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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969

논쟁적 이슈들

조회 8624 추천 0 2007.12.30 13:59:26
출산한지 어느덧 5일째다. 하루하루 참 정신없었다. 엄청나게 하이한 기쁨과 더불어 한 가지의 신체적 고통은 곧이어 또 다른 신체적 고통으로 대체되며, 기본적 수면부족과 더불어 몽롱한 트랜스 상태에서 산후조리를 맞이한다.

그나저나 일련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깊게 느끼는 것들이 있다. 정말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올 정도로 논쟁적 이슈들을 가진 거라는 점. 그리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곧잘 일관성이 없을 수 있다는 것. 생명을 다뤄서 그럴까? 주로 실리주의  vs 자연주의(도덕주의?)의 문제였던 것 같다.

가령, 내가 크게 고민한 몇 가지-

1. 양수검사 하나마나 - 즉 기형아라 해도 낳아 기를 것이냐의 문제. 나는 양수검사 거부했다(즉 운명 받아들이겠다는 입장) 다행히 아이가 오체대만족으로 나와 신에게 감사하지만 과연 그 때 엉엉 울면서 남편과 다짐했던 것이 과연 정말 우리의 용기였을까도 싶다.

2.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 이것도 꽤 고심했다.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자연분만을 관철시키느냐, 왠지 숭고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도덕의식에 젖지말고 나에게 있어서 안전하고 실리적인 선택을 하라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제왕절개술을 선택했다.

3. 모유수유  vs 분유수유 - 이 문제도 꽤 장난아닌 이슈인 것 같다. 특히 지난 이틀 나는 유방통과 모유수유의 어려움을 겪으며 정말 제왕절개수술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들었다. 부어서 딱딱해진 가슴을 풀려고 마사지 받을 때는 소리지르며 울고 하룻사이에 5차례의 고문의 시간이 있었다. 정말 '고문'이 따로 없었다. 다행히 지금 조금은 나아져서 이렇게 여기 글도 쓰고 있지만 가끔 '분유 먹이시면 안되요'라고 모유수유 찬양론자가 노려보면 그들의 가슴을 분질러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순간 든다.

즉 위의 이슈들은 여자로 태어나서 느끼는 막연한 '죄의식'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왠지 자연분만 해야 할 것 같고 모유 먹여야 할 것 같고, 하는 강박감. 그리고 내심 뭔가를 거부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 실망하기도 하고 '내가 우선적으로 행복하고 흡족한 초이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아기를 키우면서 앞으로도 그런 '왕건이 고민거리'들이 더 많이 생기겠지?

출산 후 첫 글을 '현대적 제왕절개술의 사사로운 모든 것'을 써줄까 하다가 하두 젖탱이들이 아파서 군소리 해봤습니다. 아참, 딸아이 이름은 '윤서'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꽤 귀엽게 생겼네요. 빨리 유아용 리바이스 501청바지를 입혀주고 싶습니다.  


raeng

2007.12.30 16:30:59

오 언니 제 의견을 따라주셨군요 (그것만으로 결정하셨을리 없지만 그래도 왠지 기뻐요) 흐흐흐 정말 축하드립니다:)

Terry

2007.12.30 20:09:55

고생했오^^ 윤서,,이름도 맘에 든다.
언니가 이런류의 경험글을 많이 올려주길 바라는건, 미혼인데 왜일까..흑

era

2007.12.30 20:48:23


젓몸살로 고생 많이 하셨군요...
아가가 빨아주면 괜찮으니 힘내셔요

동화속나라

2007.12.30 22:56:14

앗 드디어 켓우먼님이 무사히 출산을 하셨군요 ^^ 완전 축하드려요~ 제 친구들도 젖몸살이 심한 사람들은 죽을듯한 고통을 호소하던데 ........아직 미스인 저로서는 그것이 어떻한 고통인지 모르지만 ...마냥 존경스럽습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그전의 결혼의 프로세스 모두를 ^^

캣우먼

2007.12.31 00:32:10

산후조리원에서 럭셔리하게 늘어질 줄 알았는데 왠일이니 2,3시간에 한번씩 24시간 풀가동해서 젖을 짜야 하는 젖소부인 생활이야. 중간에 열라 사료를 먹이기도 하고 가끔 질 좋은 젖을 위해 토막잠을 재우기도 하지. 난 나중에 시골길 여행가다가 암소떼라도 만나면 반갑게 악수를 청할 거야. 내가 니 맘 다 안다고.

콩두

2007.12.31 08:38:37

2.'안전한 만남'보다 더 우선적인 가치는 없죠.
3.'모유수유'는 아기를 먹여살리는(영양, 사랑) 목적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
출산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목적과 방법을 헤깔리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자연육아법을 실천하려 최대한 애쓰고, 상황에 따라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미경험자는 편하게 얘기하네요.
수술하면 회복 느리고 많이 아프다는데 힘내시구요.
이렇게 일찍 글을 읽게 되어 반가워요.^^
아기로 인해 인생 3막이 열린 건가요?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고생하셔요.

반짝반짝

2007.12.31 08:49:22

축하해요. ^^

tthat

2007.12.31 08:58:57

언니 고생많았어요. 근데, 난 왜 걱정이 앞서는지--출산한지 얼마 안되서 타이핑 치면 손목 나간데(표현이 좀 거칠지만, 이 아침에 머리가 안굴러가는데 어쩌겠어)

pali

2007.12.31 11:09:22

에고 그렇다고 catwoman이 cowwoman이 될 순 없습니다 영원한 catwoman으로 남으소서

Ashley

2007.12.31 11:31:53

1. 양수 검사에서 AFP수치가 높아져 있어도...정상 아기 태어날 확률도 많음
2. 특별히 제왕절개 했다고 애기가 성품이 나쁘거나 삐뚤어진 애가 나올 확률? 있기나 한건지..
3. 분유값이 장난 아닙니다. 근데 우리 나라 사람들이 종전에 해외에서 광우병 돌 때, 그 나라에서 만들어진 수입 분유 떡하니 애들 먹이고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는 태도로 애들을 대할때 난 좀 실소가 나왔음

부모의 죄의식을 자극해서 헌신해서 키운 애들보다 그냥 네 밥그릇은 네가 태어날때 차고 나왔단다..라는 태도로 키우면 애들이 훨씬 괜찮게 클거 같은데
..물론 개인적인 생각

참...글고 정말 관절이 나갈 수 있으니....살살 사이트 관리하시오~

헬로

2007.12.31 11:57:38

아, 이름 참 이뻐요 윤서.

qingquan

2007.12.31 13:48:05

축하드려요~ ^^
전 정말 죽을 거 같아서 수술시켜 달라고 빌었는데 의사가 끝까지 자연분만을 관철시켰어요. 마지막으로 힘주라고 할 때는 의사한테 달려들고 싶었는데 낳고 나서는 뭐랄까..아주 시원하다는 느낌...아기가 나오고 나서 의사가 배를 만져주니 뱃속에 있던 것들이 모두 쏵~ 빠져나나더라구요.
언니는 제왕절개를 했는데 수술했을 때의 장점도 꽤 있던데요. 전 애기낳고 나서 어깨가 떡 벌어지는 현상이...
분만 당시 모든 관절이 다 늘어났다가 이후 다시 모아지는데 예전만큼 100%회복이 안되더라구요. 근데 언니는 아기 낳기 전의 골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 말로는 수술할 때는 관절의 이완이 없으니까 그렇다는데 그게 제일 부러움...

글구,,,다 아시질도 모르겠는데 조리하실 때 계속 반듯하게 눕지만 마시구요, 가능한 많이 엎드리시고 양옆으로 돌아가면서 누우시는 게 좋아요. 아기가 빠져나가고 자궁이 다시 자리를 잡는데 자궁이 뒤쪽에 자리를 잡으면 생리통 등이 심해진다네요. 그래서 가능한 앞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그 정도의 희생과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그저 감사하고 기쁠 수 있다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실 수 있게 된 거 정말 축하드려요.
(사실 시시각각 계속 이와 같은 경이로움에 차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꽁치

2007.12.31 14:01:18

윤서라니 이름 너무 이뻐요 완전 로망의 이름이야ㅜㅠ 캣우먼님 무사히 출산하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캬라멜푸딩

2007.12.31 14:09:36

예쁜 이름이네요. 이렇게 글 쓰고 계신 걸 보니 경과도 순조로우신 듯하고요. 주로 눈팅만 하다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로그인 했습니다. 축하드려요~~

첸첸

2007.12.31 14:36:38

순산 정말~~축하드려요. 저는 하루하루 날이 다가옴에 따라 두려워 떨고 있거든요. 지금으로써는 이 어려운 일을 다 장하게 해내신 캣우먼님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용!

chatchat

2007.12.31 16:29:57

몸조리 건강하게 잘하세요 ^^
아기 이름은 부르기 쉽고 예쁘군요 ^^

갈매나무

2007.12.31 20:57:13

딸아이 이름이, 마치 신경숙 소설 여주인공 느낌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캣우먼님 밑에서 자란 딸은, 뭐랄까, 독특하면서도 근사한 여성으로 자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라라라

2008.01.01 19:42:50

애 낳으면 골반 넓어진다는 건 알았는데
어깨까지 넓어진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저는 회원들한테 골반조이기 운동만 시켰거든요.
(이래서 경험이 필요해 ㅠ ㅠ )
여러가지고 배우고 가네요.
반면, 제왕절개하면 어떤 부위 위주로 시켜야할까
또 골몰하게 되네요.
언니 몸 건강히 순산하셔서 정말 기뻐요!! ^^

고양이 아들

2008.01.01 22:13:36

많이 늦었지만 캣우먼님 축하드리고 계속 수고하세요^^
고민하는 만큼 기쁨도 충만하시길

Apfelbaum

2008.01.04 09:11:08

캣우먼님, 축하드리고 고생 많으셨어요!
제왕절개와 모유수유에 대해 좀더 길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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