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803


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


임경선의 신작 『다정한 구원』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보낸 행복했던 유년의 시공간을 호출한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돌아간 리스본행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다.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legacy)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다정한 구원』에는 자기 몫의 슬픔을 받아들인 채 묵묵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순정한 감격이 있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도 고통에 침잠하기보다는 찬란했던 그의 존재를 소환함으로써 그의 부재를 극복한다. 때로는 슬픔이 없으면 위로 역시 허락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지 모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기에 이 위로는 견고하다. 작가는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돌본 후에야 생()에 대한 감사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자연의 섭리처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리스본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러한 정서의 무대로 더없이 어울린다. 삶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노라는 마지막 다짐은 각별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다정한 구원』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다시 찾은 리스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수줍은 선의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온기는 여행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이 긴 여행과 여수(旅愁)에 비유되는 까닭을 임경선만의 고유한 어법으로 살핀다.

2005년부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써온 작가에게 여전히 자기 갱신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책은 삶 속에 숨겨진 각자의다정한 구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싱그러운 그해, 그 바다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이 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스스로 살려내기 위해 쓴 이야기구나, 싶은 책이. 이 글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다는 절박함이 드는 책이. 말하자면 『다정한 구원』이 그런 책이다. 그렇다 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여분의 기쁨처럼 느껴진다. 참 행복하다." _임경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 신작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1372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5] 캣우먼 2019-03-18 1798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3210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5825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7] 캣우먼 2017-01-23 49294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7181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92066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10022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31232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2919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8599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5121 10
55803 남자친구와의 다툼(취직문제) new 지니오유 2019-10-19 5  
55802 고민거리 야너두 2019-10-15 233  
55801 여러분들 지금 우리나라 지도층이 꿈꾸는 북한에 대한 헛된 망상을 ... [2] 윈드러너 2019-10-15 85  
55800 사귀자는 말을 안하네요.... [10] 20081006 2019-10-14 402  
55799 새록새록 아재요 어째요? 너의 다양성 박살나버렸네요? [8] 윈드러너 2019-10-14 183  
55798 연애 고민이에요 [5] 계란빵 2019-10-14 284  
55797 여기서 대깨문의 실체를 보게 될줄은 [2] 윈드러너 2019-10-13 166  
55796 내가 왜 답답해 하는지 모르겠네요. [8] 풀프 2019-10-12 363  
55795 골목길 그 치킨집 [1] 십일월달력 2019-10-10 232  
55794 올해 겨울 빨리온대요 만만새 2019-10-09 209  
55793 지나간 연인 [1] 20081006 2019-10-08 427  
55792 임산부배려.. [4] 얄로 2019-10-06 395  
55791 호박씨 까는 년들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키키코 2019-10-05 276  
55790 광화문 광장에서 봤던 '조국수호' 윈드러너 2019-10-05 157  
55789 요새 일과 느낌 만만새 2019-10-05 137  
55788 동호회에서 험담하는 사람에 대한 대응 [2] coincidences 2019-10-04 335  
55787 내일!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 토요일 같이 가실 분? 락페매니아 2019-10-04 258  
55786 사랑2. 만만새 2019-10-01 222  
55785 두번째 외도 [11] 가짜인생 2019-10-01 889  
55784 괜찮을거라고. 잘할거라고. [2] 유미유미 2019-10-01 283  
55783 삶의 균형찾기 20081006 2019-10-01 166  
55782 내려놓는게 이렇게 힘든건가요 !!!! (깊은빡침!!) [3] 몽이누나 2019-09-30 386  
55781 머리가 시키는 대로 했어요, [7] 여자 2019-09-30 571  
55780 ㅋㅋㅋㅋ 서리풀 축제 참가자가 어디로 간거죠? 윈드러너 2019-09-29 182  
55779 좋아하는거다 vs 마음에 없는거다 [3] 연탄길 2019-09-27 408  
55778 여자친구가 제가 오해를 많이 사는 편이라고 합니다. [7] HeyDa 2019-09-27 424  
55777 배려심이 부족한 남자친구.. [9] 김rla 2019-09-24 701  
55776 연애경험이 많은게 독이 되는것 같네요 [4] 호가든 2019-09-24 700  
55775 절대로...무조건... [2] drummy 2019-09-23 421  
55774 연애하고싶지 않은데 상대가 적극적인 경우 있었나요? [1] 20081006 2019-09-23 346  
55773 어딘가가 아프다, [1] 여자 2019-09-23 182  
55772 결혼식, 인맥 없어서 하기 싫어요.. [4] 그루트 2019-09-23 682  
55771 딱 반 만만새 2019-09-20 205  
55770 제 마음이 왜 이럴까요. 조언부탁드립니다. [16] 롤-OR 2019-09-20 843  
55769 권태롭지 않은 삶 [1] 20081006 2019-09-20 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