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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5,087

APOLOGY

조회 747 추천 0 2018.05.16 19:52:30

 종로 3가역이였다. 영화를 좋아하던 내가 같이 영화나 보자고 나오라고 했던 장소가.. 

 나는 25살의 20대 중반이였고 너는 22살의 대학교 2학년이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연이든 우연이 아니든 만나게 된 너가 참 좋았다.

 만날수 있지? 라고 묻는 나에게 너는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난 너가 안나오면 여기 계속 있겠다고 협박을 했다. 


 협박은 통했고 너와 나의 첫 데이트였다. 무슨 영화를 봤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지 기억나는건 너무 더웠던 여름날씨였다. 

 영화, 밥, 그리고 남산으로 함께 했다. 시시컬컬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평발이였던 너는 잘 따라왔다. 가끔 숨에 차서 쉬어가자고 말했다. 

 나보다 20cm이나 작은 너를 보며 그저 웃고 있었다. 지난 아픔을 치유해주는것 같았다.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연인같았다. 방학을 맞아 의정부에 잠시 머물러 있던 나는 구리로 자주 갔고 너는 항상 나올지 말지 말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나보다 5분 늦게 나왔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했다. 


 방학 중간에 부산을 가던날, 너는 부산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 자주 볼수 없으니깐 며칠 있다가 가. 라고 했고 넌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왔다. 

 해운대, 자갈치시장, 남포동, 그리고 기억나는 송도 바닷가. 여름이였지만 바다는 찼고 너는 감기에 걸렸다. 

 좁디 좁은 3평 방에서 함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지나갔던 사랑에 대해 너는 울었고 나는 그런 새끼가 안될거라고 했다. 지켜지지 않을 약속 이였지만.. 


 학기중에는 볼수없었다. 서로 바빴다고 표현할수밖에.. 다른 표현이 없다. 다만 나는 중간중간 구리로 몰래 가서 서프라이즈를 해줬다. 

 그리고 겨울 방학. 너는 동아리에서 하는 행사에 나를 초대 했다. 노동가 동아리.. 작고 귀여운 너가 그런 무서운 노래를 하냐며 놀렸는데 너는 그자리에 있었다. 

 관람석에는 모두들 모르는 사람이였지만 너만 알았다. 공연을 보고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했다. 참.. 


 해는 바뀌었고 나는 26살이 되었다. 취업에 바빴고, 너는 토익 문제보다 덜 들어왔다. 

 26살의 나에게는 장거리 연애가 힘들었다. 취업이라는 인생의 고비에서 난 너의 손을 놓쳤다. 결국 택한건 이별이였다. 

 난 직장에 취업을 했고, 몇번의 이직을 거쳤다. 그러면서 너의 손을 놓친게 생각이 난다. 


 너의 카톡알림말은 헤어진 이후로 주니엘의 나쁜사람이였다. 

 나쁜사람을 들은 이후 많은 생각을 했다. 사과하고 싶었다. 치기어린 26살의 내행동에 대해서. 

 

 몇번을 연락을 했지만 너는 받지 않았다. 아니 차단을 한것 같다.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그때의 행동에 대해서 였다. 나의 집은 망했었고 너를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고.. 

 물론 지금까지 벌을 받고 있는것 같다. 너가 내린 저주를.. 


 함께 지나갔던 곳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사과하고 싶다. 너에게. 




나리꽃

2018.05.16 20:01:38

그냥 서로에게 맞지 않았던 것 뿐이에요...

그것이 각자의 한계일뿐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요. 

예쁘리아

2018.05.17 12:54:27

다시 만나서 사과하고싶은 마음이에요.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픈.

사람냄새

2018.05.17 12:17:32

잡고싶고 놓친거 후회되는 사람 한번쯤은 있죠ㅎㅎ 저도 아직 후회...

예쁘리아

2018.05.17 12:54:05

누구나 그런 사람이 있나봐요. 

뜬뜬우왕

2018.05.17 12:22:00

종로3가,남산,해운대,,다 제가 좋아하는 곳들...그러나 저는 그런곳을 only with me...크하..

누군가를 떠올리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중한 기억이 있다는건 참 축복인것 같아요..

마치 아껴둔 과거사탕같은,,꺼내어 곱씹어보면 너무 예쁘고 찬란한 순간들,,

그때로 돌아갈수 없어서 더 미안하고 안타깝고 한거 아닐까요..

나쁜사람,,이 진짜 미워서 나쁜사람이 아닐수도 있어요.

널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 내게 설치한 특수장치일수도,,




예쁘리아

2018.05.17 12:54:42

같이 가시죠. 종로3가로..ㅎㅎ 

Waterfull

2018.05.17 12:47:56

나 자신에게 사과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에요.

그 시간에 너를 선택하지 않은 나에게 사과해.

그 노래에 너를 포용하지 못한 나에게 사과해.

생존하기 위해 내 영혼의 불꽃과도 같고 생명과도 같은 너를 외면해 버린 나에게 사과해

그래서 지금 그 불꽃 없는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사과해

생명수가 생명의 불꽃이 없는 내 삶은 감옥

그 안에서 매일 그 죄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사과해.

생명에 닿지 못한 나에게 사과해.

종이 조가리 같이 납작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사과해

너를 만나 활짝 펴지고 오색찬란한 다채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나에게 사과해.


예쁘리아

2018.05.17 12:55:10

정말 그때는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누굴 만나고 할 여유를 생각 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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