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일주일중 4일만 영업을 하고 (심지어 주말은 토요일만 영업)
하루에 11팀만 받으신다는
경기도 청평에 아주 핫한 고깃집에 다녀왔다.
아침 10시에 예약전화를 연다기에 전화를 100통쯤 돌려서 간신히 예약에 성공했고
서울에서 2시간이 걸려 그곳에 도착하였다.
고깃집 테이블에 앉아있는 영광의 11팀의 사람들 얼굴에는 ‘나는 행운아야’ 라는 의기양양함이 가득했고
다들 고기를 기다리며 설레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추가 주문이 안된다기에 둘이 갔지만 4인분(무려 1kg)을 시켰고
20분쯤 기다렸을까…
연탄불에 75번을 구워 유산균이 가득해 하나도 부대끼지 않다는 고기느님을 영접하였고
입속에 넣으니 사르르 녹는 돼지고기의 기적을 체험하였다.
밥도 한공기 먹어주니 이곳이 천국인가 싶어서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딴길로 잠깐 새자면,
같이 일을 하는 아들이나 와이프가 작은 실수를 하면 호통을 치며 뚫어져라 매섭게 노려보시는 걸 보고
사장님 포스 쏴라있네~ 했지만
잔뜩 주눅들어 있는 식구들의 모습이 좀 안타깝고 맘에 걸려 오래 생각이 나기도 했다.
아무튼
사장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식혜를 후식으로 챙겨서 밖으로 나오니
비가 와서 차분히 가라앉은 공기에 조금 걷고 싶어졌다.
동네 고양이들과 인사하며
싱그러운 풀냄새를 맡으며 청평댐까지 구경 후 차에 올랐다.
오늘 한거라곤 돼지고기를 먹고 산책한 것 뿐인데 이렇게나 뿌듯하고 행복할 수가 없다.
뱃속에 가득찬 돼지고기와 함께 배를 두드리며 집에 간다.
월요일 하루를 더 쉰다는 생각에 그저 즐거운 나는야 n년차 직장인이다.
초반만 읽었을 땐 고기가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는 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ㅎㅎ 맛도 대박, 기분좋은 포만감도 대박이라니 저도 같이 맛있게 먹은 기분이 드네요. 요즘엔 먹을게 진짜 넘쳐나는데 진짜 맛있는 건 잘 없는 것 같고, 먹고나서 진짜 기분좋은 포만감도 드물죠. 글에서 행복이 느껴져 평화롭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