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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746

안녕하세요 러패 진짜 오랜만이네요 :)

오디오클립으로 임경선 요조의 교환일기 듣다가 감수성 넘치는 이 공간 생각나서 들렸어요 어제 고민이 하나 생기기도 했고요 ㅎㅎ


서른 넘으니 지나가는 사람의 수도 늘어나고 어쨌든 과거가 생겨나는데

SNS 상에서 다음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정리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남자친구랑 의견이 달랐어요


저는 전남친들과 찍은 사진이나 직접적인 멘트를 SNS에 게시하지 않아서인지, 헤어지고 친구를 끊을 뿐 함께 간 곳이나 먹은 것 따위의 사진을 정리하지 않아요

핸드폰에 있는 사진도 마찬가지이구요

내 추억이고 나를 구성하는 일부라고 생각하고 과거에 대해 무신경한 편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전 연애사를 알거나 과거 얘기를 들어도 별로 타격이 없고 존중해주는 편입니다 (사실 전연애얘기 들으면 현연애에 도움도 되고 재미있어요)

과거가 있으니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묘한 승자의 기분이 들기도 하고

지금의 우리가 좋으면 된거라 과거에 쿨한 것 같아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전연애가 연상되는 사진을 보는 것도, 보관하는 것도 싫다고 합니다

굳이 알아서 좋을 것 없는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가 끝나면 모든 사진을 지우고 SNS를 정리하는 편이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 충분히 존중합니다


문제는 제 SNS 계정인데요

저는 위와 같은 성격이라 제가 게시한 옛날 사진을 지우고 싶지 않고, 남자친구도 그렇다면 저와 굳이 SNS친구가 되어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게 되고 신경쓰게 되고 싶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는 SNS친구가 되지 말자 라고 어제 타협(?)을 했는데, 그러고나니 저는 남자친구의 옛날 사진도 보고 SNS를 통해 일상도 공유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게 아쉽기는 해요

영원히 나는 SNS친구가 되지 못하는건가 생각하니, 남자친구를 원래 알던 제 친구는 남자친구와 SNS상에서도 친구인데 여자친구인 나는 친구가 아닌게 좀 이상한 것도 같고


그렇다고 괜한 상상이나 오해가 생길까봐 꺼려진다는 남자친구에게 싫은 것을 우겨서 (내 계정을 정리할 마음도 없으면서) 하는 것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동안은 다 쿨한 남자들이었는지 둔한 남자들이었는지 이런 문제가 없었는데

어디까지 정리하고 어디까지 오픈하는 게 편한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 조금 답답한 것 같아요


요즘 러패 분위기를 모르면서 일단 작성해보았는데

좋은 생각 많은 분들의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찰랑소녀

2019.06.17 13:26:49

저도 글쓴이님과 비슷해요.  과거의 사진은 내 추억이기도 한데 헤어졌다고해서 굳이 지우거나 정리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걸로 지금의 남친이 불편해한다면 저라면 남친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지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이 소중하다면 따로 보관을 해도 되는건데 남친이 좋아지 않는걸 알면서 굳이 보이는 곳에 남겨둘만한 가치는 없는 것 같아서요. 물론 남친분과 sns친구 안하는걸로 잘 마무리가 되었다면 다행이지만 추후에 그걸로 남친이 기분 상해하거나 글쓴이님이 계속해서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본인의 기준을 상대에 따라 바꿔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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