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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5,592
둥글둥글 어디 하나 흠 잡을데 없는 어른.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고
그리 큰 욕심도 부리지 않고 살아가기에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도
즉당한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사람.

몸가짐과 마음가짐.
외모부터 성격 기타 등등
그 모든게 즉당히 완벽해 보이는 성인 남성이지만

세상에 단 하나.
그에게도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시동만 걸면 마술처럼 사라져 버는 방향감각과 공간지각력.

하지만 그런 고질병도 어떤 부분으론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더란 썰을 전해 듣고
오랜만에 웃겨서 썰을 찌끄려본다.

이별 후.
오랜만에 썸이라 부를 수도 있을 다양한 선택옵션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한 줄다리기를 즐기던 것도 잠시.

아는형의 성화에 못 이겨 오랜만에 나가 본 주말소개팅.
생각보다 괜찮은 상태의 여자와 썩 괜찮은 느낌의 첫 만남을 가졌단다.

하지만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지인 찬쓰 소개팅 첫 만남.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았던 시간을 보낸 뒤
그 괜찮은 느낌이 맞는건지 제대로 확인해 보기 위해
다음 주말 한적한 곳에서 가진 두 번째 만남.

도심 속 첫 만남에선 전혀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그의 길치감각은
운전이 필요한 그곳에서 드디어 발휘되고야 말았단다.

그래도 네비를 믿고 따르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불안한 마음에 bgm 볼륨도 줄여 가며 멈춰선 곳은
어느 모텔 앞.

이 근처가 분명히 맞고 어딘지는 잘 모르겠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왔는데 마지막에 ㅉ팔리게 목적지에 전화라도 해야 하나 머리만 복잡해 지는데.

평소엔 1도 신경쓰지 않던 스탑앤 고 기능이 갑자기 뙇.
순간 적막해진 차 안.

머쓱함에 소개팅 녀를 보고 웃는데 소개팅녀가 갑자기 안전벨트를 풀더란다.

읭?
ㅎㅎ 모텔 앞 그녀의 안전벨트 해제 직후.
신경써 유지해 오던 소개팅남녀 사이의 즉당한 균형을 살짝 흔들어 본 결과.

갑자기 목적지가 도시근교 이름모를 숙박업소 몇 호실로 변한 바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길치라는 사실에 난생 처음으로 감사했더라능.

아무리 세상에 알 수 없는 것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 인연의 시작과 끝이라지만.

그냥 안전벨트를 풀고 눈을 마주친 것 뿐인,
어찌 보면 정말 단순한 행동 하나가 가질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에 한 번 놀라고.

아직까진 어색한 남자가 운전하는 차 옆자리.
낯선 모텔 앞에서 과감히 안전벨트를 풀어재낄 수 있는 그녀의 결단력에 두 번 놀란 뒤.

내 눈에 괜찮은 건 남들이 봐도 괜찮다는사람들의 이야긴 역시 맞는 소리구나 하는걸 느끼며
이번엔 썸이 아닌 의미있는 인연으로 제대로 이어졌음 해 본다.

좋은 사람은 누가 봐도 좋은 사람이라능.
Tip. 여윽시 소개팅은 남자가 해 주는 게 진리

부디 안전벨트녀도 그 친구에 어울리는 좋은 사람이길ㅎㅎ


뜬뜬우왕

2018.07.22 10:09:50

때로는 감이 더 무섭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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