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를 키우면서 저의 어릴 적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요
엄마와 아빠는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분이었고 바쁘고 어린 우리에게 화를 자주 내는 분이었어요
지금도 동생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제가 어른이 되고 나이가 많이 들었는데도 그 때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엄마는 손주를 너무 예뻐해요. 그런데 엄마가 오시는게 생각보다 기쁘지가 않아요
우리 엄마인데 내가 왜 이러지.. 자꾸 죄책감이 들어요
게다가 엄마가 몇 년 전부터 인지가 조금 떨어지세요. 치매까진 아니고 아주 살짝. 가족만 느끼는. 그래서 병원에 다니시는데
그래서 어려운 얘기는 이해를 조금 못하시고, 두 번 말해줘야 기억은 하세요
엄마 나름의 사는 방식이었고 엄마도 미안하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난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눈물이 나요
엄마에 대한 반갑지 않음, 엄마를 생각하는 것보다 내 가족을 생각하는 게 훨씬훨씬 많음에 대한 죄책감
이런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엄마가 아프면 어떻게 하지, 지금도 아프고 있는데 왜 난 엄마를 생각하는것 보다 내 아이를 더 많이 생각하지
엄마가 오실 때마다 복잡해져요
한핏줄인 부모자식 형제자매도 절대적인 관계는 없는 건데, 그동안 우리는 가족에 관한 한 너무 많은 세뇌와 강압된 교육 속에서 살아온 것 같아요. 가족 구성원이 그렇게 다들 완전한 존재들도 아니고 때로는 남보다 못한 가족도 있는 법인데(물론 님의 어머님이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왜 우리는 운명공동체로 무조건 묶어놓고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윤리에 치명적인 것처럼 단죄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내가 직접 낳은 내 자식이 더 땡기는 법이라고,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친구들이 말하더라구요. 내 아이(들), 내 남편이 첫번째 가족, 어쩔 수 없이 다들 이렇게 우선시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는... 글쓴님을 성실한 사회인이자 평범한 엄마로 키워주셨으니 역할을 다 하신 것이고, 다만 남은 기간 마음에 후회되지 않도록만 보살펴 드리고 함께해 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어떤 경우라도 회한은 남겠지만요.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아요. 이미 충분히 죄송해 하고 있는 것으로 효도하는 것 같은데요.
치매로 넘어갔을 경우 향후 삶의 질을 결정짓는 시점입니다.
제가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상당수의 자녀들이 이 시길 놓쳐버린 뒤
부모를 위한다며 요양시설로 고려장을 보내버리곤 하더라능.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많지만 십중팔구 부모의 처참한 최후를 방관하게 되어버리는 자녀들이 대부분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굉장하다 생각합니다.
어머니에게 닥친 문제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조금 간과하고 계신것이 아닌가 해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
노년기 부모의 변화에 그때그때 임기응변식으로 적응하려 애쓰다간 모든걸 잃을 수 있습니다.
전문의의 도움. 전문기관의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 좋은 세상.
지금 조금만 더 신경써도 함께한 추억을 늘일 수 있습니다.
십중팔구의 자세를 유지하다간 괴로운 트라우마만 늘여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