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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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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내 말을 듣고 울었다. B 그걸 감추려고 했다. B는 내 앞에서 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서로 알고 지낸지 10째 되던 일이었다. 얼른 나도 따라 울 것만 같았지만 어금니를 꽉 깨물어 참았다. 마주 앉은 사이, 테이블 앞 호롱불이 바람에 나풀거렸다. 너는 나풀거리는 춤을 출 수 있을까? 그럼 당연하지. 너는 너의 모든 가능성을 믿어야만 한다. 아니, 너보다 내가 더.

서울에는 자주 오지 못한다. 이번에도 출장이었다. B를 만나려고 한 건 아닌데 딱히 볼 사람도 없거니와 볼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홍대에는 좋은 기억이 많다. 딩동 카페나 그레이프 게스트하우스 같은 건 벌써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다시 두 곳을 가 볼 생각은 못했다. 없어졌겠거니. 하는 것과 별개로 그냥 좋은 기억으로 차분히 기억에 묻어 놓고 싶다.

홍대에는 먹을 것 하나 없었다. 아니 우리가 찾지 못 했던 거다. 지하철역에서 만나 10여 분을 걷다가 '네이버 지도'와 똑같은 위치에 있는 라멘집을 찾을 수 있었다. 만나면 라멘 먹자고 내가 징징거렸더니 B가 검색해 놓았다. 멍청하게 라멘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받고 보니 덮밥이었다. 더 웃긴 건, 우리가 찾은 식당은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식당이었다.

그래서 한 가게 안에서, 각자 다른 테이블을 두고 밥 먹었다. 이런 곳이면서 김치는 B에게, 단무지는 나에게만 가져다줬다. 서울은 정말 이상한 곳이구나... 라멘 아니, 덮밥을 그렇게 먹었다.

B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 근처 회사에 있다가 갑작스레 서울로 발령 났다. 대기업이니까 순환보직 근무가 활발한가 보다. 우리 회사는 대기업도 아니면서 내 보직은 벌써 두 번이나 바뀌어 있었다. 연구소에서 영업으로 또다시 연구소로.. 거기엔 다 이유가 있었다. 회사에다가 "난 영업을 못하겠다." 내가 말했다. 말하기 이전에 다른 회사에 합격해놓고 그랬다. 영업이 하기 싫은 이유는 별다른 게 없었다. 고객에게 우리 물건 좀 받아 달라고 징징거리거나, 물건 좀 빨리 달라고 징징거리는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게 힘들었다. 몇년 후 내 앞날을 생각할 때마다 아찔 했다. 거기엔 다 이유가 있다. B 너도 이유가 있어서 우는거지? 울지마.

나: 야! 담담할 수 있어야 하는 거야. 행복과 불행, 그것과는 별개로 말이지.

B: 난 잘 모르겠어.

나: 그런가.

B: 오빠가 말하는 그 행복도 결국은 오빠 자기 주문 아냐?

나: 그런가.. 그치만 쉽게 생각해. 불행과 행복 둘 중에 한가지 상태로만 결정된다면 확실히 가까운 쪽은 행복이야. 4:6 도 결국은 어쨌든 행복인 거잖아.

B: 오빤 대단하다 정말.

나: 오빤 대단한 것보다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불행에 대해 쓸 수 있는 날도 있을 거야.)

 

 



화이트초코

2018.04.05 17:19:33

지금은 이전만큼의 행복한 느낌이 있지 않지만

행복을 추구했고, 행복하다고 수없이 말했으며, 행복이 더이상 행복이 아니게 되면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그때보다

편안하고 여유롭고 아름답게 느껴져

어딘가에 무언가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여기 이순간을 정면으로 봐

너 자신을 끝까지 믿고 행동해. 결국 이뤄질거야. 니가 믿는것이 스스로에게 거짓말한것이 아니라면.


글 잘 읽었습니다.

십일월달력

2018.04.19 08:26:31

어딘가 기대하지 못한(?)류의 댓글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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