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800


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


임경선의 신작 『다정한 구원』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보낸 행복했던 유년의 시공간을 호출한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돌아간 리스본행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다.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legacy)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다정한 구원』에는 자기 몫의 슬픔을 받아들인 채 묵묵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순정한 감격이 있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도 고통에 침잠하기보다는 찬란했던 그의 존재를 소환함으로써 그의 부재를 극복한다. 때로는 슬픔이 없으면 위로 역시 허락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지 모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기에 이 위로는 견고하다. 작가는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돌본 후에야 생()에 대한 감사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자연의 섭리처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리스본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러한 정서의 무대로 더없이 어울린다. 삶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노라는 마지막 다짐은 각별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다정한 구원』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다시 찾은 리스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수줍은 선의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온기는 여행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이 긴 여행과 여수(旅愁)에 비유되는 까닭을 임경선만의 고유한 어법으로 살핀다.

2005년부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써온 작가에게 여전히 자기 갱신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책은 삶 속에 숨겨진 각자의다정한 구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싱그러운 그해, 그 바다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이 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스스로 살려내기 위해 쓴 이야기구나, 싶은 책이. 이 글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다는 절박함이 드는 책이. 말하자면 『다정한 구원』이 그런 책이다. 그렇다 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여분의 기쁨처럼 느껴진다. 참 행복하다." _임경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 신작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1417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5] 캣우먼 2019-03-18 1858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3248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5876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7] 캣우먼 2017-01-23 49345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7223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92118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10090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31266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2966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8643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5169 10
1130 신기해요^^ [11] 이누 2002-09-18 1997  
1129 캣우먼과의 인터뷰 모모 2002-09-18 2381  
1128 <Catwoman>새로운 발견 [15] 캣우먼 2002-09-18 3170  
1127 ^^ [16] kkoma~♡ 2002-09-18 1997  
1126 쪼잔왕자 [4] 최수현 2002-09-18 2135  
1125 친구가 좋아.... [9] 보리 2002-09-18 2063  
1124 아~가을 [5] slpndol 2002-09-18 1861  
1123 내가 feel을 느꼈을때 [5] lookcat 2002-09-18 1995  
1122 나쁜 기억 [6] 꿈꾸는사람 2002-09-17 1914  
1121 결혼, 왜 하니? [6] may 2002-09-17 2073  
1120 친한사이 [11] slpndol 2002-09-17 2009  
1119 술.. 인생.. 주절거림.. [6] Rosemary 2002-09-17 2034  
1118 사랑하는 것과 사랑해 보는 것 [1] kkoma~♡ 2002-09-17 2067  
1117 - 내가 버려야 하는 것들 - [4] 리유 2002-09-17 2049  
1116 이제... [3] kkoma~♡ 2002-09-17 2015  
1115 Be My Love.. [5] SKY 2002-09-17 2182  
1114 가끔은.... [2] 작자미상 2002-09-17 2015  
1113 내게 거짓말을 해 봐 [33] may 2002-09-17 2370  
1112 hey! catwoman에 글은 어떻게 올리나요? [2] 니나 2002-09-17 2047  
1111 엉뚱한 상상 [1] 작자미상 2002-09-17 2054  
1110 즐거운 회상 [1] 작자미상 2002-09-17 2055  
1109 제대로 된 놈 좀 보내주세요...네?? [23] kkoma~♡ 2002-09-17 2194  
1108 선수라.. [2] AssassinShark 2002-09-17 2177  
1107 미묘한 감정 조절 기능의 98% 회복 8dnjf 2002-09-17 2112  
1106 나 항상 그대를 love_holic 2002-09-16 2102  
1105 긴장 해제 전... [6] love_holic 2002-09-16 2026  
1104 슬픈생각... [1] 월령 2002-09-16 2065  
1103 술 예찬 [6] 별무덤 2002-09-16 2434  
1102 나만의 선수 만들기 [19] 최수현 2002-09-16 2538  
1101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3] 야아옹 2002-09-16 1999  
1100 헤어짐.. 그 후 행동... [3] 리유 2002-09-16 2104  
1099 죽여버리고 싶었다..... [12] 크하라 2002-09-16 2681  
1098 꼭 한번만 더.. [5] 최수현 2002-09-16 2084  
1097 미묘한 조절기능의 상실 [1] 8dnjf 2002-09-16 2248  
1096 오랜만이 군요.. [2] AssassinShark 2002-09-16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