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여자고요
작년에 전남친을 통해 곤지름에 감염되었고, 당시에는 정말 충격이 컸고 절망적이었으나
여차저차 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괜찮아졌어요
처음에는 질 주위에만 곤지름이 났었고, 뾰루지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시간이 흘러 항문 쪽으로도 번져서 산부인과 및 항문외과에서 각각 제거수술을 받았습니다
항문에는 안에까지 번져서 하반신 마취 및 수술을 했었고, 하루 입원까지 했습니다
어디 말 할 데도 없고 죽고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현재는 재발 소견도 없고
얼마 전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니 정상으로 나와서 약간 안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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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죠
지금 조언을 구하고 싶은 건 가족들 및 보험 문제인데요
현재 가족과 떨어져 다른 지역에서 자취 중이고,
취업 준비 중이라 수입도 없기에 부모님 카드를 많이 사용합니다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할 때는 나름 적은 비용이라 가족에게는 비밀로 하고 현금으로 결제를 했었고,
문제는 항문병원 관련입니다
항문 곤지름 제거 수술을 할 때는 입원까지 해야되고 또 나름 큰 돈이니 부모님께 말은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차마 성병에 걸렸다고 말은 못 해서 치질수술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수술 후 부모님께서는 병원비를 환급 받으라고 진료 및 입원 확인서를 빨리 보험사에 보내라고 재촉하십니다
문제는 진단서에 병명이 성병성 사마귀로 나와있고...
저는 부모님 형제자매 중 한 분이 일하시는 보험사에 가입 된 상태 입니다 ㅜㅜ
그 말인 즉슨 제가 그 친척분에게 직접 진료 및 입원 확인서를 보내야 하는 거고,
그 분은 보험금 지급을 위해 제 병명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
아 정말 수치스럽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큰 돈이니 빨리 환급 받아야 한다고 몇 달째 재촉 중이시고
저는 죽어도 제가 곤지름에 걸렸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ㅜ
애초부터 치질수술 한다고 둘러대지 조차 말았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봤자 병원 가서 큰 돈 쓴건 카드 내역에 뜨니 어떻게든 아셨을 것 같긴 하지만)
정말 눈물만 나네요.....
눈 질끈 감고 보험 하시는 친척분께 성병 사마귀 수술 받았다고 말하고
절대 혼자만 알고 계시라고 당부드리면 괜찮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왠지 그렇게 되면 그 친척분은 평생 저를 성병 걸린 아이로 떠올리시게 될 것 같아 두렵습니다 ㅜㅜ
현재까지는 바쁘단 핑계로 보험사에 팩스 보내는걸 차일피일 미뤄왔지만
부모님은 계속 왜 빨리 환급 안 받냐고 화내시고 닥달하시고...
여러분 조언 좀 주세요
어떻게 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까요...ㅜ
성병은 아니지만 보통 실비관련 보험의 경우(맞죠..? 위의 의료보험이 아니고 실비보험 청구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인터넷에서 신청하거든요? 전화로 하면 팩스보내라해서 귀찮아서요. 근데 보험들었던 분과 그 보상관련자는 전혀 달라요. 소위 fc와 그 관리하시는 지점장이랑 손보부서는 위치조차 다른데요. 보상과는 본사에 있고요.. 차라리 팩스 보낼데가 없다고 그냥 인터넷으로 다시 직접 신청한다고 하세요(본인이름의 보험이 맞다면) 그냥 종이 사진찍어서(혹은 스캔떠서) pdf나 jpg로 첨부하게 되어있거든요.물론 팩스로 보내도 되지만.. 그럼 담당자가 따로 배정될거에요~
저는 친척분께 말씀드리고 비밀로 부탁할 바에야 어머니께라도 사실을 밝히고 집밖으로 그 얘기가 안나가게 하는게 여러가지 면에서 낫다고 생각해요. 부모 자식 사이엔 흉허물이 없지만 한 다리 건너가 천리라고 친척분이 아시는게 부모님으로선 더 힘드실 일이 될수도 있고 본인 평판을 위해서도 장기적 안목에서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감염경로가 드물게 성관계가 아닌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남자친구가 있었던걸 모르신다면 대강 둘러대시면서 나도 왜 그런 병에 걸렸는지 너무 당황스럽고 오해하실까봐 비밀로 할려고 했는데 보험청구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말씀드린다고 아빠는 모르시게 모녀가 뒷수습을 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 친척분에게만 비밀로 해달라고 말씀해보시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