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776

이상한 후회

조회 622 추천 0 2018.09.15 21:06:22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학창시절엔 뭔소리인가 했던 말인데 이제서야 새삼 이해가 된다. 꽤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일들, 특히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으면서 생각했다. 차라리 일이었으면 하나하나 해 치워버렸을텐데, 공부였으면 엉덩이 붙이고 시간들여 하면 되는건데. 안되는건버리면 그만인건데. 안되는건 없었는데. 인간 관계라는건 아무리 정리하고 없애려고 발버둥쳐도 뜻대로 되지않는 거구나.. 정말 지긋지긋하다. 새삼 어떤 식이든 삶을 견뎌온 어른들의 인내심과 이제는 어느정도 무던해진 감각들이 존경스럽고 부러우면서도 나는 그러고 싶진 않다.
그러다가 문득 그 사람과 결혼했었다면 지금의 내 삶은 좀 달라졌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아주 오래 전 결혼을 해야했고, 하고싶었던 그 사람은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생각보다 나는 잘 견디고 이후의 삶과 연애도 그럭저럭 잘 해왔다고 여겼다. 그 사람을 놓친 후회는 평생 안할 줄 알았다. 헤어지고 난 후의 내가 더 좋았으니까. 가끔 아주아주 힘들 때, 그때와 비슷한 이유로 힘들 때, 결혼하자던 그 사람 생각이 영 안났던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믿었다. 근데 그때 결혼했다면 지금의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덜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가 밀려왔다. 물론 그 결혼에도 많은 괴로움이 있었을테고 내 겪는 이 문제들도 아마 풀리진 않았겠지.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올때마다 나는 계속 그 사람과의 결혼을 떠올리고 후회하고 있진 않을까. 해결하지 못한 문제와 가보지 않은 길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SNSE

2018.09.16 03:39:27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이 있으신거네요.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계속 온고잉 중이구.. 저는, 마음 편하게 먹기 위해서 "모든 일은 다 나에게 좋은 방향대로 일어난다" 라는 말을 20대때의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살았었는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원하지 않았던 일들, 상처받은 일들 모두 다, 저 좌우명을 되씹어보면서 자기위안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 그래, 맞아. 이게 나에게는 최선이였을거야. 그리고 도깨비 드라마의 그 대사,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네 잘못이 아니다 그게 많이 위로가 되었었어요. 현실도피는 내가 불안정할때  언제나 원하는거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까 더 좌절스러운 것 같아요. 내 마음 아무도 몰라줌ㅠㅠㅋ 나만 혼자 답답답 고구마 오조오억개 먹는 느낌ㅠㅋ 만약 그 분과 결혼하셨다면 걱정을 2배로 하시고 계시진 않았을까요? 나의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내 사람의 대인관계까지(가족, 친구, 직장)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있었을테니깐요. 요새는 어떠셔요? 비 왔다고 했는데 감기는 안 걸리셨죠?ㅋ 성당/절 뭐 알아보시는 건 있으셔요? 음, 궁금해서 물어본 거지만, 대답하기 싫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당ㅋ

dudu12

2018.09.16 09:45:44

그냥저냥 지내네요. 비와도 해가 나도 크게 다른건 없구요ㅎ sn님도 잘 지내시죠? 매번 감사해요. 댓글에 많이 위로받습니다. 정해둔건 아니고 시간 되면 잠깐씩 가까운 절에 가려고요. 사실 시간을 내기도 여의치 않아서 어디가서 얘기하고 그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네 잘못이 아니다. 그말이 정말 큰 힘이 돼요. 아마 그때 그결혼이 생각난건 그런식으로 위로를 주었던 그 사람때문인것 같기도 해요.
항상 다정하게 얘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SNSE

2018.09.20 13:34:35

만약에 성당도 주변 근처에 있다면, 성당안에 성모마리아님 상이나 다른 성인이나 천사들의 상이 있다면(상 말고, 액자그림이 있다면) 거기에 봉헌초를 켜 놓고 기도를 하는 방법도 저에게는 힘이 되었었어요. 성당에서 파는 봉헌초를 사서 성당 안이나 밖에 봉헌초 켜져 있는 곳에 가서 맘에 드는 자리에 초 놓고 불을 붙이면 되는건데요, 성모마리아님 앞에  내 기도지향을 담은 초가 24시간 내내 초가 다 꺼질 때까지 켜져있을거라고 생각하면 힘이 나더라고요. 성모마리아님이 내 초를 보면서 나를 기억하면서 같이 기도해주시겠지 이런 생각에서요. 한달은 초가 켜져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한달씩으로 버텼던거 같아요. 나는 이런거 이런거 원하니까 다 해결해주고 나 기억해달라고, 나 여기 있다고, 나 힘들다고. 이렇게 기도하고 오면 괜시리 의지가 되었었어요. 제 말을 다정하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해요ㅎ 

뜬뜬우왕

2018.09.16 05:45:56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은 항상 남죠!그러나 두두님의 운명의 큰그림은 두두님에게 항상 옳은 방향으로 끌어 왔을겁니다!우리의 내면의 힘은 만만치 않은것 같아요.약은거죠.ㅎ

dudu12

2018.09.16 09:47:12

ㅎㅎ맞아요. 괴로우면서도 약게도 제게 옳은 방향으로, 제가 하고싶은 방향으로 움직여왔겠죠.

Waterfull

2018.09.16 12:28:31

이 문제를 돌파하고 나면

알게 되는게 하나 있을 거예요.

제가 장담하건데

그 남자와 결혼하지 말았어야 하는 아주 큰 이유

아주 중요한 이유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게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이 잘 떠오르지 않아요.

기억이란게 상처로 살아있을 때는 생생하지만

상처가 아물면 희미해지더라구요.

dudu12

2018.09.16 23:07:41

댓글읽고 눈물이 핑돌았네요. 저는 아직 많은 것들이 상처로 남아있나 봅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아물면 희미해지고 잊혀지는 거 맞죠?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4] 캣우먼 2019-03-18 669  
공지 <캣우먼>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재개합니다. 캣우먼 2019-03-05 383  
공지 <캣우먼>오늘 오후 2시에 네이버 생중계 LIVE합니다. 캣우먼 2018-12-06 1101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1997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4376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7] 캣우먼 2017-01-23 47789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5715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90545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8595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29819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1543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7255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3761 10
55671 세월호 5주기 (펌) [17] 윈드러너 2019-04-14 267  
55670 [3] herbday 2019-04-14 317  
55669 결혼생각한 남친의 충격발언.. [25] 플립피드 2019-04-13 1596  
55668 남자도 뽕시대 [1] 데구르르 2019-04-12 285  
55667 죽음이 벼슬인가? [3] 키키코 2019-04-12 307  
55666 이비가 VS 교동 데구르르 2019-04-11 161  
55665 회사에서 받은 상처 치유가 안되네요 [10] 뜻밖의 심리학 2019-04-11 781  
55664 결혼은 '왜' 하는거에요? [9] 숨비 2019-04-11 986  
55663 맹수 중에 사실상 원탑 [1] 데구르르 2019-04-10 277  
55662 드디어 이직 이력서 돌립니다. [4] 또다른나 2019-04-10 298  
55661 다시는 혼자하는 사랑 하고 싶지 않았는데 [3] 사랑주고파 2019-04-10 442  
55660 스몰톡 [6] St.Felix 2019-04-10 320  
55659 북 토크(독서 모임) 초대~ ^^ smirnoff ICE 2019-04-09 175  
55658 현대의 친환경 수소차? 과연 정말로 친환경일까요? 데구르르 2019-04-09 104  
55657 만수위의 외딴집 [1] 데구르르 2019-04-08 168  
55656 남자친구를 믿어야 하는데 잘 안 되네요 [2] 플립 2019-04-07 637  
55655 3년만의 방문... [7] 굴소년 2019-04-05 553  
55654 바다의 노래 / 정연복 세노비스 2019-04-05 129 1
55653 밀린숙제 [3] enzomari2 2019-04-03 460  
55652 퇴사했습니다. [13] freshgirl 2019-04-02 945  
55651 그게 무슨 커피라 하셨죠? [11] 십일월달력 2019-04-02 760  
55650 러패를 잊고 살았네요. Alexlee 2019-03-30 312  
55649 재회가능할까요.. [2] 욜로다 2019-03-30 573  
55648 남친하구 싸워서 일주일째 연락두절.. [6] 스치는 2019-03-29 923  
55647 회사원(서울 → 여수, 울산 등) 이직하면, 여자분들의 생각은? [4] 김뿅삥 2019-03-29 455  
55646 이직했어요 [2] dudu12 2019-03-28 299  
55645 남친 부모님 처음 만났는데 싸웠어요 [16] 둥글게둥글게 2019-03-28 1204  
55644 내가 사랑한 공간 [4] 십일월달력 2019-03-27 438  
55643 치즈루팡 빵집 [1] 만만새 2019-03-27 276  
55642 선을 봤는데 ,,남자분 이해가 안갑니다 [13] hades 2019-03-27 1086  
55641 신혼생활 첫 시작.. 시어머니에게 외적으로 무시 당하다 싸웠습니다;... [13] 마미마미 2019-03-26 988  
55640 서울재즈페스티벌2019 바로지기 2019-03-26 294  
55639 Apocrypha , 훈장 , 남지 같은 인간 군상 Quentum 2019-03-26 143  
55638 화이트데이 에피소드 -1- [1] 오일러 2019-03-26 244  
55637 신기방기 [1] 여자 2019-03-26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