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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TALK
글 수 54,352

앉은뱅이 책상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앉았습니다. 아이는 현관에서 목례 꾸벅 하며 인사한 뒤로 말 한 마디 없습니다. 수신자는 초인종 누를 때부터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는데 송신자는 어찌 이리 장강 흐르듯이 평안할까요. 흐미 이 가시나 생긴 대로 고양이로소이다.


숙제를 보여달라는데 잠잠합니다. 눈길이 스치는가 했더니, 제 눈을 빠안히 쳐다봅니다. 저도 똑같이 바라봅니다. 갑자기 눈싸움이 시작됩니다. 나한테 뭐 줄 거 있지 않나요. 뭐 말할 거 있지 않나요. 얼른얼른 내어놓으면 난 참 좋을 것 같아.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눈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아가미 부근이 땡기기 시작합니다. 속눈썹 참 길구나 하고 뜬금없이 생각하다 괜스레 부끄러워 먼저 눈길 돌려버립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는거,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이에요.

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 아이 연습장을 잡아당겨 케로로를 그립니다. 다년간 축적된 보육 경험 덕에 제가 딴건 몰라도 케로로 하나는 되게 잘그립니다. 명암까지 입힌 케로로에게 말풍선을 달아줍니다. '숙제 내어놓아라.' 저 선생이 뭘 쓰려나 은근 긴장하던 아이 눈 앞에 케로로가 등장하자 흠칫 그 긴장 흐트러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간신히 제 페이스로 끌고옵니다.


수업을 마칩니다. 오늘 내용 중 마지막 질문 있는지 묻고, 숙제를 내고, 아참 깜빡하고 그냥 갈 뻔했네 자 여기 답장 뭐 이런 씨알도 안 먹힐 발연기를 하며 편지를 건넵니다. A4용지 다섯장을 접으니 그 두께 솔찮아 두메산골 땅문서라도 들어 있는 것마냥 흰 편지봉투 배 볼록 두툼하여 영 모양 안나오는데 그제서야 그 아이 표정 조금 풀어집니다.

부탁이 있다. 내 뛰 나가 지하철 탈 때까지 그거 열어보지 말고, 편지와 관련해서 주중에 문자카톡 하지 말고, 질문과 타박과 하소연은 다음주에 받기로 하자. 뭐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고 일어섰습니다.

그래도 되게 고마웠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실에서 화곡까지 맨발로 그냥 막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어. 진짜라니까. 뭐 이런 식으로 괜히 쓸데없는 사족을 붙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러패님들의 귀한 의견 받아들여 거절의 편지가 또 다른 깊은 마음 불러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A4용지 맨 위에 컴퓨터사인펜으로 소제목을 적고 볼펜으로 내용을 또박또박 적어갔었지요. 첫째 장의 소제목은 보내준 편지와 네 마음에 대한 감사(기존 연구성과 분석?), 둘째 장은 내가 현재 가져야 하는 책임감과 밥벌이의 어려움(현 실태?), 셋째 장은 우리가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 당위와 너의 희망찬 미래(장애요인?), 넷째 장은 그러므로 너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 상황(예상결론?), 마지막 장은 그렇지만 남아 있는 여지(기대효과까지?). 이딴 식으로 편지를 쓴다면 누구라도 그나마 남아 있던 마음 시오리 밖으로 달아날겁니다. 연애편지하고는 영 친분 없던 인생이었지요. 

아래는 초고로 메모해 놓았지만, 마음의 여지를 너무 많이 남긴다는 판단 하에 그 아이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진심은 자주, 절제를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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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어리지 않은 네가 깊은 마음 신중히 전했음에, 더 이상 어릴 수 없는 나는 이제 진중하게 답하려 한다. 그 진심 깊이 넣어놓도록 하자. 지금은 받을 수 없다.

절대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야. 만일 네가 한 살만 더 먹은 대학 신입생이었고 내가 열 살만 어린 복학생으로 새학기 교정에서 만났더라면, 그랬더라면 너는 그저 교통카드 한 장 가지고 학교 다녀도 충분할 정도로 내 쭐레쭐레 쫓아다니며 바리바리 챙겨 먹였을거다.

그러다 이맘때쯤 대학교 축제가 열렸겠지. 한껏 해사하게 꾸며 가로수길 카페에나 어울릴 너를 허름한 동아리 천막주점에다 앉혀놓고 두꺼비처럼 넙죽넙죽 소주만 들이붓다가 얼굴 뻘개친 채 긴장해서 고백하는 반달곰 하나 있어

그 없어 보이는 모습 안스러워 삼할은 기특함에 칠할은 동정으로 마지못한 듯 고개 끄덕이며 마음 받아준 네 손목 잡고 내 하늘 땅 섞이도록 깨방정 떨며 다이아 스탭 밟았을거다. 다음날부터 나는 너를 업고 다니게 되었을 거고 넌 아마 교통카드도 필요없어졌겠지.


...그러니 잠시 기다리도록 하자. 이제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구나. 꽃이 지면 바로 훅 더워졌다가 금세 찬바람 부는가 싶더니 눈이 내릴 것이고 그 즈음 너는 너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겠지. 그리고 다시 꽃이 필 거야. 그 때 보게 될 꽃은 올해 보는 꽃이랑은 또 다르단다. 해 좋은 봄날 너는 나들이옷 곱게 차려입은 아씨가 될 것이고 수 많은 버들도령들이 네 뒤에 줄을 설 것이야. 00아, 그 풍경 안에 나를 꼭 넣지 않아도 좋다. 그럼에도 만일 그때까지 네 마음자리 변하지 않아 지척에 있을 내 옷깃 당긴다면 나는 모르는 척 어깨를 한번 으쓱한 다음 씩 웃으면서 너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그래, 선생님은 항상 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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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나 통장 잔고 등 기타 외적인 조건들을 크게 중시하지 않고 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 앞으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가능할 겁니다. 물론 이 정황을 친구놈들이 알게된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겠지요. 그래 넌 역시 행동하는 양심이었어. 자부심을 가져라 이 등신 머저리 벙어리 삼룡아.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래 난 이리 순하게 살다가 백치 아다다 만나 서로 보듬고 살아갈거다. 혹시 또 아냐 착하게 살다 보면 베란다 다라이에 살고 있던 우렁이가 누구랑 먹고 사니 나랑 먹고 살자 그러면서 각시가 되어 준다 함에 그미와 못이기는 척 살림 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껄껄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대찌개

2014.05.01 22:14:53

재래식 된장 쌈...멋진 표현에 감사드립니다! 목소리는; 뭐 별 반전 없습니다. 외모랑 그닥 다르지 않아요. ㅎㅎㅎ

드럼보단통돌이

2014.05.02 00:13:58

오오오 ㅇ0ㅇ 완벽해요 <3 선택의 기로에 놓여 우왕좌왕하다 꿍해 있었는데 덕분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네요. 아무리 온라인 짝사랑이라지만 이러다 상사병 걸리겠어요.

woodatdawn

2014.05.01 12:47:28

아.. 여기 팬 한 명 추갑니다. 저도 띠동갑 남짓의 선생님을 좋아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분 심정이 이랬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 성품 그대로 간직하셔서 아름다운 분 만나시길 바랍니다. 잔잔한 글 감사합니다.

부대찌개

2014.05.01 22:17:59

그 분 심정 가늠할 수 없으되, woodatdawn님의 호감은 충분히 전해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호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요. 그 분도 좋은 기억으로 남으셨을 거에요.

덕담 감사드립니다.

설렘주의보

2014.05.01 13:14:50

늦은출근길..조바심가득버스타고가다..지각인것도잊고히죽거리며읽어내려갔네요^^

부대찌개

2014.05.01 22:22:26

'왜 지각하셨나요?' '젊은 여자가 곰에게 고백했는데, 그 곰이 개구리를 그려주고, 땅문서를 안겨줬대요.' '무슨...건국 신화입니까?' 뭐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발생하지 않으셨기를 기원합니다. 

HoneyRose

2014.05.01 13:24:41

거절편지 국문학 필체로 사람 수능치게 하기 있기없기?

국문학과 쌤인가요? 

주위 남자중 이리 글 잘쓰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는..ㅋㅋㅋ 

해석하느라 고생했겠는데요 ㅎㅎ

부대찌개

2014.05.01 22:23:39

언어영역까지 봐 주는 저는 참으로 바람직한 과외 선생입니다.ㅎㅎㅎ

불어라꽃바람

2014.05.01 16:39:14

상사에게 물려받은 노트북에 있던 즐겨찾기 목록에서 러패를 우연히 클릭한 후 틈날때마다 소소한 고민 읽으며 혼자 공감하고 혼자 위로받다가 부대찌개님 글 보고 답글달고 싶어서 가입했어요 : D

팬클럽에 저도 끼워주세요!!!

부대찌개

2014.05.01 22:34:25

더 많은 공감과 위로, 이 좋은 공간에서 받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팬클럽은...음, 제발 들어주세요ㅜㅜ 이번 연휴, 고향 친구놈들과 모였을 때 '나 팬클럽 생겼다.'그러면 놈들은 귓등으로 흘리면서 다시 재테크와 탈모에 관한 진지한 토의를 이어가겠지만, 불어라꽃바람님 덕에 그 한가운데서 저는 꿋꿋한 청춘으로 남을 수 있을겁니다.

프리다

2014.05.01 19:00:32

그리고 다시 꽃이 필 거야. 에서 눈물이 왈칵ㅠ 글에서 이런 감동을 받는거 참 오랜만이네요^^

부대찌개

2014.05.01 22:38:13

저도 그 부분 적으면서 숨 한 번 깊이 들이켰습니다. 사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거든요. 다시 또 필 꽃, 환하게 맞이하기를-맞이하시기를-기원하겠습니다.

인생은금물

2014.05.01 20:25:18

정황상 저랑 비슷한 나이신듯 한데
저도 모르게 청춘이네....라고 혼잣말을 해버렸네요
화곡동에 사시는 사회학계열 전공자라니
별거아닌 교집합이지만
유부녀가 아니라면 소주한잔 사드리고 싶은 불경한 생각도 더불어 잠시했네요
물론 그저 순수한 팬심입니다 하하
부대찌개님 사연을 보니
서른살 나이차를 극복한 김동리와 서영은 작가가
이해가 되네요
편견이 없는 그아이가 참 예쁘기도 하구요
아무튼 무뚝뚝한 장쇠의 매력을 알아볼
알콩달콩 때로는 투닥투닥 거릴
좋은 인연을 얼른 만나시길 바래요

부대찌개

2014.05.01 22:42:49

비슷한 나이, 지척의 동네에 덧붙여 유사한 전공이라 함은 그 외의 특별한 교집합 없이도 부담 없이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지요^^ 그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Bae示示

2014.05.02 02:54:34

그리고 다시 꽃은 필거야.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문장이네요~

같은길을 다른 맘으로 거닐면 당연 그 꽃들이 가지는 의미도 달라지겠죠?

글과는 전혀 관련없는 이야기지만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과 걸었던 길을 다른이와 함께할 생각을 하니 벌써 맘이 먹먹해져오네요.


음, 근데-

부대찌개님과 같은 감성을 가지신 분들은 사랑을 시작할때 끝을 정해놓고 시작하시나요?

괜스레 궁금해지네요^.^

부대찌개

2014.05.02 15:21:51

바라보시는 마음자리 따라, 고운 꽃 보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대표성을 띠는 입장이 아니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끝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 자체를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서윤

2014.05.02 14:12:34

봄볕과 님의 글에 눈이 부셔 소리내어 또박또박 읽어 보았네요. 그랬더니 괜스레 눈물이 어려요. 이 ,제 블로그에다 저장해놔도 될까요? 허락해 주시면요.

부대찌개

2014.05.02 15:22:57

부끄럽습니다;;; 비록 졸문이지만 저장해 주신다면 제가 영광입니다.

bold

2015.01.04 02:50:00

아... 제가 고백했던 그 선생님이, 이런 마음으로 열 다섯 저에게 편지를 써 주셨던거였군요... 울컥... ㅠㅠ

na3

2015.08.08 18:54:40

제자분 좋겠어요.세상에서 내편되주는 사람 만나기 어렵잖아요.부대찌개님도 어서어서 같은곳을 바라보는 내편되주는 사람 만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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