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4,490

러패 게시판에서 어떤 분께 댓글을 달았더니

제가 그분 나이였을 때쯤 어떤 책을 읽었는지 궁금하다고 조심스레 질문하는 쪽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전 관심종자기 때문에 제게 관심 주셔서 기쁜 마음에 열심히 답장을 적었죠.

마침 시간도 있었고 쓰다 보니 삘받아서 엄청 길어졌어요.

부끄럽지만  제 수준에서 뇌세포와 시간을 꽤 많이 투자해서 쓴 글이라 

노력이 아까워서;;;게시판에 공개해도 되겠는지 그분께 여쭈었어요.

(그분의 글이기도 하니까요)

흔쾌히 허락해 주셨기에 아래에 붙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 



실례라니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관심종자라서요 ㅋㅋㅋㅋㅋㅋ

친정 갔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쪽지 읽으면서 고맙고 좋으면서도 부끄러워서 몸이 비비 꼬였어요 아이고 제가 뭐라고 ㅋㅋㅋㅋ 


완벽에서 백만광년 떨어진, 상처도 잘 받고 때론 화도 잘 내고 

요즘은 세상에 분개하며 누가 보면 피해갈 만큼 욕을 랩처럼 해대는 모자란 인간으로서

'나는 이렇게 하여 멋있는 인간이 되었다' 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전제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요.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답장을 드려야 할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제가 몇 년 더 살았으니까, 지나온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되짚으면서

불완전하나마 지금의 나를 예전의 나보다 조금 성장시키고 낫게 만들어 준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떠올려 보기로 했어요. 

또 지금의 제가 20대 후반이었던 제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하는 것두요.

저는 읽는 분의 지혜를 믿고 두서없이 늘어놓는 편입니다. 혹시나 건져갈 게 있기를 바랍니다. ㅎㅎ


네, 말씀하신 대로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는 편이었습니다. 

책, 신문, 잡지 등 온갖 활자매체와 함께한 시간들이 지난날의 저를 많이 만들어줬구요.

(요즘은 디지털 매체에 너무 중독되어선지^^;;; 종이로 된 것을 너무 멀리하고 살아요. 부끄럽구요. ㅋㅋ 덕분에 반성)

그러나 제가 책 제목 몇 개 나열하고 글을 마무리할 수 없는 이유는

제가 이 쪽지에서 내내 얘기하고 싶은 주제 중 하나가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애와 사랑, 결혼에 대해 제가 30, 31살 때 도움을 받았던 책들은 이렇습니다.

http://catwoman.pe.kr/xe/1552353

하지만 이 책들이 꼭 절대 진리는 아니에요. 몇 년이 지났으니 더 훌륭한 최신간들이 많이 업데이트 됐겠죠. 서평을 찾아보니 그래도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라갔는지 쭉 찾는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요. 이 중에서 인간 심리에 대한 이론을 쌓는 데 도움이 된 책은 이와츠키 겐지의 책들(한 권이 아님, 여러 권)이었고, 실용적으로(소개팅에서) 도움을 준 책은 <똑똑하게 사랑하라> 였습니다. 

자기계발서나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나오는 힐링 에세이류, 연애 등 실용 서적들은 독자의 필요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만큼 잘 읽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책의 저자들이 제시하는 실용적인 스킬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인문학적 바탕과 고찰에 뿌리를 두고 있더라고요. 그러니 열매만 따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발원지를 찾으려면 도서관에서 인문, 사회학 코너를 돌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제목만 아는 고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고요, 원전을 바로 읽기 벅차다면 우리 같은 대중들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현대의 재기발랄한 학자들이 친절하게 요리해 놓은 입문서부터 읽어보신 다음 진짜 그 고전으로 들어가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따로 적어놓는 편은 아니기에 제목을 거명해 드리기는 뭐하네요. 도서관에 직접 가셔서 말 그대로 '땡기는' 제목을 향해 손을 뻗어 주셔요. 있어 보여서 끌리는 지적 허영이든, 섹시한 제목을 향한 호기심이든, 뭐든 괜찮습니다. 그 '땡기는' 느낌이야말로 바로 읽는 분의 지성이 '지금' 필요로 하는 지혜로 인도해 주는 나침반이 될 겁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스마트폰 이전에는 책 외에도 잡지 등 다양한 종이매체를 가까이했습니다. 등하교 및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씨네21, 시사in 등 주간지도 많이 읽었어요. 책처럼 축적된 지식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 세상사' 를 신문보다 좀더 깊이있게 짚어주고 다양한 외부필자들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잡지 시장이 다 죽어서(저부터도 안 삼) 아쉽네요. 그리고 영화도 좋아했어요. 할리우드 대작부터 개봉 1주일 안에 보지 않으면 내려버리는 작은 영화까지 다양하게요. 보고 생각을 많이 하고 짧게나마 일기장에 감상평도 썼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손발이 오글오글...ㅋㅋㅋ 영화도 못 본 지가 오래돼서 업데이트가 안 돼 있기 때문에 뭘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굳이 흥행을 노리고 만든 대작이 아니더라도 잔잔하게 호평을 받는 영화를 찾아다니시다 보면 대체로 만족하실 것 같아요. 러패에 '영화 추천' 이라고 쳐 보세요. 엄청난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 있답니다. 저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감독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을 믿고 보는 편입니다. (주의: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시니컬함)

책이든 영화든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본인 그리고 본인을 둘러싼 집단의 현실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 주변 사람도 저런데, 등등... 그러려면 평소에 보고 듣는 일상의 것들을 가지고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어야겠죠.


참, 유익한 글에 대해 얘기할 때 캣우먼님 칼럼을 빼놓을 수 없죠. 이 페이지 좌측 상단 칼럼난에는 실로 '인생의 미리보기' 라고 할 만한 빛나는 통찰이 담겨 있는 글이 가득 차 있습니다. 간명한 문장 속 신선한 관점과 정곡을 찌르는 표현들은 언제 읽어도 정신을 환기시켜 주어요. 종종 읽었던 것도 다시 읽고 정신적 비타민을 섭취한 느낌을 받습니다. 


책과 영화만 보고 자기 몸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은 자칫 뇌와 입만 살아있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뇌가 삶의 컨트롤 타워라고는 하나 사람은 기본적으로 땅에 발을 붙이고 팔다리를 움직여 살게 돼 있지요. 책과 영화가 결국은 삶과 연결되듯이 마음도 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중학교 때 단순히 시험에 나온다고 외웠던 영어 격언이, 어른이 되어서 보니까 진리 아니던가요? 물론 병마와 싸우거나 장애를 안고도 밝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은 고통을 겪으면서 득도하신 희귀한 케이스지요. (희귀하니까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는 것 아니겠어요.) 보통 사람인 우리들은 몸이 찌뿌둥하면 마음도 흐려지잖아요. 괜히 신경질나고 누가 그냥 하는 말에도 짜증나고 툭 건드리면 울 것 같고. 잘 자고 아침에 기분좋게 깨는 것이야말로 몸 상태를 맑게 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식사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여 하루의 틀을 잡고 각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똑같이 아침 7시에 일어나더라도 새벽까지 스마트폰과 놀다가 몇 시간 겨우 눈붙이고 출근을 위해 억지로 짜증내며 일어나는 것과, 전날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를 정리하고 편안하게 누워 숙면을 취하고 충분한 에너지를 머금은 채 아침을 '맞이' 하는 것은 다릅니다. 수면의 질이 다르고, 아침에 눈 떴을 때 몸 상태와 마음가짐이 다릅니다. 

발목을 접지른 채로 계속 걸어다니면 나중엔 무릎이 하중을 받고, 다리 전체가 아파질 뿐 아니라 척추에도 영향이 가고 그 결과 온몸의 균형이 깨지죠. 발목뿐 아니라 어디든 몸 한구석이 안 좋은 걸 방치해두면 몸 전체에 더 큰 균열이 옵니다. 청소를 하고 환기를 시키며 집을 살 만한 공간으로 가꾸듯 몸을 구석구석 살펴주고 이상이 있으면 제때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몸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살 만한 몸으로 가꾸는 것이 결국 정신건강과도 연결됩니다. 


또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도 몸 상태를 가다듬는 데 중요합니다. 특히 저혈압이거나, 손발이 차거나, 다리가 무겁고 몸이 축 처지는 경향이 있거나, 움직이기 싫어하는 분이라면 꼭 꼭 꼭 필요합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1주일에 3회 이상, 1회에 30분 이상,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 이게 운동 횟수, 시간, 강도의 가이드라인입니다. 그 이하는 운동이 아니고 그냥 몸 좀 움직이는 거에요. 아침이나 저녁에 시간을 내서 하는 게 최선이지만 도저히 시간이 안 된다면 출퇴근길에 운동화를 따로 싸들고 다니면서 좀 일찍 나와 3~4정류장 정도 빨리 내려 그만큼 걷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리를 움직여 근육과 말초신경에 이르기까지 온 몸에 혈액을 펌프질해 순환시켜 주세요. 

제가 했던 운동과 그 효과를 링크합니다.

http://catwoman.pe.kr/xe/2841838

http://catwoman.pe.kr/xe/2876741

저에게는 달리기가 신체적인 균형을 찾아 주고 몸매를 개선시켜 줬을 뿐 아니라 정신적인 든든함까지 가져다 준 마스터 키였는데, 종목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러패에서 본 것만 해도 요가나 필라테스, 수영, 댄스, 발레 등 각자가 '구원받았다' 고 '간증' 한 운동은 다양하더라고요. 동호회에 가입한다든지 같이 할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협동심과 순발력 향상을 위해 구기 종목도 아주 괜찮을 것 같습니다. 농구, 축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도 좋고 요즘은 여자분들도 사회인 야구 많이 하던데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그 외에 여러 생활 습관들을 돌이켜 봅니다. 물은 충분히 마시고 있는지, 술이나 담배를 너무 많이 하고 있진 않은지, 카페인이나 단 음료, 단 간식 등에 지나치게 '의지' 하고 있진 않은지.  드러난 것은 카페인이나 단맛을 섭취하는 행위지만 사실 그 뒤에 숨은 건 외로움이나 현실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인 경우가 있더라고요. 가끔씩 하는 거야 취미고 기호지만 자기가 봐도 과다하다 싶으면 말이죠. 기호식품은 기호식품으로 끝나야지 거기에 '의지' 하게 만드는 내 현실의 문제는 무엇일까 정면으로 부딪혀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프지만요. 문제를 정면돌파하지 않고 기호식품 뒤로 숨으면 당장은 마음이 편할지 모르지만 남는 건 해결되지 않고 더 커진 문제와 나빠진 건강, 그리고 군살 뿐이죠. 역시 정신과 육체는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운동, 식사의 내용, 기호식품 등의 문제를 단순히 체중이나 몸매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지엽적이고 표피적인 것 같습니다. 외모가 우선이 아니라 몸 내부와 마음까지 포함한 총체적인 건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연과 함께 한 시간들도 요즘 말로 '힐링' 을 제공했어요. 친정 근처에도 지금 살고 있는 집 근처에도 소위 제 '아지트' 라고 부를 만한 푸른 공간이 있습니다. 운이 좋은 것이죠. 이른 아침이나 겨울을 제외한 계절의 밤에 나무 냄새 맡으면서 거니는 시간은 치유 그 자체에요. 봄에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가 여름이면 눈을 찌를 듯 나뭇잎이 푸르러지고, 가을에 그 잎이 색색으로 물들었다가 하나씩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 과정을 쭉 보면서 무섭도록 공평한 시간의 무상함, 그리고 인간사에도 똑같이 대입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합니다. 전 지금 서서히 저물어가는 늦여름에 있고 얼마 뒤면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사실 아주 내성적인 성격이고 먼저 연락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 그 핑계로 오는 연락만 받는 거만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도 찾아 주는 사람이 아예 없지 않은 건 뭔가 장점이 있기 때문일 거라고 속 편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관계를 유지시켜 주는 제 장점은 약간의 공감능력, 잘잘못을 가리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사고방식, 그리고 언어로 표현하는 기술인 것 같아요.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듯이 제가 나름대로 구축하고 있는 자기 세계와 인식을 다른 사람에게로 확장시켜 보는 거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요. 사실 그 부분을 타고나는 아이도 있는데 저는 어릴 때 그 부분이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눈치없는 아이였고 지금도 그런 면이 많아요. 즉 후천적으로 습득한 거죠. 방법은 주변 사람을 관찰하고 대화한 내용을 집에 와서 혼자 있을 때 재구성해 보는 것이었어요. 학문적 도구로는 심리학 서적의 역할이 가장 컸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여러 다른 학문 분야의 책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 기저에 깔린 생각은 '저 사람도 나와 동등한 인격체이다. 대상이 아니다. 나와는 세부적인 면에선 다르겠지만 어쨌든 내 것과 유사한, 또 어떤 면에선 독자적인 사고와 감정의 회로를 저 사람도 지니고 있다' 였어요. 세계 인권 선언 첫머리에서 뽑아낸 것 같은 당연한 말이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탑재하지 못하고 태어나 타인을 풍경 취급하다가 나중에야 깨닫게 된 사실이라니까요. (아 이렇게 쓰니까 무슨 사이코패스 같군요 ㅋㅋㅋ)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의 말과 표정과 행동을 통해 저 사람이 처한 상황과 심리가 어떠한지 가만히 읽어 봅니다. 그리고 거기에 반응해서 제 안에서 떠오른 생각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교하고 깔끔한 단어와 문장으로 다듬어 전달합니다. 그게 제가 타인과 가장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때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상대방도 저와 의사소통이 잘 된다고 느끼고 저를 다시 찾더군요. 이 일련의 과정은 친구나 동료를 대할 때뿐 아니라 이성관계에도 적용됩니다. 사실 전 남자들이 좋아하는 피부 하얗고 머리 길고 날씬하고 어쩌고 한 외모와는 거리가 먼데, 그래도 애프터를 신청하는 남자들이 있었고 제 남편이 저를 좋아한 것은 '대화가 통한다' '남자를 지치게 하지 않는다' 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사귀고 나서 싸울 때는 뭐... 남편은 저한테 낚였어요. ㅋㅋㅋ


연애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울고, 슬퍼하고, 후회하고, 상대방을 나쁜 놈이라고 아주 가루가 되도록 까고... 이렇게 한껏 속풀이를 하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그 연애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과정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애가 뒤틀어지는 데 내가 기여한 바는 없는가. 나의 어떤 행동이 문제를 크게 만들었는가. (자학 모드가 아니라 아주 냉정하게) 상대방이 나쁜 놈이라면 어떤 행동이 나빴나. 혹시 당연한 행동인데 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자기중심적으로 저건 나쁘다고 해석한 면은 없었나. (이것도 아직 남은 미련 때문에 상대방 편들어 주지 말고 최대한 중립적으로) 혼자서 잘 안 될 경우 사건 일지 식으로 정리해서 러패에 올리면 냉철하고 예리한데다 경험 많고 말빨도 좋은 배심원들이 아주~ 객관적으로 판결해 주십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까지 만난 남자들의 성격이나 성향이 일관성 있고 헤어지는 방식도 비슷했다면,  '혹시 내가 처음부터 잘못된 상대를 만난 것은 아닌가' '내가 자꾸 이런 상대만 끌려 하거나, 안 맞는 상대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지는 않나' 하고 자신의 안목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잘못된 안목과 나를 힘들게 하는 취향, 그리고 연애를 망치는 행동 습관이 '패턴화' 되어 몸에 새겨진 건 아닌가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조급해서,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자신이 없어서, 나이에 등떠밀려 안 맞는 남자를 꾸역꾸역 붙잡지 말고 놓아주세요.

이상한 남자와 결혼해서 울며불며 사느니 차라리 평생 혼자 사는 게 낫습니다. 

적어도 외로움은 익숙하기라도 하고 때론 편안함마저 있지만, 

이상한 남자와 살면서 펼쳐지는 지옥의 고통은 매일매일이 안 좋은 방향으로 역동적이고 새롭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사람에 대해선 '혹시 내가 최고의 사랑을 떠나보낸 건 아닐까' 라고 후회하실 필요 없어요. 

최고의 사랑이었으면 떠나지 않았겠지요. 내 인생 최고의 사랑은 앞으로 올 사람들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잘난 척 하면서 쓰고 있지만 사실 전 20대 후반에 얼마나 쪽팔린 흑역사를 많이 썼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잊을 만 하면 떠올라서 애꿎은 이불을 뻥뻥 차요. 

하지만 서른 살의 모퉁이를 돌자 짜잔 하고 짝이 나타났어요! 키가 크거나 잘생기진 않았고 심지어 모태솔로였지만 

포장지에 실망해 돌아서지 않고 풀어보니 똑똑하고 사랑 많이 받고 자랐고 지속적으로 사랑을 줄 줄 아는 참한 남자가 나왔습니다. 

결혼 3년차, 티격태격할 때도 많고 앞으로도 평생 그럴 전망입니다만 그래도 한 발 한 발 같이 내디디며 잘 살고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길 기원합니다. 




plastic

2014.05.21 13:11:08

추천
1

어머나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하나 답해 드리고 싶은데 과분한 칭찬이 부끄러워서 몸이 막 꼬이는 판이라... 제 마음 담아 우선 추천 하나씩 드렸어요 몸이 펴지면 댓글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기록할 수 있도록 처음 쪽지 보내주신 분께 이 영광을...

plastic

2014.05.22 10:12:36

으아니 어떤 좋은 분께서 여기도 추천을 ㅠㅠ

시즈카

2014.05.21 19:19:25

추천
1

예뻐요. 플님(언니)

plastic

2014.05.22 10:13:42

시즈카님이 더 예뻐요 (아이고 나이만 먹었지 언니대접 받을만한지 모르겠네요)

야옹아걸어봐

2014.05.22 11:02:56

추천
1

역시 플님~!

추천, 스크랩했어요. 쪽지 공유해주심에 감사할따름이여요~

plastic

2014.05.22 18:26:34

추천에 스크랩까지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이겨울

2014.05.22 20:04:22

추천
1

멋지다는 말밖에요. 아ㅎㅎ 여러모로 플님 닮고 싶어요.

글 읽는 내내, 몇년 후에는 나도 저런 여자였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plastic

2014.05.22 20:36:16

이겨울님이 더 멋지세요. ㅎㅎ 아이고 말만 번지르한 사람인 듯 합니다.

제 말은 걍 참고하시고 제가 하는 짓은 닮지 않으시는 것이...ㅋㅋㅋㅋㅋ

매팡매팡

2014.05.23 00:46:13

추천
1
글쓰시는 분 앞날에 서광이 비추길 기원합니다
글 잘 읽었어요!

plastic

2014.05.23 12:22:54

매팡매팡님의 앞날에도요.
저 역시 젊고 패기 넘치는 댓글 잘 보고 있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sort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678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6] 캣우먼 2017-01-23 32715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70524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75302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93466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14509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06813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43454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68821 10
54489 What a coincidence - 인연과 우연. [18] 롤링스톤즈 2012-10-08 9852 26
54488 연애 중 괴로우신 분들을 위한 베리베리 스몰팁. [15] 3호선 2012-05-21 9883 24
54487 은근히 눈이 높은 사람들 [26] 앙드레몽 2012-04-02 10274 22
54486 앞 페이지의 영어 공부 어떻게 하냐는 글을 읽고... [17] DonnDonn 2012-03-19 9729 20
»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싱글 여성분께 드린 쪽지 [60] plastic 2014-05-20 10290 19
54484 결혼 - '그럼에도 불구하고' [32] 갈매나무 2012-12-13 9573 17
54483 연애 잘 하는 남자(엄청 깁니다 : 스압주의) [92] saki 2012-04-02 12610 17
54482 안타깝고,무섭네요. 해밀 2014-05-13 4059 14
54481 잠수부와 나비 (부제: 연락없는 남친의 속마음 및 대처법) [2] 기버 2012-06-04 11496 14
54480 화장품과 피부관리에 대한 썰. 수정완료. [44] askdeer 2012-01-03 11625 14
54479 학교 도서관 정문 앞에 대자보를 붙이고 오니 [62] 원더걸 2013-12-17 6959 13
54478 삶이 만만치 않다고 느껴질 때 읽어봄직한 글... [6] 바둑이 2012-06-14 8081 12
54477 <캣우먼>글 임의로 삭제했습니다. [21] 캣우먼 2012-06-12 8147 12
54476 공창제가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 [13] 눈사람 2012-01-17 17289 12
54475 과외 학생에게 고백받은 후기입니다. [120] 부대찌개 2014-04-30 12005 11
54474 봉봉2님께 [16] 애플소스 2014-03-04 5260 11
54473 용기냈어요. [11] 누누 2013-10-23 5898 11
54472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펌) [4] 제비꽃 2012-12-21 7033 11
54471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10] 담요 2012-08-22 6767 11
54470 '혼자'를 누리는 일 [14] 러브어페어 2014-04-29 7790 10
54469 아직 인연이 안 나타나서 그래요 [18] 앙드레몽 2012-10-08 10089 10
54468 [펌] 나이 들어 늦게 깨닫게 되는 우리 삶의 진실 [6] plastic 2012-06-15 6424 10
54467 (수정) 가르치려고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0] sunflower 2012-05-27 5880 10
54466 loveable한, 말랑말랑 가벼운 상태 만들기 (퍼온글) [12] 녹차쉬폰 2011-05-05 30560 10
54465 마이바흐 [23] 모험도감 2017-03-02 790 10
54464 "20년 지나도 뜨거운 사랑 있다." [38] Adelaide 2015-02-05 5341 9
54463 '생각으로' 라는 닉네임이 되게 익숙했는데 역시나는 역시나네요 [37] 다아시 2017-03-02 909 9
54462 콘돔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요. [12] 헤르다 2014-05-19 5884 9
54461 어이가 없네요. [29] 석류알 2013-12-18 6041 9
54460 알고 있으면 유용한 사이트~ [14] 너는 완성이었어 2012-10-25 7414 9
54459 이런 연애 [27] 갈매나무 2012-06-15 7083 9
54458 <캣우먼>편지 고맙습니다. [17] 캣우먼 2012-05-15 5373 9
54457 허쥴선생 노동력 절감형 부엌 [12] 쥴. 2012-05-16 4493 9
54456 젊은 보수 [116] 너는 완성이었어 2012-12-20 656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