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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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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올해 스물여섯이 되었으니 그 친구와 벌써 햇수로 8년째네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점 때문에 처음부터 서로의 사정을 오픈하면서 만났어요.

그런데 참 그렇더라구요.

굳이 내 속마음을 다 말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편하고 즐거운 사이가 있는 반면

아무리 있는 말 없는 말 다 하고 시간을 보내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이.

그 친구는 후자에 가까웠어요.

힘들 때마다 의지도 많이 하고 좋은 말도 많이 듣고 둘이서 여행도 갔다오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그 친구를 만나면 불편해요.

가치관이나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하는데 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의문이었어요.

애초에 케미가 안 맞는 느낌? "우리는 친구야. 하하"하고 억지로 이어가는 느낌...

이전에도 몇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최근에 그 친구에게서 느꼈던 불쾌함을 말해보자면


1. 톡으로 새해 인사를 건넸어요.

    (카톡 오류 해결 후에) 1이 안 사라져서 뭐 하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삼십분쯤 뒤에 상태명을 바꾸네요.

   그러고는 지금까지 답장은 커녕 확인도 안 하고 있어요.

   귀찮아서 안읽씹 한 걸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상태명을 바꾸지를 말던가;

   대놓고 무시하는 건가 싶고 사람 약올리는 건가 싶어요.

  

2. 이사했다고 해서 집들이겸 친구네 놀러갔어요. 돌아가려고 하니 밖에 비가 많이 내리더라구요.

   우산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자기도 우산이 없다며 현관에서 잘 가 하고 그냥 보내네요.

   정말로 우산이 없을까란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고 나라면 그 빗길을 걷는 친구가 걱정이 되서라도

   쓰고가라고 비닐이나 다른 걸 줬을텐데..

   그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갔는데 그 친구에 대해서 기분이 나빠지니 떠올라요.

 

3. 친구가 외롭고 마음이 허하다며 봉사 활동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한 달 전부터 말했어요.

   그리고 약속을 크리스마스 근처로 잡았죠.

   자기가 알아보겠다 해서 전 신경을 안 쓰고 있었어요.

   약속 하루 전엔가 아직 등업신청이 안 됐다 그러길래 약속을 일주일로 미뤘습니다.

   3일 전에 연락이 왔어요. 봉사 신청했으니 신청 서류 뽑아야 한다구요.

   저한테 파일을 보내면서 내일 도서관 가니, 거기서 뽑으라네요.

   그래서 제가 같이 뽑아주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약속 하루 전날에 아직도 승인이 안됐다며 카페 일처리가 너무 느리다고 거지같은 것들 하고 욕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약속이 깨졌어요. (1월엔 제가 사정이 있어서 12월 안으로 갔다오자고 했거든요.)

   나중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궁금해서 그 카페를 직접 들어가봤어요.

   그랬는데 알고보니 등업신청을 만나기로 한 약속 전날에 한 거 있죠.. 운영진들 일처리가 느린 것도 아니었어요.

   봉사신청은 아예 글도 올리지 않았더라구요. 저한테 거짓말 한 거였죠.

   가기 귀찮았으면 미안하지만 다음에 가자라고 솔직하게 말하지

   자기가 한 약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는 거에 친구가 비겁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3. 제가 남자친구랑 헤어진 지 얼마 안됐어요. 사실 이거랑 관련해서도 친구한테 기분나빴던 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ㅜㅜ

    우울한 내 기분을 풀어준답시고 자기 남친이랑 재밌었던 일 말하고 하하 웃은 거,

    이제 연애 안 하니 돈 굳었겠다며 자기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한 일(이별로 괴로워하는 친구한테 할 소린가요?ㅋㅋ)..

    친구여서 내 연애사를 말했던 건데 그걸 자기 남친이랑 얘기한 담에

    "아 내가 그 얘길 우리 오빠한테 했더니~"하면서 눈치없이 말하는 거.

    아무튼 이별 후에 친구한테 외롭다고 종종 말했었는데

    자기도 남자친구는 있지만(3년됨) 참 외롭다며 캐주얼이 그립다... 이래요.

    캐주얼이 뭐지? 썸인가? 싶어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는데

    알고보니 썸도 연애도 뭣도 아닌, 단순하게 만나서 노는 정도의 사이래요.

    그러니까 클럽이나 감주나 헌팅술집에서 만나 가벼운 사이로 지내는 거요.

    거기서 알게 된 사람이랑 몇 번의 데이트를 하는데 그 비용들은 대부분 남자가 더 많이 내게 하고

    설렘이나 짜릿함을 얻으면 된다고 하네요.

    자기 주변에 실제로 그렇게 한 언니가 있는데 남자친구랑 오래 연애하면서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지만

    거리가 멀고 자주 못 만나 매주 그런 식으로 여러 명의 남자들과 캐쥬얼 데이트를 하며 외로움을 충족시킨대요.

    단, 절대로 스킨쉽은 안 하구요.

    그 언니를 보면서 일차적으로 바람인데 하면서 이차적으로는 아 나도 즐기고싶다 생각했다네요.

    참고로 친구 남자친구는 모쏠 공대생이었다가 취업한, 여자에 대해 잘 모르는 순진남입니다.

    친구도 연애가 처음이지만 다년간 연애칼럼을 읽어서 남녀관계에 빠삭해요.

    그 순진한 남자와 사귀는 동안 몰래 직장동료들과 클럽을 다녔어요.

    저한테 전부 다 말은 안 해서 모르겠지만 저렇게 '캐쥬얼이 그립다'라고 하는 걸 보니 그런 경험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친구와 대화하는데 어느 순간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제가 그랬죠. "정말 끝까지 안 갔을까?"

    아무리 성에 보수적이어도 몇 년동안 많은 남자들을 만나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

    꼬리가 길면 잡힌다니까,

    그런 낌새가 보이면 딱 연락 끊고 흔적도 깔끔하게 지우기 때문에 걸릴 일이 없다는 거에요. 그러다 결혼에 골인하면 성공.

    제가 그 언니에 대해서 한 마디 할 때마다 옹호하는 식으로 변명을 하는데 좋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 대화를 나눈 후부터 그 친구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친구의 장점은 또래에 비해 성숙하고 생각이 깊고 말을 조리있게 잘 한다, 고민을 잘 들어준다, 유머감각이 있다,

험담을 잘 안 한다, 나랑 관심사가 많이 비슷하다

단점은 쓸데없이 예민한 부분이 있다, 겉으로는 예의있게 굴지만 은근슬쩍 무시한다,

종종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줄 모른다(예를 들어 같은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감상이 다를 수 있는 건데 본인의 감상이 가장 정확하고 맞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나중엔 링크까지 보내주면서 집요하게 의견을 피력),

내로남불 같다 남친이 친구들이랑 클럽가는 건 불편해 해도 자기가 몰래 갔다오는 건 떳떳해함,

가르치려는 태도가 심함

이 친구의 장점을 생각하면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단점 때문에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고 상처 받아요.

어릴 때야 몰라도 성인이 된 후로 사람 관계는 단 칼에 무 자르듯이 자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저냥 지지부진하게 이어왔었어요.

그런데 새해가 되니 인생을 돌아보게 되면서 덩달아 관계에 대한 회의감도 드네요.

먼저 연락하지 말고 쿨하게 대하자 하면서도 그래도 나름 친한 친구 중에 한 명이었는데

마음이 답답하고 씁쓸합니다..

이렇게 가지치기 하다가 내 인생에 과연 친구가 몇 명이나 남을지.. 두렵네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lovelyJane

2017.01.01 09:31:11

굳이 내 귀한 시간과 돈을 버려가면서 스트레스 받는 짓을 하다니요. (아까워요)
친구가 없을까봐 두려워서 친구와 관계를 이어가다니요.
친구들 가지치기 하세요.
전 늘 가지치기 해도 항상 내 Soul-mate는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10명 안팎이어도 늘 행복합니다.^^

이중잣대

2017.01.01 11:53:17

친구란, 모름지기

몇년만에 만나더라도 허물없이 만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제기준에 님의 친구분은

자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의 친구라면 모를까..


스트레스 받아가며, 만나고 싶진 않을것 같습니다.


편하게 사세요...인생을 즐기면서

미상미상

2017.01.01 12:05:21

친구분이 어떤 사람인지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까요 제가 인연을 정리할때 기준으로 삼는건 그 사람이 됨됨이가 어떤가 나에게 진심이란게 있는 사람인가 하는것이요


한번에 끊기 그러시면 조금 시간을 갖고 지켜보세요.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섭섭한 것들은 그때그때 물어보구요.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수 있지 않을까요

신월

2017.01.01 12:24:13

1번 읽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그런 일들이 쌓여서 마음이 안 좋으신 것 같았는데

2번부터 영 아니네요.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 좀 하고 나서는 인간관계에 미련이 없어졌는데

가끔씩 흔들리는 것 같아요. 그냥저냥님 생각과 비슷해요. 이렇게 가지치기 하는 게 맞을까 하는.

그런데 저는 제 마음 편한 게 우선이네요.


이로울

2017.01.01 20:14:31

자존감이 많이 낮군요......

사람으로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려 하지 마세요

뭔가 손해보는거 싫고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타입같은데

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래요

내가 하기 싫은 만큼 남도 하기 싫어한답니다


연 끊고 그냥 혼자 사세요


현재 님이 추구하는 "진정한 대인관계"란 님이 현재 유지하는 그런 

저급하고 알량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지금같은 마인드라면 앞으로 평생 만나게 되는 사람과

똑같은 동일한 패턴으로 회의감을 느끼며 평생 살아가게 될거에요


뀨우

2017.01.03 21:32:44

연끊고 혼자사는건ㅋㅋㅋㅋㅋㅋㅋㅋ 오바고
어떻게 혼자사나요 인간은 사람속에 섞여살아야하는데... 근데 그 친구만나는데 무슨 이유에서든 피곤하거나 필요이상으로 스트레스 받는 다면 굳이 에너지 낭비하면서 지내야할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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