
54661 "넌 다른 여자하고 다른줄 알았는데.." [4]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4 1170  
54660 안 되면 뺨이 석대 잘 되면 최소한 상품권 석 장? 칼맞은고등어 2018-04-04 255  
54659 새시작...해야겠죠.. [6] 뜬뜬우왕 2018-04-04 751  
54658 이별에 대한 생각 [4] 쵸코캣 2018-04-04 658  
54657 동호회에서 친해지고픈 여성분이 있었는데.. [2] 리안z 2018-04-04 679  
54656 MBTI 테스트 해보셨나요? [11] 3월의 마른 모래 2018-04-03 846  
54655 이런 마음으로도 결혼이 가능할까요? [5]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2 1293  
54654 이런 게 정상인가요? [5] freshgirl 2018-04-02 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