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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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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졌어요.

아직 아침에는 찬 바람이 불어서 경량패딩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추운 날씨에게서 나를 방어하느라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발걸음도 좀 가볍게 나돌아다닐 수 있네요.


뭔가 이곳 분위기도 바뀐 것 같네요.

전 많이 활동하지 않았지만

제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조금 풀어놓은 곳이라

문득 생각이 나서 들어왔어요.

봄이 되었으니 다시 활동을 시작해볼까...? 이런 것은 아니고 ㅎㅎㅎ

방 창문으로 비껴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아침을 시작하는 나날이 되니

좀 더 웃고, 좀 더 착한 일을 하면서 지내고 싶은 의욕이 생겨요.

동면을 마친 곰이 몸은 홀쭉해졌지만 가벼워진 그만큼 움직이기 좋은 상태라고나 할까요.


자전거를 두고 에코 가방 하나 들고 가볍게 슈퍼마켓에 갔다 왔어요. 

과일코너로 들어가

대량으로 풀리기 시작한 커다란 오렌지를 몇 개 사고 특별진열대를 보니

조그마한 종이 상자에 담긴 딸기들이 있었어요. 간만에 보는 딸기.

그리 만만찮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망설이다가 한 상자를 샀어요.

햇빛이 참 따뜻했기 때문에 

공원으로 발길을 옮겨서 벤치를 하나 차지하고 다리를 쭉 뻗고 

잠시 햇빛을 즐겼어요.

갑자기 목이 마른 것 같아서 문득 딸기 상자를 열어 딸기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어요.

멍하니 공원 안의 파릇한 색깔들과 햇빛의 열기에 몸을 내맡기고 있었을 뿐인데....?

...내 생각엔 하나만 먹은 것 같은데....?

제 손과 입이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었네요..... 두 개 남은 딸기.

두 개를 마저 입에 넣고 상자를 쓰레기통에 던져 완전히 흔적을 없앤다음

다시 슈퍼마켓으로 가서 딸기 한 상자를 더 샀어요.

마치 나 자신에게서 증거를 인멸하기라도 하듯 ㅎㅎㅎㅎ 보라! 어쨌든 난 딸기 한 상자를 가지고 있다고! 

ㅎㅎㅎㅎㅎ 

이게 뭐라고 혼자 유쾌한지 ㅎㅎ 혼자 비밀임무를 완수하기라도 한 것 같이 의기양양 ㅎㅎ

햇빛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네요, 실없이.

정신줄을 놓고 순간에 머무는 짧은 시간도 어떨 때는 사소하지만 무지무지 편안한 쉼이 되는구나.... 생각했어요.

오렌지는 내일 아침에 짜서 생과일쥬스로 마실거에요.

봄에 모두들 힘내시길요. 





Waterfull

2018.04.16 14:45:42

오렌지 한국에도 싸더라구요.

10개에 1만원

딸기는 겨울에 한창 많이 나왔다가 지금은 가격대가

한 팩에  3-4천원 정도로 팍 떨어졌어요.

딸기도 무슨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지

제 머리속에는 큰 딸기가 단 딸기 ....로 그냥 입력되어 있어서

신선하고 큰 것을 고르려하지만 GMO처럼 큰 딸기는 또 무서워서

사질 못하겠더라구요.

딸기가 나인지 내가 딸기인지

햇살을 먹은 건지 딸기를 먹은 건지

봄을 먹은 것인지 봄이 딸기인지...

뭐 그런 순간이었겠어요.

저도 딸기 한 팩은 게눈 감추듯 먹어버려요.

뭐든 그렇게 먹는 거면 Blessing일거예요.

저희 병원에 다니는 인도인 여성이 제게 "당신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들에게는 blessing입니다."

라고 한 말을 듣고는 "한국에서는 그 단어를 들어본 것은 한국어 포함해서

처음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Blanca님에겐 꼭 사용해보고 싶은 단어네요.

 

Blanca

2018.04.18 05:51:10

Blessing.. 좋네요. 저는 간만에 느껴보는 햇살도 Blessing이라고 느꼈어요.

잠깐 멈추고 내 몸에 감기는 햇살을 느끼고 앉아있으려니

그 온기가 피부에 스며들어와 어루만지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 순간이 다 Blessing이라고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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