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918


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


임경선의 신작 『다정한 구원』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보낸 행복했던 유년의 시공간을 호출한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돌아간 리스본행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다.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legacy)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다정한 구원』에는 자기 몫의 슬픔을 받아들인 채 묵묵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순정한 감격이 있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도 고통에 침잠하기보다는 찬란했던 그의 존재를 소환함으로써 그의 부재를 극복한다. 때로는 슬픔이 없으면 위로 역시 허락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지 모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기에 이 위로는 견고하다. 작가는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돌본 후에야 생()에 대한 감사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자연의 섭리처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리스본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러한 정서의 무대로 더없이 어울린다. 삶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노라는 마지막 다짐은 각별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다정한 구원』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다시 찾은 리스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수줍은 선의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온기는 여행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이 긴 여행과 여수(旅愁)에 비유되는 까닭을 임경선만의 고유한 어법으로 살핀다.

2005년부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써온 작가에게 여전히 자기 갱신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책은 삶 속에 숨겨진 각자의다정한 구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싱그러운 그해, 그 바다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이 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스스로 살려내기 위해 쓴 이야기구나, 싶은 책이. 이 글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다는 절박함이 드는 책이. 말하자면 『다정한 구원』이 그런 책이다. 그렇다 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여분의 기쁨처럼 느껴진다. 참 행복하다." _임경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가수 요조씨와의 공저 에세이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가 출간되... file [3] 캣우먼 2019-11-01 4004  
»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5558 1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5] 캣우먼 2019-03-18 7225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66895 2
55918 나의 무식함에 대하여 1편 :) [2] 또다른나 2020-07-06 94  
55917 누군가 그랬다.사랑? 만만새 2020-07-03 96  
55916 제가 쪼잔한걸까요 [5] Nylon 2020-07-03 190  
55915 우와.... 백만년 만에 들어와봐요. HoneyRose 2020-06-30 170  
55914 연애고민 조언 부탁드려요! [3] 프로고민러 2020-06-30 261  
55913 만나본적 없는분과의 마이너스로 시작된 관계.. [5] 콩이언니 2020-06-25 426  
55912 서울러 분들 도와주세요..^,^ [8] 십일월달력 2020-06-24 438  
55911 이별하고 새 연인을 만들기까지 [1] 오렌지향립밤 2020-06-19 472  
55910 호감 있는 짝녀에게 [2] 타마 2020-06-18 447  
55909 발신자정보 알 수 없음 [2] 툴립 2020-06-16 376  
55908 뮤직 오디오북을 만들었어요, 구경해주세요. :) etoiles 2020-06-15 179  
55907 취미 추천 좀 해주세요~ [3] 헐헐 2020-06-13 324  
55906 직장동료와의 경향 차이 [1] Diceplay 2020-06-13 379  
55905 남자친구와 정말 끝일까요? [2] 민들레너어 2020-06-10 589  
55904 궁금한게 없는 이야기 만만새 2020-06-07 277  
55903 30대 후반남자는 넘 어렵네요ㅜㅜ [3] heesu 2020-06-06 866  
55902 소개팅 후 [3] lovexoxo 2020-06-06 465  
55901 왈왈 [2] 십일월달력 2020-06-04 303  
55900 연애상담.. 연애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6] 오렌지향립밤 2020-06-03 583  
55899 전남친과 만남 [3] lovexoxo 2020-05-31 572  
55898 울지마 단지 연습인거야 [3] 만만새 2020-05-30 378  
55897 더 나은 나로 나아가기 위하여 [2] 달콤한고구마 2020-05-30 337  
55896 모순 만만새 2020-05-29 206  
55895 어머 아버님 [1] 뾰로롱- 2020-05-29 291  
55894 20대 중반 모태솔로 [3] lily1234 2020-05-29 530  
55893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칼맞은고등어 2020-05-27 250  
55892 손냄새 [2] 십일월달력 2020-05-26 358  
55891 거기 누구 없소? (feat. 코로나 in USA) [5] 일상의아름다움 2020-05-25 405  
55890 무기력 시기 다시 찾아오다 [3] 뾰로롱- 2020-05-24 391  
55889 마음이 힘들진 않은데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 [5] 난비밀이좋아 2020-05-21 490  
55888 서로 다른 종교로 인하여 절교 [1] 총각남 2020-05-17 497  
55887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1] 총각남 2020-05-17 500  
55886 하고 싶은 일... 만만새 2020-05-17 283  
55885 반짝거림에 대하여.. 만만새 2020-05-16 304  
55884 ( ' - ' ) 인생은 니냐뇨 ~~ ♩ [8] 몽이누나 2020-05-12 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