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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427

수다 17.11.10.

조회 1011 추천 0 2017.11.10 14:53:27

ㄱ.

동네 횡단보도가 다 파헤쳐져 있다.

턱을 낮추는 공사이다.

일주일 째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 동네는 장애인 전동 휠체어도 많고, 자전거도 많고, 유모차도 많고

어르신들이 끄는 바퀴달린 유모차도 많다.

리어카도 있고.

그래서 턱은 옛날부터 낮아졌어야 했다.

지난 8월부터 발이 아픈 이래로 턱이 낮은 곳을 찾아 길을 건너다 보니

이 동네 턱이 높았구나.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예전에 일어났어야 하는 것이

지금 보수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ㄴ.

말린 무화과가 필요하다.

말린 무화과에는 다른 그 어떤 과일도 줄 수 없는 농축된 단맛이 있다.

인위적인 사탕이나 설탕의 맛이 아니고

청량감이 깃든 과당의 맛도 아닌

아주 찐득하면서도 든든해지는 단맛이 있다.

그러나 인근 마트에는 파는 곳이 없다.

 

기어이 버스 타고 두 정거장 가서

올리브 ㅇ 에서 파는 수입산 무화과를 사서 먹어야겠냐고

자문하고 있다.

 

필경....사러 갈 것이다.

 

ㄷ.

구각염이 생겼다.

비타민 B결핍이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리보플라빈이 많이 들은 음식 검색에 들어갔다.

시금치 계란 콩 ....어제 먹었던 음식이다.

반찬 가게에서 꼭 그렇게 골라 담았었는데

평상시 절대 안 사 먹는 것들을 사먹은 이유가 있었구나.

무의식적으로 나는 내 몸이 필요한 것을 고르고 있었다.

아..놀라운 몸의 신비여!!!

 

지식이 모자라면

직관이 채워주는..

 

ㄹ.

그래서 나는 어제 여기에 쓰다 말다 쓰다 지웠다를 반복하던

고민을 관통하기로 결단내렸다.

삶을 주변부에서 맴도는 것이 내 주요 문제이기도 하다.

관계가 소원해지면 거리두기를 하다가 나홀로 종결시킨다.

직업도 어느 지점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관통의 지점에 와서

멈칫하고 왜 여기 있어야하고 해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하느라

실제로 뭔가를 시작할 때 드는 tremendous한 에너지를 다 고갈시켜 버려왔다.

 

그래서 더이상 고민을 하기 보다는

그냥 몸으로 꿰뚫어 나가보기로 했다.

 

아니다 싶으면 잘 도망 다니니까..

그때가서 보기로 하고

일단은 부딪히기로..

 

내년에 제주도에서 안식년 보낼려고 생각했는데

그건 물건너 갔다.

또 공부하게 생겼네.

 



뜬뜬우왕

2017.11.10 20:38:42

도망만 다니다 관통하니까 많이 아프네요.

Waterfull

2017.11.12 09:52:32

연습하다보면 좀 무뎌지겠지 뭐 ^^

의문

2017.11.13 18:34:42

동네 여기저기 문턱을 고치고, 아스팔트를 새로 까는 걸 보니 연말이 다가왔다는 걸 실감하게 되네요.
매년 다른 생각을 하지만 똑같은 풍경,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Waterfull

2017.11.14 14:13:16

그렇군요.

저는 매년 새로워지는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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