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 달은 19년 평생 중 가장 길게 느껴진 한 달 같아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니 학교도, 학원도 못 가고 집에 짱박혀 공부만 하는데 참 지루하고 재미없네요 ㅋㅋㅋ ㅠ
한 달 전에 심리적으로 참 힘들었을 때 여기 글을 올리고 댓글로 참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게 기억나 다시 들어와봤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정말 부정할 수 없는 게, 정말 당시엔 죽을 듯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졌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가족 사이에 결핍된 유대감을 다른 관계로 채우려 했던 것 같아요. 그 선생님에게 뭐든지 의존하려 들 때가
많았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했던 게 그 분을 어떤 가족같은 존재로 자꾸 투영하려 했어요. 그러니 예상치못한,
지극히 정상적인 선생님의 대답과 반응에 혼자 상처를 받아 힘들어 했던 거 같아요. 이전 글을 올릴 당시엔 거의 매일 침대에서
울고 비관적인 생각이 극에 달했었는데, 계속 아파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시 회복 되었네요. 이런 우울감에 극약처방 같은 게
없었기에 더더욱 나아가는 과정이 길게 느껴졌던 거 같기도 하네요 ㅎㅎ
이제는 좀 더 마음에 공간을 두고 살아요.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부모님을 이틀간 설득해 귀를 뚫었고, 공부를 하다 지치면
트위치 방송을 보기도 하고, 맛집 배달도 시켜먹기도 해요. 전에 제가 사랑한다고 글을 올렸던 선생님 생각은 가끔 하지만,
전만큼 자주 한다거나, 그 분과의 미래에 대한 공상(?)을 하진 않아요. 막 보고싶어서 미치겠고 문자를 하고 싶고 그런 충동은
거의 없네요 ㅋㅋㅋㅋ..
그렇지만 그 선생님을 아예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힘들 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시고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해
주셨고 지금도 그러신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제가 만난 선생님 중 가장 인간미 넘치고 따뜻하신 그 분을 어떻게
안 사랑할 수 있을까요 ㅎㅎ 하지만 그 선생님을 정말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 또 지금 당
장은 이 마음이 뭔지 확인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께는 한 달이 치열한 하루의 연속이었을 수도 있고, 최악의 한 달이거나 최고의 한 달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이번 한 달이 제 인생의 변곡점이었고, 또 정신적으로 조금은 성숙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 댓글의 말씀대로 인생
은 홀로 살아가는 거라는 잔인한 사실(ㅜㅜ)도 크게 와닿았고, 제 정신상태나, 과거를 돌이켜 볼 수 있었던 한 달이었어요.(흑역
사가 많이 생각나서 매일 밤 이불을 찹니다..)
성인이 되면 더 아픈 날들이 많아질까요?
많은 사람들, 특히 여기 계신 분들은 상처받지 않고 늘 여유롭게, 행복하게 사랑을 느끼시면서 사셨음 좋겠어요 ㅎㅎㅎ..
사이트 이름도 'Love'니까요!
ㅎㅎㅎ고3은 다시 떠납니다!
만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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