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4,931
후르츠 캔디 버스 - 박상수


당신과 버스에 오른다
텅 빈 버스의 출렁임을 따라 창은 열리고
3월의 벌써 익은 햇빛이 전해오던
구름의 모양, 바람의 온도
당신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던 타인이어서
낯선 정류장의 문이 열릴 때마다 눈빛을 건네 보지만
가로수와 가로수의 배웅 사이 내가 남기고 가는 건
닿지 않는 속삭임들뿐


 
하여 보았을까 한참 버스를 쫓아오다
공기 속으로 스며드는
하얀 꽃가루, 다음엔 오후 두 시의 햇빛,
그 사이에 잠깐 당신
한 번도 그리워해 본 적도 없는 당신
내 입술 밖으로 잠시 불러보는데
그때마다 버스는 자꾸만 흔들려 들썩이고
투둑투둑 아직 얼어 있던 땅속이
바퀴에 눌리고 이리저리 터져 물러지는 소리


 
무슨 힘일까
당신은 홀린 듯 닫힌 가방을 열고
오래 감추어둔 둥글고 단단한 캔디 상자를 꺼내네
내 손바닥 위에 캔디를 올려 놓을 때
떠오르던 의문과 돌아봄, 망설임까지
어느덧 그것들이 단맛에 녹아 버스 안을 채워 나갈 때
오래 전에 알았던 당신과 나, 단단한 세상은 여전하지만
시작도 끝도 없고 윤곽마저 불투명하던 당신에게
아주 잠깐, 속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이 순간.


뜬뜬우왕

2018.04.08 08:30:32

설레는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9516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1104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79318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3950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2222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3364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5305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1124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77372 10
54896 말로 표현 못할 사랑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6 298  
54895 서른살의 넋두리 [6] 예쁘리아 2018-04-16 840  
54894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Waterfull 2018-04-16 219 4
54893 어제 꾼 꿈이야기 (약간 무서움) [7] 또다른나 2018-04-16 286  
54892 직장 내 괜찮은 사람 [1] bee 2018-04-15 483  
54891 누가 제 상황 정리좀 해주세요~ [3] 로멩가리 2018-04-15 476  
54890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루... [10] 뜬뜬우왕 2018-04-15 444  
54889 사귀는 건 가요? [4] fink 2018-04-15 448  
54888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지병은 재앙이란걸요. [3] grams 2018-04-15 652  
54887 러패에 오랫만에 왔네요 [2] Blanca 2018-04-15 183  
54886 나를 찔러보는 남자들 [4] 여자 2018-04-14 762  
54885 오늘 남자친구가 저희집에 인사와요 [1] 미미르 2018-04-14 358  
54884 아무나 만나보는것 어떠신가요? [7] Solarsolar 2018-04-13 808  
54883 저 짝사랑중인가봐요.. [8]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3 665  
54882 임경선작가님 도그우먼 2018-04-13 259  
54881 김기식 씨를 보며 [4] Quentum 2018-04-13 398  
54880 나저씨 키키코 2018-04-12 195  
54879 장거리 해외여행 가시는 분들께~~ [7] 다솜 2018-04-12 547  
54878 이별 속상...극복... [3] breen42 2018-04-12 392  
54877 여자가 늙는다는것 [9] 키키코 2018-04-11 1050  
54876 남친이 점점 더더더 좋아져서 고민이에요 ㅠㅠ [4]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1 728  
54875 유부남을 좋아해요. [10] lanytheband 2018-04-11 1098  
54874 삼프터 맞는걸까요? 알린 2018-04-10 224  
54873 상대방과의 앞날이 기대된다는건.... [3] 아하하하하하하 2018-04-10 474  
54872 남친집에서 두번째로 발견 된 전여친사진 [10] 지롱롱 2018-04-10 767  
54871 우울과 무기력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4] 봄님 2018-04-09 516  
54870 첫출근 뭐가 필요할까요 [3] 오렌지향립밤 2018-04-09 365  
54869 혼자 산다는 것 [2] 바두기 2018-04-09 521  
54868 오랜만의 연애.. [2] freshgirl 2018-04-09 477  
54867 남친이 저랑 있으면 졸리데요.. [2]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8 628  
54866 비가 내리는 일요일밤 남겨보는 셀프소개팅글입니다. 바닐라카페 2018-04-08 359  
54865 할머니에 대한 사랑 vs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 [5] pass2017 2018-04-08 299  
» 후르츠 캔디 버스 - 박상수 [1] 5년 2018-04-08 153  
54863 남자분들... [1] 아하하하하하하 2018-04-07 537  
54862 합의 하에 헤어짐. [5] 로로마 2018-04-07 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