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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5,949

주말

조회 535 추천 0 2019.03.25 02:14:42

요즘 따릉이를 많이 타고 다닙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따릉이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에요

애칭이아니라 그냥 그 시스템? 서비스? 명칭입니다.

어릴때부터 원체 자전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타고 다닐 일이 없어서 잊고 지냈는데

만나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마음이 뒤숭숭해서 집에 있자니 답답하고 따릉이가 생각 나서 무작정 빌려서 타봤습니다.

생각보다 자전거 상태가 좋습니다. 마구 달리고 했죠

첫 날은 진짜 엉덩이도 넘 아프고 허벅지도 땡기고 그랬어요 

이주차즘 된 지금은 이제 뭐 아픈곳 없이 잘 타고 다닙니다.

지금 덕분에 사는 동네의 지리를 많이도 외웠어요 그동안 지낸 8개월의 동네보다 이번 이주간 겪은 동네가 더 넓고 깊습니다. 

그런데 초행길은 생각보다 자전거가 걷는 것 보다 빠르지 않아요. 지도를 계속 보고 있을 수 없으니까 길도 잘 잃다보니까 그런거 같습니다. 원래 제가 길치가 심하긴 합니다ㅋㅋ 걸어다녀도 지도 안보고 있으면 잘 잃어버려요 길을 그래서 친구들하고 약속을 해도 꼭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화를 당하고 했습니다. 

음 이쯤 되면 자전거를 하나 사야되나 고민해봤는데 사고 나면 관리도 해야하고 고장나면 수리도 해야하고 또 겨울엔 안타니까 집안 한구석에 잘 모셔놔야 하고 내가 뭐 타봐야 얼마나 타겠나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그냥 쭉 타고 싶을때만 따릉이 빌려서 탈려고 해요 요즘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니 주말이 너무도 깁니다.

특히 이번주는 유독 약속도 없고 일찍도 일어나는 바람에 좀 쓸쓸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아프지도 않은 곳 일부로 병원도 가보고요 밥도 밖에서 혼자 사먹구요 그래도 아직 오후가 한참이 남았길래 

또 따릉이를 빌려서 겁나 달렸습니다. 한 두세시간 탄거 같아요 한강 타고 달리다보니 벌써 텐트가 엄청 많더라구요 아직은 좀 추운데 청춘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리는 도중에 남산이 유독 눈에 띄길래 함 가볼까 하고 한강을 빠져나와서 남산 타워보고 달리는데 가도가도 끝도 안나고 자꾸 경사는 높아지고 이제 자전거 페달 밟는것도 힘들고 그래서.. 그냥 정차 시키러 갔어요. 가까운곳에 따릉이 두는 곳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자전거를 두고 두발로 걷는데 정말 다리에 힘이 팍 풀리더라구요. 남산같은곳을 오를거면 충분히 각오를 다지고 운동도 좀 하고 좋은 자전거로 좀 바꾸고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목적지는 정했으니까 가긴 가야겠다 싶어서 순환버스 타고 남산타워에 올라갔는데 우리나라 진짜 야경 무지하게 멋지더라구요 오늘 유독 미세먼지도 없어서 야경이 굉장히 선명했습니다. 그 전망대 비슷하게 난간이 딱 있는데 

거기 앞에 서서 불빛들 보니까 풍덩 빠질것 같은 기분이랄까 뭐 괜히 심장 두근 거리고 그랬어요 뭐 이런 기분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생기는 거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번 주말은 뭐 이렇게 보냈습니다. 오늘 좀 자전거를 타며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과연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사랑받을 만한 존재이긴 한걸까 하는 고민도 했구요 세번의 연애가 모두 2년 언저리에서 끝났다는건 저의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느꼈습니다. 주변에 장기 연애자들과 또 이런 저런 대화를 많이 해봤는데. 더 그렇게 느껴져요 제가 좀 문제가 있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고칠 방법이 떠올르질 않아서.. 뭐.. 그렇네요 아무래도 지금은 여유 시간에 자전거 좀 타며 생각 정리좀 해야할 것 같아요.

아참 어릴떈 자전거를 타면 차도건 인도건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걱정없고 무서울것 없이 달렸는데 이제 골목만 보여도 옆에 뭐 나오는거 아닌가 무섭고 인도로 다니면 사람들이 불편해 할까봐 무섭고 횡단보도 건널 때면 차가 갑자기 나올까봐 무섭고. 내리막은 그냥 무서워요 이제 그렇더라구요 완전 쫄보가 다 됐습니다. 넘 늦었네요 일상 대화를 할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런가 이런 저런 얘기 담고 있던 생각을 다 적고 있었어요. 

모쪼록 좋은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만만새

2019.03.25 15:34:25

아~그 02번 노란색버스요?? 일상대화할 사람 없어서 이모냥, 다시 나타나시길ㅎㅎ

십일월달력

2019.03.26 12:52:22

퍄퍄. 좋은 일상글 잘 읽었습니다. 서울에 친구가 여럿 있는데 게 중 하나가 따릉이를 타고 출근한다 하더라고요. 읭? 따릉이? 고 귀여운 이름은 뭔고 했었는데 사진으로 몇 번 봤어요. 따릉이로 마음 잘 추스리시구요!

(짧막 길막 오르막 내리막길 같은 즐거운 연애 -다시- 잘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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