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968


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


임경선의 신작 『다정한 구원』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보낸 행복했던 유년의 시공간을 호출한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돌아간 리스본행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다.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legacy)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다정한 구원』에는 자기 몫의 슬픔을 받아들인 채 묵묵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순정한 감격이 있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도 고통에 침잠하기보다는 찬란했던 그의 존재를 소환함으로써 그의 부재를 극복한다. 때로는 슬픔이 없으면 위로 역시 허락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지 모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기에 이 위로는 견고하다. 작가는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돌본 후에야 생()에 대한 감사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자연의 섭리처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리스본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러한 정서의 무대로 더없이 어울린다. 삶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노라는 마지막 다짐은 각별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다정한 구원』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다시 찾은 리스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수줍은 선의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온기는 여행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이 긴 여행과 여수(旅愁)에 비유되는 까닭을 임경선만의 고유한 어법으로 살핀다.

2005년부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써온 작가에게 여전히 자기 갱신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책은 삶 속에 숨겨진 각자의다정한 구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싱그러운 그해, 그 바다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이 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스스로 살려내기 위해 쓴 이야기구나, 싶은 책이. 이 글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다는 절박함이 드는 책이. 말하자면 『다정한 구원』이 그런 책이다. 그렇다 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여분의 기쁨처럼 느껴진다. 참 행복하다." _임경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장편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이 출간되었습니다 캣우먼 2020-09-28 2644  
공지 가수 요조씨와의 공저 에세이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가 출간되... file [3] 캣우먼 2019-11-01 17350  
»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17472 1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83280 2
55863 (펑) [14] 함께하는우리둘 2020-04-24 1262  
55862 청혼 [1] 몽이누나 2020-04-23 853  
55861 남편의 여사친 [8] 소피 2020-04-23 1272  
55860 GO 십일월달력 2020-04-22 652  
55859 이남자 궁금합니다. [8] dial01 2020-04-20 1115  
55858 안녕하세요~ 오늘처음가입하게됬습니다 dial01 2020-04-20 801  
55857 20년 지기라 생각했는데.. [3] jann 2020-04-20 864  
55856 연인과 다름없지만 "사귀자"는 정의는 없는 관계 [3] 영앤디 2020-04-19 1115  
55855 소개팅 해준다는 남자? 단비t 2020-04-17 867  
55854 오래 만났는데 주변에서 너넨 답이 없대요 [4] 체리밤 2020-04-15 1049  
55853 데일리 캐치업 15분전 .. 초록색니트 2020-04-14 775  
55852 기레기. 기자 혹은 언론인. 그리고 또 기레기 칼맞은고등어 2020-04-14 807  
55851 돌아선 구 썸남의 마음을 잡는법 [2] 오렌지향립밤 2020-04-14 930  
55850 카톡 안읽씹 정말 기분 나쁘네요.. [4] vanila 2020-04-12 1432  
55849 안녕하세요~ 새로왔습니다:) [2] MORINGA 2020-04-12 758  
55848 성인의 나이트 [3] 십일월달력 2020-04-09 873  
55847 사람의 인연은 만들어가는 걸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걸까? [6] 오렌지향립밤 2020-04-08 1228  
55846 코로나와 어떻게 생각해 [2] 십일월달력 2020-04-07 753  
55845 호감이 좋지만 두려워요 [11] 새라 2020-04-07 1127  
55844 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실감나네요 [9] 비도오고그래서 2020-04-05 1700  
55843 저를 이성으로 보는 걸까요? [12] 다솜 2020-04-03 1294  
55842 연인 사이에 [1] 20081006 2020-03-31 871  
55841 결혼이란게 뭘까요 [5] 아하하하하하하 2020-03-26 1502  
55840 그냥 털어놓을 데가 앖어서 써봅니다 주저리 주저리 사자호랑이 2020-03-25 740  
55839 N번방 사건을 보는 조금은 다른 시각 [5] 1973 2020-03-24 1151  
55838 코로나...장거리 연애 [4] songU 2020-03-24 1001  
55837 마음을 접는게 나을까요? [5] 감자고로케 2020-03-24 1035  
55836 소개팅을 했습니다. [2] 공학수학 2020-03-20 1145  
55835 요즘 나의 일상 [3] 닝겐 2020-03-19 759  
55834 오늘이 지나가면 디어선샤인 2020-03-18 731  
55833 남자가 진짜로 좋아하면, [8] 여자 2020-03-17 2010  
55832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3] 십일월달력 2020-03-16 688  
55831 단톡방 재개설 [1] flippersdelight 2020-03-16 717  
55830 미국에서 일하는 남자, 내조. [4] 달빛수정 2020-03-14 799  
55829 Good morning :) 뾰로롱- 2020-03-13 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