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173

채식

 

계란, 유제품 등이 허용되던 페스코채식을 마쳤다. 시작은 5월 초, 딱히 무덥지도 않은 날씨. 그런 날씨에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사내 행사에서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모습을 보곤 뭔가 징그럽고 토나올 것만 같아서, 일련의 줄을 맞추어 선 많은 사람들을 보고 고기 같단 생각이 불현듯 머리에 스쳤다. 그래서 그날 곧바로 뜬금없이 채식을 시작했다. 개연성 제로. 나에게 적합한 채식 방법을 알아보고 그길로 페스코채식 100일 목표. 91일째에 끝난 현재. 9일 더 채워 100일 만들걸 하는 마음과, 9일 더해서 뭣하겠나 잘했다 잘했어 하는 마음. 그동안 수고롭진 않았지만 그래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은 나 자신. 채식을 하면서 적잖은 경험과 생각들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내 식단에 관심이 적어 부담스럽지 않은 직장동료들. 말없이 야채 몇 가지 더 식탁에 올려주는 엄마의 수고로움. 더는 야식 메뉴로 고민 안 해도 되는 맑은(?)정신. 살 빠지지 않겠냐는 생각은 내 착각이었다는 것. 부쩍 건강해 보인다는 소리를 두어 번 들었던 것. 이런 나를 고려해 술안주를 겸해주는 좋은 친구가 있다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 즈음에 매너리즘도 있었다. 채식이 그것을 돌파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던 메뉴를 살펴보고, 깻순나물, 연근조림, 아 맞아, 어떤 날은 도저히 무엇도 없었던 식단 메뉴에서의 무신경했던 간장 맛. 그 맛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다. 쌀밥에 간장만 비벼 먹었던, 만둣국이 나오던 그날이었는데..

 

어제와 오늘이 분명 다르다는 느낌을 내가 오롯이 씹고 맛보고 삼키는 것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면 과장일까.

 

음, 간헐적인 채식을 겸할까 한다. 방글라데시 친구인 rumman은 '라마단'이란 걸 하는데. 나도 비슷하게 100일 일반식, 100일 채식, 100일 일반식. 해볼까 싶다. 우와, 채식 어떻게 하지? 그걸 왜 하지? 고기 안 먹고 살 수 있나?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진 않나?라는 물음에 조금은 답을 할 수도 있을 것만 같은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진 것도 만족.

 

만족스러운 91일이었다.



모험도감

2018.08.07 20:27:18

라마단이 일종의 사이클인 모양이네요? 

예전엔 고기와 생선은 밖에서 사먹고 집에선 계란과 유제품 정도를 먹자 했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제가 계란과 유제품을 안 좋아하는 거야! 혼자 살 땐 거의 비건까지 갔었죠. 광우병 사태 때부터 집에서 고기 조리 시작한 것 같네요. 


현재는 고기를 덜 먹자 주의인데, 고기 구이집 회동이 제일 설레는 맘ㅋ

다만 고기 먹을 때 처음부터 밥이랑 쌈이랑 같이 먹으면 좀 섭취를 줄일 수 있었어요.

모험도감

2018.08.07 22:54:59

너무 고기타령인 것 같아 비건 식당 정보 공유..로 흐름을 끊어 드리겠습니다ㅋ 


종로 쌈지길 옆 골목 끄트머리에 오향세계인가 하는 비건식당 국물이 끝내줘요.

채식 시즈닝 같은 게 있다네요. MSG겠지만,,,,?


회기역 근처에 초록뜰인가.. 거기는 저렴한 비건 요리.

삼육재단? 같은 데서 하는 모양인데요. 


그러고 보니 두 군데 다 인테리어가 야리꾸리하네요.

불교 언저리 열화된 느낌인가.. 인테리어가 뿜뿜하는 기운이 개인적으로 심정적으로 심란....


농업, 생태 측면에서 보면 채식이 참 자립적이고 물질 낭비가 적고 평화적이어서 제가 지향은 있는데 의지가 약하네요.

님처럼 순환형 비건은 가능할지도..? 

십일월달력

2018.08.07 23:26:29

오! 이런 알뜰한 정보공유까지. 킥킥. 웃었네요. 쌈지길은 몇년 전엔가 한 번, 서울이라면 언제나 설레는 지방 사람..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단식과 재계(齋戒)를 하는 달.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로,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식사, 흡연, 음주, 성행위 따위를 금한다.’ 라고 친절히 네이버가 알려주지만

저는 방글라데시 친구를 통해서 평소에 돼지고기를 철저히 금하며 라마단 기간에는 아무것도 안먹는 걸 오래 지켜봤거든요.. 때문에 제 간헐적인 채식과 겹쳐 생각했나봐요! ㅎㅎ (라마단. 과 채식을 겹치기엔 무리가 있어뵌다라는 뒤늦은 고백 주절주절...)

모험도감

2018.08.08 10:03:15

앗, 서울을 디폴트로 댓글을 달아 버렸넹. 반성합니다.

라마단은.. 우와 한달 금식인 건가요? 안 죽는구나...

최근 그린피스에서 가축폐사 상황을 문제삼아 #채소한끼 #최소한끼 캠페인을 하네요. 순환형 일반식 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당!


Waterfull

2018.08.08 10:30:19

해 지면 먹어요.

해 떠 있는 동안 금식이요.

모험도감

2018.08.08 11:11:12

앗.. 오해보다 진실이 덜 경탄스러울 때.. 괜시리 속은 기분ㅋㅋ

Waterfull

2018.08.08 12:11:05

이슬람이란 종교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상하게 변색되긴 했지만

그 내용이 인간을 과도하게 착취하지 않아요.

오히려 종교라는 것이 인간을 위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인간의 본성에 자연스럽게 부합한다는 것이

경이롭지 않나요?



傾心

2018.08.07 21:07:09

사람은 고기를 먹고 살도록 설계되어있어요. 

물론 난 맛있으니까 먹죠 ㅎ

십일월달력

2018.08.07 23:28:14

그간 금했던 고기를 다시 맛봤을 때의 그 꼬순맛은...!

Waterfull

2018.08.07 21:34:42

낼 계곡 가서 닭백숙 먹을걸 생각하니

설레서 오늘 삼계탕 사먹었네요

지구인들은 닭님 없으면 영양실조 될거예요

자라는 환경이 나아지면 좋겠지만

치킨값은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Waterfull

2018.08.07 21:35:15

채식글에 육밍아웃 하는 이 변태들

모험도감

2018.08.07 22:47:26

모처에 셀프감금 중인데 저녁밥 사다 달라고 그랬더니 10시에 불고기 김밥과 돈까스 사다 주네요. 허겁지겁 먹고 멍때리는 육밍아웃

십일월달력

2018.08.07 23:29:45

닭잔치네요 ㅋㅋㅋ 계곡이라니.. 입추 맞이하여 조금 덜 덥길.. 계곡 너무 좋겠어요. 아

권토중래

2018.08.12 08:11:38

격하게 동감합니다. 인류 번영의 일등공신은 닭님이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1673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2424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0443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5154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3419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4595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6414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2212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78516 10
55138 쩔쩔매게 만드는 상황이 주는 절망감...절망감이 주는 이별 [3] sosim 2018-08-10 328  
55137 아~~~쉬원하댄다..ㅎㅎ [3] 로즈마미 2018-08-10 233 1
55136 집순이 집돌이 집요정 취미 생활 알려주셔요. [18] SNSE 2018-08-10 602 1
55135 튜브의 형이상학 예쁘리아 2018-08-09 113  
55134 또 이별.. [6] 여르미다 2018-08-09 523  
55133 현 상황에 대한 잡생각정리(후기?) [7] 볼매소년 2018-08-09 380  
55132 어쩌면 다들 그렇게 잘 만나서 결혼하는지 [6] Marina 2018-08-09 706  
55131 You mean everything to me [2] 몽이누나 2018-08-09 267  
55130 결혼 확신없으면.. 헤어져야할까요 [6] 장미그루 2018-08-09 732  
55129 오늘은 2018년 8월8일 [8] 뜬뜬우왕 2018-08-08 419  
55128 직캠 첫경험 [2] 칼맞은고등어 2018-08-08 493  
55127 저는 여러분들이 저를 이해못하는거 어느정도 이해해요 [7]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8-08 491  
55126 엄마의 연애 [5] 예쁘리아 2018-08-07 449  
55125 남자인데 결정사 가입을 했네요. [6] 비브라토 2018-08-07 628  
» 채식을 끝마치며.. [14] 십일월달력 2018-08-07 403  
55123 언어를 쓸곳이없다 [3]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8-07 260  
55122 저는 그게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8]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8-07 409  
55121 사랑이 주제인 책들을 읽고있는데 이해가 안가는게 많아요 [2]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8-07 223  
55120 현 상황에 대한 잡생각 정리 (긴글입니다) [7] 볼매소년 2018-08-07 326  
55119 할머니 힐러의 꿈 [4] 모험도감 2018-08-07 155  
55118 퇴사 고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3] 탱_탱 2018-08-07 340  
55117 썸이 끝나니 허무해요. [10] 몽몽뭉뭉 2018-08-07 483  
55116 정말 연인이 나타날까요? (나는 32살 여자) [35] 숑니승은 2018-08-07 987  
55115 어른들 말씀. 그냥한말은 없는듯 [8] 골든리트리버 2018-08-06 587  
55114 가라앉은 스몰톸 [11] 모험도감 2018-08-06 404  
55113 현정권 >= 자한당 [1] Quentum 2018-08-05 95  
55112 가짜인생 [11] 가짜인생 2018-08-05 552  
55111 우울증 몇년동안 지속되니까 뇌가 죽어가는 느낌이 드러요 [9] 친구없어서외로워 2018-08-04 541  
55110 일이나 좀 해라 [1] 키키코 2018-08-03 401 2
55109 오 요즘은 어플에서 관상도 봐주네요 [1] pass2017 2018-08-03 298  
55108 다른여자가 보인다는 말 [12] 라밤 2018-08-03 798  
55107 2년 전 소개팅 했던 분 한테 연락했던 후기... [8] 아름다운날들3 2018-08-03 764  
55106 신혼집 명의 문제 [22] 키코KIKO 2018-08-03 845  
55105 잘 노는 것의 정의가 뭘까요? [3] 아사이 2018-08-03 345  
55104 남자분들께 여쭐게요. 심리가 이해가 안가네요 [8] eungdo 2018-08-02 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