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415

합의 하에 헤어짐.

조회 976 추천 0 2018.04.07 22:36:38
2년을 조금 넘게 만난 애인과 헤어졌어요.


원래 친구로 지내던 기간이 제법 길었어요. 한 7,8년? 그러다 감정이 싹터서 연인으로 만나기 시작했었고요.

기본적으로 참 선량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정의롭고, 바르고 건실한 사람.
무던하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일도 적고요.

반면에 저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심적으로 연약한 부분이 있으면서 남들에게는 그걸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이상한 자존심이 있어요. 심지어 가족에게도. 괜한 걱정 끼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 보니 연인으로부터의 감정적인 섬세한 보살핌이 너무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그 친구는 감정적으로 다소 무딘 부분이 있어서 제가 어떤 일로 마음이 힘들 때, 우울하고 절망적이어서 무엇도 하기 힘들 만큼 흔들릴 때 그걸 눈치조차 못 채는 일이 많았죠. 뭘 어쩔 줄을 몰라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일도 많았고요.
반면에 그 친구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다소 섬세한 제가 말하지 않아도 캐치해내고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했었는데.. 이게 서로 익숙해지다 보니 그 친구는 제가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록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잘 알아 주었는데" 하고 서운해하게 되고, 저는 저대로 왜 나만? 나만 모든 걸 알아주어야 하는데.. 하는 억울함이 생기고 자꾸 다툼이 생기게 되었어요.

같은 문제로 무던히 다투고 조율하려고 하지만 이게 원래의 성향이 그렇지 못한 그 친구는 힘들어하게 되고 저는 자꾸.. 감정적으로 목말라하게 되는 일이 반복되게 되어서. 서로 좋게 이야기 하고 연인 관계를 끝내기로 합의했어요. 저에겐 아무리 사랑해도 포기하고 살 수 있을 만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우리가 오래 친구로 지내왔던 것 이상으로 좋은 친구가 되자고. 사랑했던 시간을 잘 정리하고 서로 사심 없이, 아무렇지 않게 서로의 연애까지 축복해줄 수 있는 사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서로 얽힌 소중한 친구 지인들도 많아서 단번에 관계를 끊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해요.

사실 밉고 싫어서, 서로 끝을 보고 헤어진 게 아닌 이런 이별은 저도 처음이라서.. 자꾸 생각하고 반추하게 되어요. 그치만 누구 하나가 나빠서가 아니고 도저히 맞추기가 어려운 성향의 차이 때문이라 헤어지기로 한 선택 자체는 후회하지 않아요.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면, 포기할 수도 없다면.. 헤어져야만 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문제로 헤어지게 되었을 때.. 어떻게 생각하는 편이 도움이 될지 조언을 구해요. 감정적인 미련은 당연히 있지만 이걸 잘 넘기고 잘 애도하여야 한단 거 알아요. 그 친구가 정말 좋은 잘 맞는 사람 만나기를 바라고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어쩔 수 없다는 거 알면서 많이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하네요.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감정의 찌꺼기를 해소하고 이전처럼, 혹은 이전보다 더 좋은 친구로 남아 줄 수 있을까요?
저도, 그 친구도 감정을 잘 추스르고 친구로 남기를 원해요.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대학 시절 이성적 관심이 없을 때도 거의 베프? 처럼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서로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했으니까..

두서 없이 마구잡이로 써내려간 글이지만 러패 여러분의 조언을 바랍니다. 마음이 참.. 좋지 않아서요.


마제스티

2018.04.08 17:49:31

연인이었던 사이가 다시 친구로 돌아가긴 어렵지 않을까요? '친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간단하나, 예전처럼 절친한 느낌은 절대 안들겁니다. 그냥 그 관계는 흘러가는대로 놓아두시는게 어떨까요? 굳이 이리저리 원하는 방향으로 고쳐보려 하지 마시고요. 표면적으로야 모르겠으나 내면적으로는 피차 서로 끝난 관계니까요.

Waterfull

2018.04.08 18:34:57

짧지 않는 시간이었을텐데

안타깝네요.

서로에게 좋은 연인이기 위해 상대방을 게으르게 만든 면이

적잖아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연인으로 남아있기 위해

타인에게 요구했어야 하는 것들을 요구하고

그것을 충족시켜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관계는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그냥 안 맞는게 맞는 것 같아요.

조금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시고 그리고 나서도

친구로 서로가 필요할 때 친구가 되는게 낫지 않나요?

오늘부터 요이땅 친구 컴백 이런 것도 부자연스럽고

웃기잖아요. 연인으로 남기 위해 조금은 더 부지런하게

상대방의 욕망을 들여다 봐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한 사람을

친구로 갑자기 신뢰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로로마

2018.04.09 08:54:58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해 주신 모든 말씀들이 다 맞네요. 너무 당장 제 욕심에 어떻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조금 쉬고.. 어떻게 지내게 될지 모르는 다음 스텝을 기약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고맙습니다

좋았던순간은늘잔인하다

2018.04.10 18:01:01

저두 합의하에 헤어졌어요

싸우지않고 헤어지니 미련없고 맘정리는 더 잘되는것같아요

일상의아름다움

2018.04.15 13:30:25

저도 합의하에 헤어진지 2주 정도 되었네요. 뭔가를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보다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본인의 일에 집중하면 아픈 마음이 좀 덜해지는 것 같아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캣우먼>오늘 오후 2시에 네이버 생중계 LIVE합니다. 캣우먼 2018-12-06 122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1022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3119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45839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3810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88635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6776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7963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19727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5492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1934 10
55310 왕좌의 게임 불쌍함 甲 [1] 로즈마미 2018-11-27 167  
55309 친구와 멀어져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6] 포포9 2018-11-27 273  
55308 두 남자 중 [5] dwef22 2018-11-27 305  
55307 이번주 휴가인데 뭐 할만한거 없을까요? [3] 넬로 2018-11-27 173  
55306 여자친구와 계속 만나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14] summary 2018-11-26 774  
55305 먼데이 스몰톡 [4] 뜬뜬우왕 2018-11-26 162  
55304 마음이 식었다는 여자친구 [2] 우진님 2018-11-26 359  
55303 월요일 스몰톡 [6] St.Felix 2018-11-26 250  
55302 현재 송파/구리/하남 폭우 구름.jpg [1] 로즈마미 2018-11-26 176  
55301 왜 이별은 언제나 똑같이 힘들까요?? [10] subtle 2018-11-26 379  
55300 방어회 [3] 십일월달력 2018-11-26 218  
55299 존예.그리고 영원히 안녕. [4] 칼맞은고등어 2018-11-26 407  
55298 자존감이 너무 낮아요.... [10] 우울 2018-11-26 464  
55297 여자친구 말버릇 [3] summary 2018-11-26 295  
55296 헤어진지 3년된 여친에게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젤리2 2018-11-25 358  
55295 오늘도 휴일 출근.. [1] 권토중래 2018-11-25 145  
55294 회사란 원래 이런 곳인가요?(직장다니시는 분들 조언좀요ㅜㅜ) [8] 컴컴별 2018-11-25 552  
55293 남자친구랑 헤어져야 되나 고민입니다 [10] 미래2 2018-11-25 642  
55292 애인과 써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아이템 에스밀로저스 2018-11-24 263  
55291 뉴스를 보다가 [1] dudu12 2018-11-24 171  
55290 기시감?예감? 뜬뜬우왕 2018-11-23 161  
55289 값비싼 명품 케익 [1] 로즈마미 2018-11-23 331  
55288 씁쓸한 마음 [7] 비오는날엔비빔면 2018-11-23 491  
55287 ㅇ 뉴스를 볼 때 마다 당신의 불행을 생각한다 [1] 에로고양이 2018-11-23 229  
55286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하는데 Quentum 2018-11-22 114  
55285 미련 버리는 법 좀 알려주세요 [8] 무먀모 2018-11-22 615  
55284 깊이를 모르게 빠져들다 [2] Chiclovely 2018-11-22 325  
55283 내가 준 상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7] 영원히 2018-11-22 517  
55282 관종 [4] 로즈마미 2018-11-22 313  
55281 남자친구가 거짓말. [24] 오늘온도 2018-11-22 845  
55280 교황?ㄷㄷㄷ [1] 로즈마미 2018-11-21 195  
55279 요즘 알테나 2018-11-21 203  
55278 상상해보는 나의 독거라이프와 결혼라이프 [7] 뜬뜬우왕 2018-11-20 609  
55277 메롱~ㅎㅎㅎ [1] 로즈마미 2018-11-20 179  
55276 화요일 같은 삶 [6] Waterfull 2018-11-20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