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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5,708

 

제주공항에 도착하니까 너무 좋은 거 있죠.

GS 스토어에 들러서 집에서 깜빡한 칫솔치약 도구를 사서 가방에 넣었어요.

스파이시 지렁이(?)인가 젤리 간식 있거든요. 한봉에 천 원짜리. 그것도 같이 샀어요.

이동하면서 심심할 때 먹음 조크등요

 

공항에서 렌터카 받으러 나가는데 야자수 보니까 기부니가 또 너무 좋은 거예요.

바람은 쎙쎙- 부는데, 그래서 모자도 다시 한번 메 만지며 눌러 썼어요.

친구랑 동문재래시장에 있는 광명식당에 들렀어요.

저는 여기 식당에 오기 위해 제주도에 온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여기를 좋아해요.

음. 돼지국밥을 파는데. 음. 뭐랄까 돼지 한 마리가 제 몸으로 뛰쳐 들이받는 그런 맛이에요.

부산 살면서 허다하게 먹은 음식인데 불구하고 광명식당 여기 국밥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그런 게 있어요.

 

감귤 초콜릿 조금 사서요.

식당 근처에 또 반드시 들리는 떡집 하나 있거든요?

거기 떡집에 들러서 오메기 떡 사면 여기 재래시장에서 볼일은 사실상 끝이에요.

달달한 팥소가 진짜 끝내줘요. 적당히 달면서 아, 말로 못 해요.

그런데 세 개 이상 한자리에서 먹긴 힘들어요. 너무 달아서요. 크크

 

암튼 이렇게만 사서, 조천 쪽으로 드라이브 가는 거예요.

붕붕붕- 돌담길 지나고 감귤밭 지나고, 올망졸망 갖가지 차들 지나면 조천에 도착해요.

여기도 제가 꼭 들르는 곳이그등요.

시인의 집이라고 '손세실리아' 시인께서 운영하시는 찻집이에요.

여기도 정말 우연찮게 알게 됐는데요.

아주 예전에 혼자 제주에 들러, 올레 18코스 걸으면서(일곱 시간) 마지막 쉬어 갈 겸 들렀던 곳이에요.

마침 시인님과 소설가분께서 저 혼자를 맞이해 주시면서

와인 건네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눈 게 처음 기억이에요.

그 이후로 제주에 갈 일이 있으면 꼭 가고, 없으면 일부러라도 꼭 가보는 곳이에요.

 

시인께서 제 옆에 아가씨는 누구냐 물으시길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오래된 친구입니다. 했어요. 웃으시더라고요.

예전에 이미, 여자친구와 여기 함께 온 적 있는데 그때가 생각 나신 걸까요.

함께 온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틈틈이 붙어 다닌 친구예요.

지금은 열차로 두 시간 반 거리에 살면서 가끔씩만 연락 주고받지만,

그 가끔씩이 서로에게 십오 년도 넘었네요. 같이 반신욕도 가능할(?) 친구입니다.

 

찻집에서 유자빵이랑 직접 내려주시는 커피 마시고, 이제는 구좌에 갑니다.

구좌에 바다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다 보면 발견되는 식당 하나가 있는데,

여기 고등어 회를 그렇게 잘해요.

그거 아세요?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서 뭍에 올라오면 빨리 죽는다나.

암튼 신선함에 맞추기 까다로운 생선이라는 데, 여기가 그르케나 신선해요.

회 한점에 쏘주 한 잔이거든요?

친구랑 그거 어기면 싸워요. 우린 아직도 고딩 때처럼 나 마셨는데 너 왜 안 마시니.

그렇게 유치하게 싸웁니다. 아 음주운전은 안하고요.

적당히 거기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쉬기로 해요.

 

식당에서 나와 도로를 지나 바다가 보이는 돌담길에 가만 서봐요.

바람은 계속해서 씽씽 불고,

아까 동문시장에서 사 왔던 천혜향을 들고 바다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인스타 갬성 가득 담긴 사진도 찍어 봅니다.

좋아요. 다 좋아요.

 

사실 이 모든 건 상상이고요..

저도 직장인이랴, 친구도 직장인이랴.

타향살이에 고생하는 친구 생각나면서 기분 좋은 상상봤어요.

같이 여행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상상을 친구에게 보였더니 얼른 제주에 가자네요.

상상만 해도 좋을 상상을 해봤어요.

그것만으로도 조크등요. 이런 행복을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resolc

2019.02.11 23:45:30

히야~ 자기전에 읽다 완전 감동했는데 마지막이..ㅋㅋ 왠지 제가 아쉬워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글 속의 경로를 어디에 스크랩 해두어야 겠습니다. 굉장히 기분이 좋네요. 저도 제주 공항의 문을 열고 나올 때 보이는 야자수 나무 참 좋아해요 왠지 내가 있던 곳이 아닌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듯 하죠. ㅎㅎ 

십일월달력

2019.02.12 16:21:01

그 야자수가 사람 설레게 하는 뭐가 있죠? 맞죠? ㅋㅋㅋ 일단 제주에 도착하면 야자수 사진 찍고 시작합니다. ㅋㅋㅋㅋ 괌보다 사람 더 설레이게 하는 야자수라는.. resolc 님의 제주 콘서트 이야기도 좋았어요. 최근 일상 썰 좀 풀어주세요. 그리고 <광명식당>은 꼭 스크랩 해두시구요. (아, 더 유명해지면 곤란해..)

만만새

2019.02.12 04:47:16

ㅋ마지막에 반전이 딱 1년전에 제주 다녀왔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

십일월달력

2019.02.12 16:21:20

행ㅋ벅ㅋ한 상ㅋ상ㅋ

Quentum

2019.02.12 09:19:41

제주도 점점 망해간다고는 하는데 너무 자국민들한테 바가지좀 안쳤음 좋겠군요. 

십일월달력

2019.02.12 16:22:08

전 워낙 없이 다니는 여행객이라 바가지 당할래야 당할 수가 없네요. 바가지는 싹바가지. 없어져야 해

몽이누나

2019.02.12 09:22:12

제주에 여러번 갔지만 전 달력님처럼 저만의 스토리가 없는것 같아요.

다들 간다는 맛집찾기에 급급해서...ㅎㅎㅎ 다음 제주 여행은 나만의 place 찾기로 해봐야지 :P

글만으로도 여행다녀온 기분, 달력님 글 너어무 조타~

십일월달력

2019.02.12 16:24:27

우리 과장님께 만들어 드린 <제주 관광 가이드 Rev.2> 제가 보내 드릴 수 있쟈나. ㅋㅋㅋㅋ

뭐.. 뭐 좋아하세요? 고기국수? 돔베고기? 회? 갈치? 서핑? 후끈한 젊은이들이 모이는 게하? *.*

몽이누나

2019.02.12 18:41:03

후끈한 젊은이들이 모이는 게하 ㅋㅋㅋㅋㅋㅋ 가 제일 궁금하지만서도, 저는 한적하고 뷰좋고 살짝은 촌스러운 곳이 좋은것 같아요. Asak 멍 때리기 좋은 곳.

커피아르케

2019.02.14 16:04:01

글 너무 재밌게 즐쓰시네요
저도 모르게 몰입해서 읽었어요
사무실에서 지루하던 찰나,, 잠시나마 제주도에 다녀온거 같은 기분이네요
저도 얼마전 제주도 다녀왔는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좋더라구요

십일월달력

2019.02.15 14:50:11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무실에서 매일 팍팍하게 일하다보니 잠깐의 탈출을 하고 싶었어요 ㅜㅜ 흑흑..

제주 좋죠.. 전 다른 외국도 아니고 그냥 제주에 특별한 로망(?)이 있나봐요..

손에 닿일듯 말듯한 곳이라 더 그런가.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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