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 COLUMNS
  • FREETALK
  • BOOKS
  • SCHOOL
  • 회원가입
  •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FREETALK
글 수 55,755


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


임경선의 신작 『다정한 구원』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에서 작가는 열 살 무렵,  아버지를 따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보낸 행복했던 유년의 시공간을 호출한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나 돌아간 리스본행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여정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했던 어린 날로의 귀향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의 청춘이 서린 도시 리스본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지난날에 진정한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된다. 그곳의 눈부신 햇살 속에 녹아 있는조건 없이 사랑받은 기억’이야말로 아버지가 남긴 사라지지 않는 유산(legacy)이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다정한 구원』에는 자기 몫의 슬픔을 받아들인 채 묵묵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보는 순정한 감격이 있다. 아버지를 애도하면서도 고통에 침잠하기보다는 찬란했던 그의 존재를 소환함으로써 그의 부재를 극복한다. 때로는 슬픔이 없으면 위로 역시 허락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픔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지 모른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끌어안기에 이 위로는 견고하다. 작가는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돌본 후에야 생()에 대한 감사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자연의 섭리처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대륙의 끝이자 바다의 시작인 리스본은 작품을 관통하는 이러한 정서의 무대로 더없이 어울린다. 삶이 그러하듯, 자신 역시인생의 모든 눈부신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겠노라는 마지막 다짐은 각별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가 전작들에서 펼쳤던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고백해야 한다는 연애론처럼, 『다정한 구원』은 죽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충분히 애도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다시 찾은 리스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수줍은 선의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뜻밖의 온기는 여행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이 긴 여행과 여수(旅愁)에 비유되는 까닭을 임경선만의 고유한 어법으로 살핀다.

2005년부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써온 작가에게 여전히 자기 갱신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책은 삶 속에 숨겨진 각자의다정한 구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싱그러운 그해, 그 바다로 독자를 초대한다. 작가의 사유를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엔 저마다 자신의 가장 빛났던 시절과 조우하는 작은 기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책이 있다. 이건 누가 뭐래도 나 자신을 스스로 살려내기 위해 쓴 이야기구나, 싶은 책이. 이 글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겠다는 절박함이 드는 책이. 말하자면 『다정한 구원』이 그런 책이다. 그렇다 보니 나 외에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여분의 기쁨처럼 느껴진다. 참 행복하다." _임경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sort
» 신작 산문집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캣우먼 2019-05-30 623  
공지 <캣우먼>'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업로... [5] 캣우먼 2019-03-18 1094  
공지 소설집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출간되었어요! file [2] 캣우먼 2018-09-04 2392  
공지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 캣우먼 2017-08-31 14863 1
공지 에세이<자유로울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file [7] 캣우먼 2017-01-23 48383 3
공지 여행서 <임경선의 도쿄>가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4-07 86261 5
공지 장편소설 <나의 남자>가 3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file [12] 캣우먼 2016-02-29 91098 4
공지 에세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이 10월20일에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5] 캣우먼 2015-10-19 109106 2
공지 산문 [태도에 관하여]가 3월30일 출간됩니다. file [15] 캣우먼 2015-03-27 130305 2
공지 장편소설 [기억해줘]가 출간되었습니다 : ) file [11] 캣우먼 2014-10-14 222042 2
공지 자주 묻는 질문 / 문의하기 관리자 2013-08-14 357808 2
공지 산문집 [나라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file [40] 캣우먼 2013-04-16 384235 10
55754 What a coincidence - 인연과 우연. [18] 롤링스톤즈 2012-10-08 10392 26
55753 연애 중 괴로우신 분들을 위한 베리베리 스몰팁. [15] 3호선 2012-05-21 10449 24
55752 은근히 눈이 높은 사람들 [25] 앙드레몽 2012-04-02 10913 22
55751 앞 페이지의 영어 공부 어떻게 하냐는 글을 읽고... [17] DonnDonn 2012-03-19 10247 20
55750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싱글 여성분께 드린 쪽지 [60] plastic 2014-05-20 11076 19
55749 결혼 - '그럼에도 불구하고' [32] 갈매나무 2012-12-13 10119 17
55748 연애 잘 하는 남자(엄청 깁니다 : 스압주의) [92] saki 2012-04-02 13348 17
55747 안타깝고,무섭네요. 해밀 2014-05-13 4397 14
55746 잠수부와 나비 (부제: 연락없는 남친의 속마음 및 대처법) [2] 기버 2012-06-04 12985 14
55745 화장품과 피부관리에 대한 썰. 수정완료. [44] askdeer 2012-01-03 12378 14
55744 학교 도서관 정문 앞에 대자보를 붙이고 오니 [62] 원더걸 2013-12-17 7407 13
55743 삶이 만만치 않다고 느껴질 때 읽어봄직한 글... [6] 바둑이 2012-06-14 8586 12
55742 <캣우먼>글 임의로 삭제했습니다. [21] 캣우먼 2012-06-12 8618 12
55741 공창제가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 [13] 눈사람 2012-01-17 19534 12
55740 과외 학생에게 고백받은 후기입니다. [120] 부대찌개 2014-04-30 12901 11
55739 봉봉2님께 [16] 애플소스 2014-03-04 5692 11
55738 용기냈어요. [11] 누누 2013-10-23 6296 11
55737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펌) [4] 제비꽃 2012-12-21 7471 11
55736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10] 담요 2012-08-22 7163 11
55735 '혼자'를 누리는 일 [14] 러브어페어 2014-04-29 9201 10
55734 아직 인연이 안 나타나서 그래요 [18] 앙드레몽 2012-10-08 11504 10
55733 [펌] 나이 들어 늦게 깨닫게 되는 우리 삶의 진실 [6] plastic 2012-06-15 6915 10
55732 (수정) 가르치려고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0] sunflower 2012-05-27 6376 10
55731 loveable한, 말랑말랑 가벼운 상태 만들기 (퍼온글) [12] 녹차쉬폰 2011-05-05 32180 10
55730 마이바흐 [23] 모험도감 2017-03-02 1276 10
55729 "20년 지나도 뜨거운 사랑 있다." [38] Adelaide 2015-02-05 6224 9
55728 '생각으로' 라는 닉네임이 되게 익숙했는데 역시나는 역시나네요 [37] 다아시 2017-03-02 1417 9
55727 콘돔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요. [12] 헤르다 2014-05-19 6375 9
55726 어이가 없네요. [29] 석류알 2013-12-18 6565 9
55725 알고 있으면 유용한 사이트~ [14] 너는 완성이었어 2012-10-25 7867 9
55724 이런 연애 [27] 갈매나무 2012-06-15 7619 9
55723 <캣우먼>편지 고맙습니다. [17] 캣우먼 2012-05-15 5824 9
55722 허쥴선생 노동력 절감형 부엌 [12] 쥴. 2012-05-16 5038 9
55721 젊은 보수 [116] 너는 완성이었어 2012-12-20 710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