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495

아버지와 나..

조회 2753 추천 0 2002.05.05 22:51:57
  

- 아버지와 나 -  



***'아버지와 나' 라는 신해철의 노래가사 입니다.
왠지 눈물이 핑도네요~~~ -.-;

아주 오래 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정열이 있었고,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 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창공을 날으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 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듯 그의 모습을 닮아 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 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2002.05.06 02:41:17

.....

佳 人

2002.05.06 02:45:35

연주도 아주 훌륭합니다.
제 유년시절 넥스트의 테잎이 늘어나도록 들었던 곡.
아버지에게 돌아가는 길이.....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Shion

2002.05.06 13:50:48

교주님은 언제 다시 돌아오실런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캣우먼>오늘 오후 2시에 네이버 생중계 LIVE합니다. 캣우먼 2018-12-06 434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1289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3563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6900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4886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9741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7834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9040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0816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6496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2976 10
825 헤어진 남친에게 꿔준돈을 어떻게? [10] 윤정 2002-07-09 3574  
824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3] Shion 2002-07-08 2187  
823 벌조심!! [2] 하루키송 2002-07-06 2429  
822 이런 남자라면 당장 헤어져라.. [6] bada 2002-07-05 4071  
821 마님되는법.? 박진혁 2002-07-04 2878  
820 세상이 가르친 진실1 [2] 최수현 2002-07-04 2602  
819 어느 것이 진실이든 Shion 2002-07-04 2587  
818 지난 5월의 중국여행기1 -인천에서 대련까지 하루키송 2002-07-04 3757  
817 반가운 녀석의 전화 하루키송 2002-07-03 2521  
816 어..이런.. 우하. 2002-07-03 2515  
815 부산여행기 [5] 하루키송 2002-07-01 2325  
814 이 글이 사실일까요? [3] love_holic 2002-06-30 2251  
813 FOREVER WORLDCUP~ [1] 최수현 2002-06-30 2369  
812 월드컵은 끝났다...하지만... [1] Shion 2002-06-30 2243  
811 로망스 side effect [5] babe 2002-06-30 2116  
810 누구든 아무말이라도.... [4] 여울목 2002-06-29 2397  
809 반가운 메일 하루키송 2002-06-28 2926  
808 대한민국 그 이름을 빛나게 하는 이들을 위하여 [2] 샐리 2002-06-27 2396  
807 wonderful korea~! [3] 최수현 2002-06-26 2585  
806 그냥.. [1] 박진혁 2002-06-25 2288  
805 히딩크와 그들... [4] slpndol 2002-06-25 2279  
804 드라마 보면서 우는 남자 [3] 사월 2002-06-25 2121  
803 냄비인가 휩쓸림인가? [6] 하루키송 2002-06-24 2051  
802 김남일선수의 일화들 [7] 야아옹 2002-06-24 2511  
801 이것 또한 우리 대한의 얼굴 입니다.<펌동> [2] 佳 人 2002-06-24 2602  
800 안면도 꽃지 佳 人 2002-06-24 2672  
799 펌. 한국전 스페인팀 작전회의 love_holic 2002-06-23 2360  
798 그대 믿을수 있는가? [2] 최수현 2002-06-23 2598  
797 내가 못된건가..다행인건가..챙피한건가.. [4] 우먼 2002-06-22 2513  
796 삶.. [1] ingcho 2002-06-21 2353  
795 어머니 [1] 최수현 2002-06-21 2515  
794 요즘만 같다면..^^ [1] 박진혁 2002-06-21 2503  
793 long time no see~ [5] 佳 人 2002-06-21 2571  
792 아무래도 깃발 잡아야 할듯.. [5] bada 2002-06-20 2194  
791 하루키...백수탈출하다... [3] 하루키송 2002-06-20 2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