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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759

엄마에 대한.

조회 310 추천 0 2019.05.22 09:22:16

저희 엄마는 마음이 굉장히 여리고 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사람들에게 잘하고, 저랑 오빠에게도 정을 참 많이 줬어요.

그런데 요새들어 엄마랑 많이 싸우는데

엄마는 제가 서른이 넘은 시점부터 예민해졌다고 하는데, 제가 어릴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던 것들이 나이가 들면서

엄마가 할 말은 아닌것 같고, 내가 어떤 면에서 자존감이 낮고 기가 죽은 것은 엄마의 그런 말들에 나도 모르게 세뇌당하고 있었던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28살부터 아빠가 한국 회사에서 퇴직하시고 늦은 나이에 해외취업을 하셔서 꽤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활하시다가 이번 2월에 한국에 들어오셨어요. 아빠 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한국에 오는 비행기값을 대주었는데, 현지에서 알게된 항공사 승무원을 통해 항공권을 싸게 예약할 수 있게 되서 한 3년차부터는 1년에 3~4번은 오셔서 한두달씩 있다 가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어느 순간부터 독립 아닌 독립생활을 했고.

엄마랑 아빠랑 같이 지내는 그 한두달이 약간의 이벤트성이 된 셈이죠.


이번에 엄마와의 갈등은 제가 결혼준비를 하는 와중에 문득

_ 너네 애기 낳으면 공부 못하겠다. 니네 둘다 머리가 나쁘니깐.


이러시는데..


_무슨 그런 말을 하냐며 짜증을 확 내고,

그날 저녁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고 재차 말을 하니.


엄마를 가르치려 든다고, 엄마도 제게 화를 냈습니다.


생각해보니, 엄마는 제가 이뤄냈던 작은 성취들에 대해 늘 인정해주지 않았어요.

니가 뭘 했냐는 식이였는데,

사실 저는 직장생활이 잘 맞지 않아 이걸 몇년간 해내는 것 자체가 큰 성취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얼마전에 사촌언니가 4살 된 딸을 혼자 육아를 하며 sns에 쓴 글을 읽었는데,

자신의 부모님은 한번도 남 욕을 한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자신이 자존감이 높고 밝고 긍정적이게 자랄수 있었다고 쓰며, 자신도 그런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글이였어요.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

그것은 주문과 같은 힘이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게 됐어요.

더불어 그간 엄마가 저에게 했던 해서는 안되는 말들이 많았다는 것도요.

엄마는 별생각없이 한 말이겠죠.

왜냐면 엄마는 제게 참 잘했어요. 그건 알아요 저도. 정말 부족함 없이 키우셨어요.



이번에 결혼을 하기 전에 제가 모은 돈에서 엄마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엄마가 저 키우느라 고생하신 걸 잘 알아서요)

엄마한테 말했더니 바로 알겠다고 하는데,

저는 그 부분에서,, 쿨하게 사주고 싶다가도,,

왜 오빠가 사준다고 할땐 한사코 거절하더니 내가 사준다고 할때는 바로 받는가 부터,,

제 결혼준비에 부모님이 드는 돈(아빠랑 엄마랑 애기했겠죠)에서 아빠 몰래 돈을 빼돌린다는 애기도 했는데

(예를들어 결혼준비에 100만원이 들면 200만원 든다고 해서 100만원은 엄마가 빼돌린다는 애기겠죠)

갑자기 너무 화가나더라구요.


엄마는 그냥 저한테 이런애기 저런애기 가리지 않고 하는 것 같아요.

아빠에 대한 불만을 저에게 애기할때 제가 받아주지 않으니

얼마전엔,

내 마음 백프로 맞는 사람이 없다, 마음맞는 친구가 없다 이런식의 푸념을 하는데 그것조차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지고 있는 예민함/ 심리적인 불안감/ 이런게 여기서부터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빠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쓴다면요 ㅎㅎ


고백적인 글이였습니다. ㅎㅎ

(오프라인 지인이 여기 없으니깐요 )






Waterfull

2019.05.22 15:40:10

조금은 부모와의 거리감을 가져야 할 시기에

이런 모습을 보게 되었다는 것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성장 같기도 합니다.

결혼 준비 잘 하시길요.

zenana

2019.05.25 21:43:48

음... 저는 결혼 전에 엄마랑 정말 많이 싸웠는데요. 딸자식 결혼이란게 굉장히 싱숭생숭한 일인지, 제가 의도하지 않은 일에 토라지거나 하여간 본인 기분과 행동을 좀 주체 못하셨어요 엄마가. 근데 결혼하고 나니 어쨌든 엄마는 제 편이더라구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어쩌면 결혼 과정에 있어서 엄마와의 갈등이 일시적인 걸 수도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30's

2019.05.30 04:17:29

몇일전 라영님 글을 핸드폰으로 확인하고, 댓글 쓰려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참... 엄마가 "너네는 머리가나빠서..." 라는 말에 버럭 화내셨다고 하신 것. 


참 잘 하셨습니다. 


어른이라고, 엄마라고, 다 받아들이고 수동적으로 구는 것보단.

그 어른이 나의 자존감을 뭉개는 말을 할 때는 "그건 엄마 생각이고, 난 아냐" 라고 

단호하게 대처 하는게 본인에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라영님네 엄마가 저한테 그런것도 아닌데, 저 써놓은 글만 보고도 저는 왜 울컥하는 마음이 들죠?


엄마니까 다 이해해야 한다, 다 품고 가야 한다. 라는 것은  본인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지 않고....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 자신 없어하는 것에 대해 엄마의 양육 방식이 직접적으로 기인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점,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떻게든 꿈틀거리면서(뭔가 불편함을 감수하는) 

"난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그건 엄마 생각이지 내가 아냐 !!" 하고 생각하지는 지금! 

아-주, 잘 하고 계신 듯 합니다. (토닥토닥)


제가 관계 전문가도 아니고, 저도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완벽하게 지내지 않지만,. 라영님 본인을 보호하는 그 태도는, 엄마에게 도전적으로 보여질지언정 본인 스스로에게는 플러스, 아니 플러스가 안되더라도 마이너스는 되지 않는 행동 같아요. 


사촌언니얘기는 참 부러우면서.. 좋겠수? 아주 좋겠수다? 하는 마음이...(저는 다른사람 얘기가 다 제 얘기처럼 받아들일 때가 많아서 감정적으로 훅 빠져들 때가 있어요. ) 들었는데...

그건 사촌언니 복이고... 어쩌면 사촌언니가 믿고싶은 대로 믿어버린 것일 수도 있고. 

이글에서 엄마가 주인공인데, 사촌언니의 SNS 글 올린 심정을 파헤치는 지금 글쓰는 본인이 웃기긴 합니다만... 

그냥 여기서 그런생각이 들어요. 사촌언니는 SNS에 자기가 믿고있는, 좋은 양육자 밑에서 바람직한 교육을 받은 나는 그러저러 하여 이런 '건강한' 자존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야 나는 나의 자식에게 그런 부모가 되고싶다.

라고 올리면서, 본인의 생각을 공표, 은근한 자랑, 그리고 다짐.? 

그냥 그 언니가 자랑하고 싶은 일을 자랑 한 것 같아요. 

글로써 말이에요. 그런 글 보면,,참 그대로 받아들여 지지않고,

그래서 뭐?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좋겠수다? 그래서 뭐??????? (이글 쓰면서 이말과 생각을 몇번이나 하는지ㅎㅎ;)

하는 마음이 제일먼저 드네요.;;;;

생각만 한걸 글로 적으려니 좀 부끄러운데,.. 저는 저런 마음이 들었고, 

그런 언니가 부럽고, 나와 다른 삶을 산 그 언니가 

얄미우면서 그의 비해 우리엄마는,,. 나의 어린시절은... 하면서 비교 했을 것 같아요.


라영님이 그런 상황에서, 사촌언니 SNS 보고 비교하는 마음도들었을꺼라고 생각하고,,(저같으면 분명 들었을겁니다)

엄마가 응원도 아니고,  내마음도 몰라주면서 그렇게 말씀하실 때, 마음 많이 아프셨을 것 같아요.


흠. 힘내요!


그리고, 상담 받을 수 있으면 

꼭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하고싶은 얘기를 필터링 없이, 뇌를 거치지 않고 그냥 얘기해도.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해도, 비슷한 패턴의 얘기라도, 항상 같은 파트 에서 눈물을 흘려도,

내 얘기를 편견없이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기억을 재정립 또는 앞으로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치료자가 있다는게, 큰 도움이 돼요.:) 



요이땅

2019.06.06 15:46:40

저같은 사람이 또 있었네요.. 저도 30대가 되면서 세상보는 눈이 달라졋다고 해야되나..

예전엔 그냥 웃어넘기던 일들이.. 제가 바보같이 생각이 없고 몰라서 그래서 너무 후회가 됐었어요  

그땐 어려서 그랬고 엄마가 아무 생각없이 툭 던지는 말도

전 20대중반부터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제 가족들은 제가 예민하다며 무시했어요


근데 30대가 되면서 제가 그건 아니라고 요목조목 따지고 들자.. 가르치려든다고 막 화내고 갈등도 깊어졌었거든요

처음에는 화를 그렇게 내시던데 이제는 제가 이것저것 찬찬히 설명해드리고 있어요  격하게 반응해서 화내던것들이 이제 그러려니 하며 부모님을 못바꾸니 제가 바껴야겠다 생각이 든거 같네요 못마땅해도 침묵하고 아닌건 아니라고 하되 격하게 반응하지말고 찬찬히 잘 얘기를 해야겠더라고요 기분나쁘지않게 싸우지않고 알아듣게 할수있는 방법..

저도 어른대접을 원하면 어른답게 행동해야된다 늘 그렇게 싸웠었는데요 그냥 제가 안다치고 제 정신건강을 생각한다면 어느정도는 포기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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