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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6번 출구요! 돌담길 산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운수 좋은 날이었는지,
친구 K의 평일 낮 시간을 뺏을 수 있었다.
 
경복궁 돌담길을 산책하면 좋을 것 같다는 K의 말이 나를 안심시켰다. 막상 얼굴 보자 먼저 내가 말했지만, 무얼 하면 좋을는지는 모르겠는 부산 사람인 나니까..
 
K는 미리 도착해서 커피 두 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나와 연락이 되지 않자, 잘 몰라 그냥 샀다며 라떼를 들고 있던 K. 배고픈 참에 나 안 그래도 라떼 생각을 해두고 있었는데!
 
K는 손에 든 라떼를 내게 건네주고, 남은 손으로 우리는 3년 만에 반갑게 악수했다.
 
"여기가요. 지금 정권 전만해도 통제되거나 심문이 있던 길이었어요."
 
놀란 눈으로 돌담길을 이리 보고 저리 보며 휙휙 거리는데, K는 가을에 여기 이길이 또 그렇게 예쁘다고 말했다. 대림미술관, 여인숙을 리모델링한 카페, 일인시위 피켓을 들고선 남자, 몇몇의 순경. 쉬이 조화롭지 않은 그 풍경들이 좋았다.
 
몇 개의 안부를 서로 나누었다. 홍대에 자그마한 작업실을 마련해 부산 떨고 있다는 그녀의 말풍선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어쩐지 왜 내가 그 사실을 기특해하고 있는 걸까..
 
"3년 전에 우리는 무슨 대화를 나누었던가요?"
 
나는 K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그때가 아마, 청와대 사랑채를 끼고 효자동을 지나, 북촌의 가장자리를 삼십분 남짓 걷고 있는 길이었다.
 
일일이 기억해 두기에도 K와의 대화는 너무나도 일상의 소식들이어서, 엊그제 만난 사람 같았다. 그럼에도 그 대화의 기억이 이번 서울에서 가장 좋아 이렇게 기록하여 남겨 둔다.
 
광화문 지하철역에서 다시 한 번 악수하고 우리는 다음에 또 보자 했다. K가 가방을 뒤적 거리다, 자신의 그림책이라며 선물한다. <나의 친구 J에게> 친구라 적어 놓은 말이 어쩜 이리 간결하고 곱게 느껴지는지.  
 
업무에 지쳐, 성과와 실적 이야기만 잔뜩 예민한 최근 이었는데.. 착한 사람 만나고 나니까 착하게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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