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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995

이야기

조회 306 추천 0 2020.12.03 17:05:29
남자는 머리가 아팠다.
어제 고국에 있는 누나에게 전화를 해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고 외국인이라고 털어 놓았는데 누나의 첫 마디는 '너 미쳤니' 였다.
알고 보니 가족 모두가 이미 결혼할 상대와 혼사를 모두 준비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최근 들어 계속해서 남자에게 귀국을 종용했던 것이다.
어머니께 말씀 드리기 전에 누나에게 먼저 털어놓은 것도 결코 응원을 기대해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충격적인 사실에 남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어머니께 말하는 건 너의 자유인데 언제 전화할 건지는 알려줘. 나랑 여동생이 어머니 곁에 있어야 될 것 같으니'
누나는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최근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남자가 사실대로 말하고 혼사를 거부하면 충격을 받을 게 분명했다.
몇 시간 후 남자는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정적인 소식을 접한 여자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어차피 우리를 허락해 줄 가능성이 없다면 어머니께 말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겠네'
남자는 애써 외면하려던 생각을 여자가 꺼내자 내일까지 고민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badguy

2020.12.05 03:22:38

결혼은 남자가 하는겁니다. 

건강이 안좋은 어머님이 하시는 것이 아니고,

화가 난 누나가 하는것도 아니죠.

여자와 2/3 이상의 인생을 함께할 사람도 남자입니다.

남자는 평소에 가족으로부터 그다지 신뢰가 두텁지 못한, 여전히 애같은 사람인것 같습니다.

가족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는 단단한 사람이라면, 

본인을 대신해서 가족이 남자의 혼사를 진행하지도, 

그남자가 결혼하려는 여자의 국적 때문에 함부로 반대하지도, 

남자 또한 거기에 흔들리지도 않을테니까요. 

본인의 선택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가족을 설득할 자신감도 없어서 

여자에게 쪼르르 가서 부정적인 소식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것이 아닐까요. 

단단한 남자라면, 그대로 전하기보다는 

'조금만 기다려줘. 의논하고 있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뿐이야.' 정도로 얘기하지 않을까요?

자신을 강력히 반대한는 남자의 가족.  

여자는 그와 마침내 결혼을 한다하더라도, 그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다가갈수 있을까요?

또한 자신의 의지와 달리 가족에 의해 진행된 그 혼사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길게 보세요. 당신은 어쩌면 아직 덜 성숙해서, 두사람 중 누가되었건 불행을 안겨주는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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