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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불쑥

조회 165 추천 0 2020.10.11 14:24:41

멘탈이 약해질 때마다 러패는 잊고 있다가도 들어오게 되는 곳이네요. 

글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지고 정리가 되는 그런곳이요. 


오늘 새삼스레 또 생각이 나서 들어왔고, 가입년도를 보니 

참 오래되었네요. 

가입 후 한동안은 정말 매일 들어와서 글들 보면서 마음 다잡고 위로 받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ㅎㅎ


적지 않은 나이이고 미혼이예요. 얼마전 오래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나이에 구애 받지 않으려고 해도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남들 시선, 독립적이지 못한 성격탓에 , 자책하고 멘탈이 약해지는 주기가 오면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지금 있는 사업부는 초기때부터 합류해서 대외적으로 고객사들을 상대하는 업무였어요

일에 치이고 외부에 치이고 내부에 치이고 10년만에 손 들고 

타 사업부로 이동을 했어요.  

앞이 도저히 안 보이더라구요. 차라리 워킹데드처럼 생존만이 중요한, 

세상이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이동한곳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던 곳이였던 탓에 중간에 엎어졌고

그 전에 기존에 있던 사업부 중 운영 파트 리더에게서 오퍼가 왔어요 


운영 업무였고 이제는 나이도 있고 새로운 곳 보다는 알던 곳으로 가서 

머리안쓰고 편하게 있으면서 앞으로 뭘 할지 생각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OK를 해서 이동을 했습니다. 

네. 나이브한 생각이었죠.. 그 사람이 절 부르는 이유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 파트에 본인을 위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자기편. 

그냥 일이 많으면 같이 야근하고 밥 먹어주는, 

온전히 자기 사람이 없고 본인과 사이가 안좋은 어린애들만 있었던 상황이었죠. 

사업에서는 그 사람 고생을 덜으라고. 맨날 혼자 야근하고 아프는 그 사람일을 

나누라고 사업을 아는 절 다시 찾은 것이구요. 


그 사람은 저보다 6-7년 정도 연배가 위이고 본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실무를 아직까지도 본인이 다 합니다. 

본인이 다 앞단을 정리하고 그 이후 업무만 밑으로 내리죠. 

1에서 시작해서 10이 끝이라면 저는 3-4단계쯤만 하더라구요. 나머지는 그 사람이 정리하고. 


이야기를 해봤어요. 전체 운영 프로세스를 알려주고 그 흐름속에서 제 업무를 나누고 

파악하도록 가르쳐 달라고.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의 이유를 알 수 있도록. 


모르는 걸 정리해서 오히려 본인한테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인수인계 방식의 차이일 수도 있으니. 

제게 맡겨진 업무만 정리해서 해당 업무 앞 뒤를 매뉴얼화 해서 한번 정리해달라고 했습니다. 

답이 없어요. 

그러는사이 어영부영 벌써 10개월이 흘렀습니다. 그 중간에 몇 번 이야기를 해봤어요. 

정리가 힘들면 적어도 맥락과 히스토리라도 알 수 있도록 최소한 메일 공유, 참조라도 해달라고. 

해주긴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일부. 


10여년간 본인 혼자 업무를 해왔기에 사업부의 운영 관련 모든 업무는 그 사람에게 초집중되어 있고 

사람들도 그 사람만 찾습니다. (같은파트 여직원들은 항상 어린 계약직분들만 있어왔습니다)


10개월 동안 뭘 했나 싶어요. 몇 번 이야기해봤으나 저한테 넘기는건 3-4단계의 일일 뿐이에요

일 숫자가 늘어나지만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아무생각없이 편하게 있을 수도 있어요. 지금 같은 상황이면 전 일도 편하고

책임질 게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데 불쑥불쑥 

제 업무의 독립성, 주도성이 없다보니 모든 스케줄을 그 사람에게 맞춰야 하고

(함께 야근은 물론이고 밥먹으러 가는 시간 조차)


점점 바보가 되는 것 같아요. 나름 주도적으로 고객사 관리하고 책임지며 10년동안 일해왔던 나인데, 


어차피 내가 신경쓸 일 아니다 싶은것들이 쌓이다보니 점 점 실수도 많아지고. 

그 사람한테는 점점 화가 나고. 맘 비우고 편하게 있자 싶다가도 이건 아니지 않나 오락가락이 수십번이네요. 


사람들 시선도 신경쓰이구요. 쟨 그래도 시조새로 불리는 사업 경력자인데 

아무것도 모르네- 라고 하는 것만 같은 


이제는 어떻게 업무를 넘기고 나눠달라고 해야하는지 조차 감을 잃어버렸어요. 

처음 왔을 때는 50개의 업무 카테고리가 있으면 25개를 아예 손 떼서 나한테 넘기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과연 그게 맞을 까.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냥 넘기는 거 하나둘씩 하나보면 전체를 알 게 되는 프로세스가 맞는것 아닐까. 하는.  


사업부내에서 점점 그 사람의 부속품처럼 되가는 제 입지가 싫고 스트레스예요. 

사람들도 저한테는 의견을 묻지 않아요. 

성격이 순응하는 스타일이예요. 호불호가 강하지 않아서 웬만한건 그냥 이해하고 받아들인달까.. 

나쁘게 말하면 강하게 주장을 하지 않고 사람을 맞추는 거죠. 

기분이 다운되다보니 다른 사람들과도 점점 이야기 하기 싫어지고, 그러면서 또 고립되는 건 싫고.. 


지금이 또 시기적으로 멘탈이 약해지는 시기라서 또 이러나 싶고.. 


내일 가서 제 심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 업무분장 이야기를 다시 꺼내볼까 하지 말까

계속 오락가락 하네요.

뭐가 맞는 걸까요


사회생활을 이렇게 해도 아직까지도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 ㅎㅎ  










나리꽃

2020.10.12 16:20:42

정답은 없어요. 

부서 배치를 처음부터 모르고 오신 것도 아니고, 업무를 너무 대략적으로 적어놓아서, 나눠서 줄만한 일인지, 아니면 나눠준다고 해서 나눠준 사람의 입지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아닌지..

어떻게 생각하면 엄청 나이브 하신 거에요. 자기 목숨줄이 걸려 있는데, 그런 일을 인수인계라고 해서 나눠주겠어요. 

저도 비슷한 케이스를 본적이 있는데, 사수와 대신 일하러 들어온 사람들은 갭이 상당했는데, 지금 말해주시는 케이스와 완전 같았어요. 

천천히 장기전을 각오하시던, 다른 부서로 가시던 그건 본인 선택입니다만 안눠줄 일을 나눠달라고 하시지는 말길 바랍니다. 

이십춘기인가

2020.10.13 05:45:30

말씀하신대로 본인 입지때문에 일을 끌어안고 해왔던 스타일이예요. 헌데 제가 이동할때 본인이 한 이야기와 팀장의 목적은 일을 나누라고 한거였고, 대외적으로 한이야기와 달리 속내는 저도 알고 있었기에 바로 일을 넘겨줄거란 큰 기대는 없었어요.
일단 사람 먼저 맞추자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왔는데 이런 상태론 1년이 더 흐른다고 상황이 달라질것같지 않고 스스로 화만 쌓이는 상황이었거든요
오늘 그냥 말을 했어요. 감정에 접근해서 답답하고 이 업무라면 굳이 내가 존재하는게 맞나라는 생각들..
일을 알려준다고 하네요. 내년부터 업무별로 안그래도 나눌 생각이었다고. 어느선까지 분장을 생각하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해보면 정할 수 있겠지요.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두 속은 편하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나리꽃

2020.10.13 15:15:18

그리고 한가지 팁이랄것도 없지만 그냥 시간 되면 퇴근하세요. 그 사람한테 맞추지 말고요.

뭐랄까? 그 분이요. 그냥 회사 남아 있는 것을 즐기시는 분 같아요. 내가 일이 많아서 늦게까지 야근한다 이 모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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