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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4,601

용기냈어요.

조회 6007 추천 11 2013.10.23 20:06:15

저는 남자치고 용기가 많이 부족하고 적극적이지도 못한 성격이에요.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상황마다 용기를 내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만 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용기를 내본것 같아요. 그때의 기분이 아직까지도 너무 좋아서 글까지 쓰게되네요.



부모님은 일찍 출근하시고 저 혼자 아침 먹구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 아버지에게 전화가 오더라구요.


받았더니 집 가스에 건전지가 다 되서 시간 될때 건전지 좀 새로 사서 갈라고 하시더라구요.

알겠다고 말씀 드리고 방금 밥 먹어서 소화 좀시킬겸 바로 근처 편의점으로 갈 준비를 했어요.


남자라 뭐 아침 일어나서 세면도 했겠다 그냥 모자 푹 눌러쓰고 추리닝 입는게 전부였지만요.

그렇게 하고 나가려고 집 문을 여니 계단을 청소하고 계시는 아주머니가 보이시더라구요. (아파트)

한 60대 혹은 70대? 정도 되보이셨어요.


근데 보통 계단 청소를 하면 여기가 20층까지 있는 건물이기도하고 누가 청소 잘했나 검사 하는 사람도 없거든요. 그리고 아파트라 거진 엘레베이터를 사용하지 계단을 사용하시는분도 없어서 걸레로 대충 좌우로 한두번씩 닦으면서 내려가시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계단 매층마다 엉덩이를 데고 앉으시면서 정말 빡빡 닦으시는거에요.


그 걸레 헹굴 무거운 물통도 같이요.

제가 그리고 성격이 또 음 제 입으로 하려니 진짜 이상한데 제가 좀 여...려요...? 죄송합니당.

뭔가 좀 안되보이는분이 계시면 되게 안타까워하고 뭔가 도와드리고 싶고 그러거든요.

뉴스에서 살인사건이나 좀 어려우신분들 나오면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위에도 적었듯이 저는 적극적이지도 용기가 있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길 가다가도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분인데도 속으로만 아 도와드려야 되는데...도와드려야되는데...만하고 결국 도와드리지 못하고 후회만 했거든요.


이번에도 저렇게 열심히, 누가보지도 않을테고 힘 드실텐데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를 보고 아 뭔가라도 드리고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그리고 편의점까지 걸어가면서 또 머리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더라구요.

뭐라도 사다드려! 맨날 용기 못내서 후회 했었잖아 이젠 달라지자 좋아하실거야!

뭘 사드려.. 너 편의점까지 갔다가 집 돌아갈때쯤이면 이미 청소 다 하고 가셨을거고.... 모르는 사람이야 어차피.. 너가 뭘 드려도 바뀌는건 없어.....


편의점 도착할때까지 고민 하고 있다가 결국 태어나 처음으로 천사가 이겼어요.

그래 용기내보자 안계시거나 됬다고하시면 내가 먹음 되고...

하면서 따뜻하게 마실 음료 하나를 집었구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바로 아래층에서 아직 계단을 닦고 계시더라구요.


제가 편의점까지 갔다올 시간이 어림잡아 10분은 넘었을텐데 이제 한층..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계단 10칸정도 내려 가셨더라구요. 또 막 정의감이 막 타올랐죠.

가슴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아.. 사오기 잘했다.. 진짜 열심히 하시네...ㅠㅠ 


바로 드려야겠다 싶어 아주머니가 계신곳으로 바로 내려 갔어요

내려가서 정말 정말 용기내서


저...저기...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집에 들어온  제 기분은 대학 합격 했을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도요.



탄자

2013.10.23 20:56:47

저는 무슨 글일까 반전이 있을까하면서 읽었는데 기분 좋은 글이네요 오늘 용기내셨으니 앞으로도 종종 용기 많이 내셔서 좋은일 많이 해주세요 ㅎㅎ

kikiki767

2013.10.23 22:22:55

그 아주머니 분 반응도 적어주셔야죠.. 잘하셨습니다~

레이첼

2013.10.23 23:18:50

정말 잘 하셨어요^^!!
박수 드리고 싶어요!!
덕분에 아주머니도 오늘 따뜻한 하루이셨을거예요!!!
저도 글 읽으며 미소가 슬며시 나오네요^^
멋지십니다!!! 앞으로도 더욱 용기내셔요^^!!!

HD

2013.10.24 02:17:18

저도 그런 용기 낼 기회를 많이 놓치고 사는데..배우고 갑니다. 멋지세요!

다운언더

2013.10.24 09:51:17

추천
2

왜 글 읽는데 제가 눈물이 나죠?

별거 아닐수도 있는 얘기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서 좋은 세상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해봐요.

잘하셨어요. 정말 잘하셨어요^^

난빛과소금

2013.10.24 11:02:16

따듯하네요 ^ ^

하코 :)

2013.10.24 11:56:40

아 정말 용기있다!

그린블루

2013.10.24 13:28:27

용기있으시네요! 멋져요!!!

간디우왕

2013.10.24 13:54:24

그정도 행동을 하셨다니 아무도 못하는 용기를 내셨네요. 결정적인 순간에 행동하셨으니 스스로 용기없다고 생각 안하셔도 될정도같아요. 멋져요. 저는 좀 부끄러워지네요..

묘목

2013.10.24 14:39:51

@.@

moroccotea

2013.10.26 07:48:59

뭔지알것같아요.
괜히 가슴이 찡! 돌아서면서 내내 두근두근하고 미소가 안지워지셨을것만같은.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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