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어쩐지 이 게시판은 제가 꾸준히 책을 내는 한, 계속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튼 또(!) 책을 냈습니다. 장편소설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잊어가는)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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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부르는 이름>
한겨레출판, 2020
완벽한 모양을 했던 사랑의 날들과 더할 나위 없던 그 순간의 진심들
<가만히 부르는 이름>은 ‘어른들의 사랑 소설’이다. 그렇다면 ‘어른의 사랑’이란 뭘까. ‘나’보다 ‘너’를 연민하는 마음. ‘나’보다 ‘너’가 마음이 아프거나 상처 입을 것을 먼저 걱정하는 마음. ‘너’가 ‘나’의 마음에 보답해주지 못한다 해도 기꺼이 먼저 ‘나’를 내어주는 마음. ‘나’의 가혹함을 덜어내고 ‘너’의 취약함과 불완전함을 끌어안는 마음. 아마도 이러한 마음들이 다름 아닌 사랑의 감정일 것이다. 그것들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하고 아름다운 부분을 이끌어낸다. 그러니까 ‘어른의 사랑’이란 어쩌면 ‘아이의 사랑’과 다름없다. 겁도 없이 다가가고, 용기 있게 사랑하고, 상처를 온몸으로 떠안는 그런 사랑이다. 많은 것들이 불안하고 그 어느 것도 믿기 힘든 지금 이 시대에, 마음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어떤 ‘진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편, 20대, 30대, 그리고 40대의 세 남녀- 한솔, 수진, 혁범-가 보여주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넘어 세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저마다의 명징한 태도도 함께 보여준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직업인 ‘건축’과 ‘조경’이라는 직업 세계와 윤리의식에 대한 세심한 조사로 쓰인 문장들을 통해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해 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성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