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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042

아이에게

조회 885 추천 0 2017.11.17 15:28:22

음, 카페에 있는데, 조금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네요.

처음에는 어떤 여성이 친구와 통화하는 줄 알았지만, 듣다 보니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가서 몸을 돌려 쳐다봤습니다. 그랬더니 30~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과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마주 앉아 있었어요.


아이를 직접 때리는 상황에서는 아동학대로 신고라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말로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는 상황에 깊은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물질적인 폭력보다 아이의 가치관 형성이 더 좋지 못한 방향으로 자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는 혼나는(?) 상황에 두 손을 꼭 마주 잡고 식탁 위에 얹고 있었어요. 표정은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표정을 본 후 저는 이전에 본 두 영화가 떠올랐어요.


'남과 여'에서 나오는 공유의 부인과 딸의 관계.

정신적으로 어린아이와 같고, 감정을 날카롭게 혹은 괴팍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와는 잘 이야기를 하지만, 배려와 희생을 감내하는 아빠인 공유와는 말도 주고받지 않는 딸.


'아가씨'에서 아빠 조진웅에게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학대를 당하는 딸 김민희의 표정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


아직 미혼이기에 이런 경험이 없고, 이런 상황에 놓여보진 못했지만, 어른은 자신의 자녀에게 혹은 아이에게 그 눈높이를 맞춰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마냥 어린애 취급을 하며 오냐오냐하라는 의미는 아니고, 너무 성인을 대하듯 몰아치고 자신의 소유인 양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인형처럼 취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의연함에 감사하고, 내 비록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바르게 잘 자라주길 소망합니다.



Waterfull

2017.11.17 15:43:24

음 저는 제가 초등학교 2-3학년 때 쯤에

엄마에게 반 반장애 생일파티에 간다고 말하고는 선물로 노트 몇 권 살 돈을 받아서

저와 제일 친한 친구 (이혼한 엄마와 같이 살던 친구)와 식빵 사먹으면서 그 집에서 놀다가

집에 왔는데

이걸 들켜서 엄마한테 호되게 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골방 같은 곳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서 맞았는데

어느 순간 나를 때리는 엄마의 표정과 몸짓에서 이게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한 벌로 맞는게 아니라

그냥 엄마가 너무나 화가 나는 다른 일 때문에 내가 맞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당시 네 명의 아이를 아버지의 잦은 해외출장으로 거의 혼자 키우다 시피 한 엄마에게는

어딘가에다가 그런 분노를 터뜨릴 곳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자신에게 또는 자신의 삶에 대해 그리고 자신을 방치한 남편에게 기타 등등

저는 그때 제 자신을 맞고 있는 아이로부터 마음을 분리시켜서 마치 내가 그 장면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보듯이 바라봤던 것 같아요.

 

아동학대의 문제가 신체적 폭력도 문제지만

심리적 학대(대화 내용이 있었을 때 잠시 봤었어요)도 문제고

더더욱 큰 문제는 방임의 문제에요.

 

저희 병원에 자해하는 아이가 한 번 방문했었는데

그 엄마를 대하는 아이의 모습이 계속 기억이 나서

그때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었어야 할지 계속 마음이 심란해지곤 했었는데

아이의 시선은 엄마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고 계속 사선으로 땅만 내려다 보고

있었거든요. 고개를 들어 엄마를 쳐다보질 못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바르게 큰다는 것은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죠.

빨리 도망나가기를 기도해야죠.

attitude

2017.11.17 16:15:37

대화 내용은 노출되었다가는, 혹여나 불편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지웠어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ㅜ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은 참 제각기 다르겠지만, 하나의 인격체로써 대하여만 하고, 이해와 존중이 꼭 가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해주신 아이와는 달리, 의연하다고 표현했지만 담대하게 엄마의 눈을 바라보는 아이에게서 훗날에는 서로의 입장이 역전되었을 때(물리적인 힘 또는 금전적인 부분들) 과연 이 아이는 어떻게 행동할까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런 상황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인과응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다만, 이런 사례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점이 찾아졌으면 좋겠습니다.

Waterfull

2017.11.17 16:35:40

저는 직업 자체가 소아와 청소년들을 많이 보는 직업인지라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은 사회의 철학 자체가 변화해야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우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내가 책임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이고,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면 잘 하되 선을 지키고

아이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것, 또

전문적으로 배우는 것,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어릴때 부모들에게 양육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것 정도 외에는 별다르게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봅니다.

이것이라도 열심히 매번 놓치지 않고 해 내는 것이 유일하게 지금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따듯한 세상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attitude

2017.11.17 16:41:09

고맙습니다. :)

NIN

2017.11.18 07:58:59

아가씨'에서 아빠 조진웅에게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학대를 당하는 딸 김민희-> 이모부. 조카 관계이지 부녀 사이가 아닙니다

뜬뜬우왕

2017.11.18 09:15:34

체력좋은 바보.같은 부모가 되는게 저의 소원이예요.ㅋㅋ 기회와 운명이 제게 온다면...+_+

사람냄새

2017.11.18 23:10:28

글쓰만이분 예전 변태글 쓰던분 아닌가요?

권토중래

2017.11.20 19:00:15

훈육과 폭력은 구별되어야겠죠. 전 자상한 아버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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