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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이기적인 특강> 학교란?

 

‘내가 듣고 싶은 선생님한테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들어 버릴 테다!’라는 한 개인의 매우 이기적인 이유로 시작이 된 특강 시리즈입니다. 또한 '이기적'이라 함은 강의에서 공유되는 깊은 지혜를 보다 능동적으로 욕심내서 귀담아가려는 바람직한 태도를 뜻하기도 합니다. <이기적인 특강>은 2012년 2월의 첫 회를 시작으로 연6회 진행될 예정이며 연말에는 한 해 동안 배운 다양한 주제를 두고 자유토론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열린 귀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몸을 낮춰 자신의 지혜를 나눠주시는 선생님과 강의에 집중하고 성실히 필기하며 치열하게 질문하는 학생들을 환영하는 특강입니다. 부디 신뢰와 호의가 충만한 분위기 속에서 배움과 소통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를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기적인 특강>은 수익성 행사가 아니며 결산내역은 투명하게 공개가 됩니다.
• 만약 수익이 발생되면 연말에 일괄적으로 불우어린이를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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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특강 19탄

연사    황현산 선생님 (문학평론가/불문학자/번역가/<밤이 선생이다>저자)
주제    만해의 ‘이별’
일시    2015년 6월28일 (일요일) 오후6시~오후8시
장소    홍대 상상마당 4층 아카데미 대 강의실(장소후원)
인원    70명
 

내용요약 :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답고 뜻깊은 시의 기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만해는 민족의 독립지사로서도, 불도의 선사로서도, 그리고 한 사람의 애인으로서도 자기성의를 다했기에 시가 무엇을 의도했건, <님의 침묵>은 그 의도 이상의 것이다. 그 성의의 힘으로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님’의 모습으로 형상하려 하고 그 존재 앞에서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를 성찰하고 그 존재를 인간의 육체로 감지하도록 했다. 만해의 ‘님’은 인격적이고 구체적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다시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애인이 아니었다. 시인은 님을 한 번도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며, 그 얼굴과 목소리마저 제대로 감지할 수 없다. 

님과의 ‘이별’은 님과 나를 떼어 놓고, 님과 나의 만남을 가로막지만, 이별은 만남이 있었고 헤어짐이 있었다는 기억을 전제로 한다. 비록 만난 적이 없는 님이라고 하더라도 그 님과 나 사이에 인연을 상기시킨다. 범접할 수 없는 님과 그리워하는 나를 가장 깊은 인연으로 맺어놓는 동시에 순결한 님과 초라한 나를 갈라놓는다. 님은, 적어도 인간인 나의 마음속에서는, 이별이라는 인연의 장치에 의해서 그 확고한 존재를 얻는다. 만해에게서 아름다움의 반은 님의 절대적이고 영원한 비범함으로, 나머지 반은 이별과 침묵으로 이루어진다. 님의 침묵 - 내게 아무 말도 안 해주는 님 앞에서 나는 님을 의중과 눈치를 살피게 되고 그 가운데서 가장 무서운 것은 영원한 침묵이다.


만해 한용운의 시 : 


님의 沈黙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黃金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微風에 날라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追憶은 나의 運命의 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源泉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沈黙을 휩싸고 돕니다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垂直의 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藝術家

 나는 서투른 畵家여요
 잠 아니 오는 잠자리에 누워서 손가락을 가슴에 대고 당신의 코와 입과 두 볼에 새암 파지는 것까지 그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든지 작은 웃음이 떠도는 당신의 눈자위는 그리다가 백번이나 지웠습니다 

 나는 파겁 못한 聲樂家여요
 이웃 사람도 돌아가고 버러지 소리도 그쳤는데 당신의 가르쳐 주시던 노래를 부르려다가 조는 고양이가 부끄러워서 부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가는 바람이 문풍지를 스칠 때에 가만히 合唱하였습니다 

 나는 敍情詩人이 되기에는 너무도 素質이 없나봐요
 「즐거움」이니 「슬픔」이니 「사랑」이니 그런 것은 쓰기 싫어요 
 당신의 얼굴과 소리와 걸음거리와를 그대로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집과 寢臺와 꽃밭에 있는 작은 돌도 쓰겠습니다




이별은 美의 創造

 이별은 美의 創造입니다
 이별의 美는 아침의 바탕(質)없는 黃金과 밤의 올(絲)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 없는 永遠의 生命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美는 이별의 創造입니다




 사랑의 測量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量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사랑은 量이 적을수록 좋은가봐요
 당신의 사랑은 당신과 나와 두 사람의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量을 알려면 당신과 나의 距離를 測量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나의 距離가 멀면 사랑의 量이 많고 距離가 가까우면 사랑의 量이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은 사랑은 나를 웃기더니 많은 사랑은 나를 울립니다

 뉘라서 사람이 멀어지면 사랑도 멀어진다고 하여요
 당신이 가신 뒤로 사랑이 멀어졌으면 날마다날마다 나를 울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어요





거문고 탈 때

 달 아래에서 거문고를 타기는 근심을 잊을까 함이러니 처음 곡조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밤은 바다가 되고 거문고 줄은 무지개가 됩니다
 거문고 소리가 높았다가 가늘고 가늘다가 높을 때에 당신은 거문고 줄에서 그네를 뜁니다
 마지막 소리가 바람을 따라서 느티나무 그늘로 사라질 때에 당신은 나를 힘없이 보면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아아 당신은 사라지는 거문고 소리를 따라서 아득한 눈을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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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a

2015.06.30 02:13:10

사진이 좋아요. 누가 찍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분위기가 고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좋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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